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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르 Apr 30. 2022

12. 도시숲 탄소거래 NFT

기후위기에 도전하는 도시들

인공지능의 감시사회, 인구와 자원 분배의 불균형과 함께 도시의 미래를 어지럽히는 또 하나의 도전 과제가 있다면 바로 더워지는 지구에 대한 기후문제이다. 지속가능을 지향하는 도시는 이러한 시대의 새로운 도전들에 대한 디지털을 활용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으며, 유럽을 포함한 세계 북반구 도시들이 대부분 이 문제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 하나의 사례가 있다. 지난 4월22일 제43차 배출량 인증위원회에서 포항 철길숲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외부사업 감축량 인증’이 최종 승인되었다. 포항 철길숲은 지난해 12월 승인된 포항해도 도시숲에 이어 두 번째 승인된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외부사업에 등록된 포항 철길숲은 지난 2015년 4월 KTX 포항 직결선 개통 이후 발생한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를 시민친화적 녹지공간으로 조성한 도시숲으로 106종 21만여 그루의 나무를 식재해 30년간 총 1,200톤의 온실가스 감축량을 인증 받았다. 이 배출권은 현재기준으로 약 4,200만원 상당의 가치로 배출권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다. 이러한 도시 숲을 이용한 온실가스 배출권 확보는 탄소중립 실현과 기후변화 대응능력 확보를 위한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포항 철길숲

 ◆ 디지털 토큰기반으로 도시숲을 만드는 도시

영국의 글래스고는 한 발 더 나아가 새롭게 조성하는 도시숲을 디지털 기반의 시민참여형 관리체계로 추진하는‘TreesAI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글래스고는 2020년 미래 환경위기 시뮬레이션을 통해 홍수피해에 노출된 클라이드·로크로몬드 지역 주민 17만 명을 위해 대책 수립에 착수하였다. 이 지역 일대에 도시숲을 조성하여 하수 유출량과 대기오염을 줄이고자 하는 프로젝트이다. 

도시는 조성한 도시숲의 나무 하나하나에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 토큰)를 부여하고 이를 신청한 시민들에게 나누어 주고, 디지털 토큰을 가진 시민들에게 부여된 나무의 위탁관리권을 제공하여 향후 도시숲에서 생성된 탄소배출권 수익을 나누어 줄 계획이다. 

영국 글로스고(Glassgo)에서 추진중인 TeesAI 프로젝트

대체 불가능 토큰(Non-fungible token, NFT)이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서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하는 가상의 토큰이다. 실제 화폐는 아니지만, 카지노의 칩이나 옛날 버스 운임으로 사용한 토큰처럼 화폐를 대용해서 거래가 가능하다.


 ◆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탄소배출권 거래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탄소중립 의무국가에 포함된 모든 나라는 <2018년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2030년까지 온실감축 목표에 따라 기준년도 대비 45%이하로 줄여야 한다. 이에 따라 각국은 교토의정서 제17조에 규정되어 있는 온실가스 감축체제인 온실가스배출권 거래를 확대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을 2012년 5월에 제정하여 2015년 1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통칭해서 탄소배출권이라고 부르는 온실가스 배출권을 확보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온실가스 총량을 할당받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외부사업이나 청정개발체제(Clean Development Mechanism, CDM)를 이용한 투자를 통해 확보하는 방법이다. 

