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열일곱 번째 글쓰기
사실 여행을 그렇게 즐기는 편은 아니라, 계절마다 떠오르는 여행지가 딱히 있지는 않다.
하지만 어느 계절에 갔을 때 정말 좋았다..로 생각하니 몇 군데가 떠올라서 적어본다.
첫 번째로 떠오른 곳은 가을에 찾아갔던 순천만 습지다. 회사 친구가 가자고 해서 별생각 없이 따라나섰었는데, 끝없이 이어지는 갈대밭과 노을 지는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던 기억이 난다.
자연스러운 그 경이 안에서 아무 생각 없이 해가 지는 모습을 바라보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에도 다른 친구와 같은 곳을 갔었는데, 아무래도 처음 볼 때의 신선함과 장엄함과는 또 달랐던 것 같다. 그렇다 해도 또 기회가 된다면 가볼 것 같다.
가을가을한 이야기를 적다 보니, 내장산에 갔던 것도 생각이 난다. 내장산이 좋다는 말만 듣고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다가 어찌 일정이 맞아서 가을 나들이를 간 적이 있다.
역시나 차도 많고 가는 길이 쉽지는 않았지만, 높지 않고 둥근 산 여기저기에 단풍이 은은하게 펼쳐져 있던 게 너무 아름답던 기억이 난다. 내장산은 기회가 되면 또 가보고 싶기는 한데 엄두가 잘 안 나긴 한다.
자연과 관련된 생각을 적다 보니, 여름에 갔던 해남 대흥사도 떠오른다. 해남도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다가 장기 휴가가 생겨서 1주일을 다녀왔는데, 한여름이었는데도 포근하게 따뜻하고, 공기도 좋고 한적하던 기억이 난다.
한옥스테이를 했었는데, 문 잠금장치가 없어서 문화충격이던 기억도 난다ㅎㅎ 낮에 노트북으로 음악 듣다가 잘 때는 차에 넣고 조금 걱정하며 잤던 것 같다.
여러 곳이 좋았지만, 그중 백미는 해남 대흥사였다. 들어가는 입구가 시냇물을 따라 올라가게 되어있는데, 나무와 돌, 흙, 낮은 산세, 공기까지 너무 편안해서 여긴 입구만 봐도 다 봤구나 싶었다.
해남은 여러 여행지중 가장 마음에 들어서, 기회가 되면 가서 살고 싶을 정도로 인상 깊었던 기억이 난다.
여행 안 좋아한다면서 지금 역대급으로 길게 쓰고 있는데..ㅋㅋ 여름에 좋았던 곳 중에 제주도 절물휴양림도 생각이 난다. 여기 가는 날 비가 와서 갈까 말까 했었는데, 막상 가보니 사람도 별로 없고, 안개가 간간히 끼어 있어 그 신비로운 분위기에 친구들과 인생샷도 하나씩 건졌다ㅎㅎ
그 날씨, 그 안개, 그 빛과 온도와 습도를 또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또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