벚꽃

20240709 스물일곱 번째 글쓰기

by 김한량

벚꽃을 주제로 고른 건, 마침 그때가 벚꽃이 많이 피던 시절이라 써봐야지 했는데, 어느덧 7월이 되었다.


벚꽃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중학교 때 학교에 가던 길이다. 집에서 버스를 타고 내려서 언덕을 타고 올라가는 길에 5층 정도 되는 낮은 아파트 단지가 있었는데, 벚나무가 촘촘하게 심겨 있기도 하고, 오래된 나무들도 많아서, 벚꽃철의 그 길은 분홍색 터널과 같았다.


아침저녁으로 그 길을 걸어가며 색색의 분홍색이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했고, 벚꽃이 질 때 즈음에는 꽃비가 가득 내리는 걸 보며, 그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봤던 것 같다.


그때는 핸드폰도 카메라도 없던 시절이라, 따로 기록을 해두지는 않았는데, 오히려 눈으로만 봐야 해서, 아무것도 듣고 있지 않아서 더 집중해서 봤고, 아름다움이 더 생생하게 기억에 남은 것 같다.


만화책에 한참 빠져 있었을 때, 일본 만화도 많이 봤었는데, 벚꽃 관련된 장면들을 많이 봤던 것 같다. 어떤 만화였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는데, 유독 색이 더 진하고 아름다운 벚나무는 그 밑에 사람이 묻혀 있어서 그렇다는 내용이었는데, 벚나무가 많고, 많이 즐기니 이런 이야기도 있는 건가 하고 좀 당황스럽지만,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경험을 했던 것 같다.


글을 쓰다 보니 어디선가 봤던 사설도 떠오르는데, 궁 안에 있는 벚나무를 다 베어야 한다는 이야기였던 것 같다. 벚나무가 우리나라 나무가 아니고, 일본사람들이 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어 이미지를 격하려고 할 때, 자기네 상징을 심어 우리에게는 치욕적인 과거라는 글이었던 것 같다. 굳이 나무까지 베어야 하나 싶었는데, 벚나무는 곧게 자라지 않아 목재로도 쓸모가 없다며 구구절절 화가 가득하던 글이 문득 떠오른다ㅎㅎ


뭐가 되건 매년 봄이면 그래도 벚꽃은 언제 피나 기다리게 되고, 먼저 핀 목련을 보며 저 아이도 아름다운데 다들 벚꽃만 찾는구나 하며, 나라도 이뻐해 줘야지 하는 생각도 하고, 가득 핀 꽃들을 보면, 그 아름다움으로 사랑받아 너희도 여기까지 왔구나, 이것도 인연이려니 한다.


앞으로 몇 번의 벚꽃을 더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기회가 된다면 그 아름다운 모습을 좀 더 자주 보고 싶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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