할당은 25,000톤 이상의 온실가스 배출 사업장을 소유한 기업이나 자발적으로 신청한 단체에 대하여 검증기관의 승인 후에 무상이나 유상으로 할당된다. 최종 탄소배출량을 인증 받은 기업이나 단체는 할당된 배출량보다 적게 배출하면 남은 만큼의 탄소배출권이 생겨난다. 이렇게 생긴 배출권은 장외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배출권은 톤당 2만8천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파생상품화시켜 온실감축을 위한 노력을 추진중인 세계도시들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또 다른 방법은 외부사업이다. 대규모 조림 산업이나 이산화탄소 포집(CCUS) 기술 개발 등을 통해 배출권을 확보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SK임업 같은 대기업은 산이나 임야를 대상으로 숲을 조성하여 탄소배출권을 인정받는 방식을 선택하고, 지방자치단체는 도시숲을 조성하여 검증기관의 인증을 받아 배출권을 확보한다. 이렇게 확보한 배출권 역시 거래시장에서 판매가 가능하다. 청정개발체제(CDM)는 이러한 외부사업이 국경을 넘어 개도국에 투자하여 획득하는 배출권을 말한다. 즉 개도국에 조림사업 등에 투자하여 발생한 온실가스 감축분에 대하여 UN이 인증서를 발급해 줌으로써 자국 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 기업이 개도국에 적은 비용으로 투자하여 확보한 탄소배출권이 자국 내에서 온실가스 배출 권리로 사용되어 실제 국가의 온실가스 총량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는 역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유럽연합(EU)은 2023년부터 수입되는 산업 품목별로 탄소 함유량조사해서 탄소배출권거래제(ETS)와 연계하여 탄소 가격을 매기는 소위 ‘탄소국경세’를 도입할 예정이다. 2023년부터 3년 동안은 수입품의 탄소배출량 보고만 받고, 2026년부터는 실제로 부과하려 한다. 


 ◆ 도시형 탄소거래시스템 도입 필요

환경적 기후위기와 세계적 탈탄소 정책에 대응하여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데이터 거점 도시가 되려면 도시형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스마트시티 선도 도시답게 탄소배출을 도시단위로 정확하게 측정 관리하고 시민들이 함께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다음의 단계별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도시의 미래 환경 위기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앞서 예시를 든 영국 글래스고처럼 도시의 위성지리 데이터와 주거, 산업 입지 등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미래 환경과 위기를 진단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기술들은 이미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러한 진단을 통해 폭염, 홍수 등에 취약한 도시 지역을 파악하고, 선제적인 대응 방안을 설계할 수 있다.


다음으로 도시에 발생하는 탄소감축 노력을 디지털로 측정하고 마이크로 단위의 감축량을 확인할 수 있는 탄소감축 종합플랫폼이 필요하다. 가령 우리 도시 내에 관리되는 모든 나무를 대상으로 대체 불가능 토큰(NFT)을 부여하고 각 나무별 연간 탄소흡입량을 측정하면 도시전체의 온실가스 감축총량을 볼 수 있다. 이미 나무 종류별, 수령별 탄소흡입량은 모델링되어 있기 때문에 정확한 나무데이터만 입력하면 된다. 플랫폼이 인증기관의 절차와 승인을 통해 탄소배출권을 거래하는 자격을 얻는 것이 관건이다. 대구형 NFT 토큰은 나무별로 시민들에게 관리권한을 위임하고 탄소거래로 생겨난 수익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장치이다.

개인의 탄소저감을 위한 노력을 인센티브로 개인에게 돌려주는 시스템
이 플랫폼은 확장가능성이 매우 높은 플랫폼이다. 가령 출근길 자가차량을 자전거로 대신할 때 그것을 정확하게 측정 가능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탄소절감을 위한 노력에 대한 포인트를 NFT를 제공할 수 있다.
공장별 태양광 재생에너지에 대해서도, 탄소농법으로 만든 농작물에 대해서도, 폐자원을 모으는 개별 시민들의 노력도 측정가능하게 하고 NFT로 거래 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도시 전체에서 생성할 수 있는 모든 탄소배출권을 종합하고 디지털로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참고문서>

▸ Trees AI: A platform to value and invest in nature beyond carbon. (트리즈 AI 홈페이지)

▸ 포항 도시숲온실가스배출권 거래제 승인 (2022-4-22, 전기신문)

▸ 탄소가격제 관심 증대경제주체별 대응방안 모색해야(2022-01-06, 산업일보)

▸ 한국환경공단 온실가스 감축 정책지원

▸ 탄소배출권 시장 있으면 뭐하나정부 깜깜이’ 할당에 불공정 거래로 시장 왜곡 (중앙일보, 2021.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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