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4 스무 번째 글쓰기
그전 주제들은 어떻게든 이거 저거 끄집어내서 쓰면 되겠다 하는 느낌이었는데, 이번 주제는 정말 대 난관이구나 싶었다.
내가 하는 말에 대해 사실 여부를 내가 다 확인을 했었던가?부터 생각을 해봤는데,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하하..
얼마 전에 친구와 대화할 때, 친구가 그게 진짜야? 했는데, 그냥 내 생각을 말한 거다..라고 했던 것도 기억이 얼핏 나고.. 무슨 내용인지는 잘은 기억이 안 나는데..
흠.. 더듬더듬 이것저것 생각하다 보니, 동생 결혼식 사건에 대해 다시 돌이켜 보게 된다.
나는 가족이라면 당연히 결혼식에 가야 하고, 해외건 우주건 그 어디에 있더라도 당연히 참석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동생이 곧 결혼할 거 같다는 건 알고 있었고, 미리 얼굴 한 번 보자고 했는데, 소식이 없길래 바쁘려니 했는데, 이모가 갑자기 전화가 와서 동생 상견례 했다던데, 준비는 잘 되어 가냐고 물어보시는 것이었다.
나는 정말 아무 소식도 들은 바가 없어서 당황했지만, 괜히 가족들에게 피해가 될까 싶어, 처음 듣는다고는 못하고, 아직 별 말이 없다 정도로 얼버무렸던 것 같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친하게 지내는 사촌 동생들과 같이 있는 채팅방에 언니 동생 사진 너무 잘 나왔다며, 언니는 결혼식에 언제 가냐고 물어보는데 정말 할 말이 없었다. 글쎄, 아직 언제 갈지 모르겠다고 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이모들에게 다 연락을 돌리고, 사촌들에게도 청첩장을 다 돌릴 때까지, 씨발, 나에겐 단 하나의 연락도 없었다.
좌절감과 분노, 어이없음이 가득했지만, 나도 그동안 겪은 바가 있어, 따로 연락하지도 않았었다.
그러다 결혼식 일주일 전, 아빠에게 전화가 왔다. 다음주가 동생 결혼식인데, 언제 올 거냐고 물어보셨다. 나는 왜 갑자기 전화하는지 모르겠다고, 갈 생각이 없다고 했고, 아빠는 버럭 화를 내며, 넌 가족 아니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시는 거였다. 속으론 시발 이런 게 가족이냐 싶었지만, 아빠 말도 틀린 건 아니니 알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엄마랑 통화해 보라고 하셔서 알겠다고 했다.
엄마에게 전화를 했더니, 이미 아빠와 한 판 했는지 목소리가 아주 안 좋았다. 성의 없는 태도에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간다고 했으니, 아빠가 동생 결혼식 관련해서 전화하라고 해서 했다고 하니, 대뜸 네가 입을 한복이 없다는 거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하니, 친척들과 가족들 모두 한복을 다 맞춰서 넌 옷이 없다는 거다. 아니 한복은 맞추면 되는 거 아니냐, 한복점에 내가 전화해 본다 하니, 일주일 전인데 안된다고 하고, 그럼 디자인을 알려 달라고, 다른데 알아본다고 하니, 다 맞췄는데 다른 옷은 좀 그렇다고 하고, 정장이라도 입고 간다고 하니 다른 사람 다 옷 맞췄는데 너만 다른 거 입냐고 해서, 기분이 상한 나머지 안 간다고 했더니, 알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는 것이었다.
그때 전화를 끊고, 아빠에게 전화해서 이러저러해서 안 간다고 이야기가 되었다고 하니 아빠도 알겠다 하고, 동생에게도 전화하니 알겠다고 해서, 아 시발.. 이게 뭐람.. 하고 말았던 것 같다.
동생 결혼식 당일 사촌들이 언니 왜 못 오냐고, 이모가 언니 회사 일이 바쁘다 그랬다고, 대신 사진이라도 보내줄게 하는데, 그걸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지금 돌이켜 보면, 난 가족이 아니었는데, 혼자 가족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괴로웠구나 싶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는데, 인정하고 나니 한편으로는 마음이 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