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 열여덟 번째 글쓰기
내가 제일 못하는 게 뭘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처음으로 떠오르는 건 단순 암기 하기다. 수학을 배울 때 이 공식을 외워서 쓰면 되는데, 왜 못하냐고 핀잔이나 갈굼을 많이 받았던 기억이 난다. 내 나름의 이해와 방식으로 풀어나갈 시간이 필요했는데, 이 나라의 교육은 그걸 나에게 허락하지 않았다.
대학교 때까지는 어떻게 나름의 연구와 공부로 단순 암기들을 피해 갔지만, 최대 위기는 회사 연수에서 발생했다. 과도한 양을 외우고, 시험 보는 것이 일상이었고, 한 시험에서는 두 번이나 떨어져서 계속 회사를 다녀야 하나 고민하던 때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으로 야만적인 요청이었구나 싶다.
두 번째로 떠오른 건 화내지 않기다, 고양이들에게 화를 내거나, 짜증 내고 싶지 않은데, 내가 그랬을 때 고양이들에게도 너무 미안하고, 스스로가 끔찍하게 느껴진다. 내가 왜 그럴까 돌이켜 보고, 예민도를 낮추고, 다른 방법들을 찾아 나가며 빈도와 횟수는 줄었지만, 아직도 예민할 때는 화와 짜증을 잘 내서 고민이다.
적다 보니 이거 외에도 못하는 게 많은데, 이거 만큼은 해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이나 문화적 시선으로 나를 괴롭히고 있었구나 싶다.
한숨 돌리고 보니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