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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서리 Oct 25. 2024

육전

"엄마 육전 해갈게요.

소금 후추 간하고

밀가루 묻혀서

고기 사이사이에 비닐을 깔았어요.

엄마가 한 장씩  꺼내서

달걀 물에 묻혀서

팬에 지지면 돼요.

넉넉히 준비했으니까

냉동실에 넣었다가

반찬 없으실 때

구워서 잡수세요."


"너는 바쁜데 왜

우리 것까지 했니?"


"이번에 많이 했어요.

시댁에 가져갈 것,

친정에 드릴 것,

우리 것

넉넉히 했으니까

걱정 마시고 잡수세요."


그전에는 내가

햄버거, 돈가스, 불고기

등을 해서  딸들과 같이

나누어 먹었는데

이제는 딸들이

서로서로 음식을

해 가지고 온다.


내가 기운이 없는 것을

아는가 보다.


우리는 시부모님 제사나

추석 명절 음력 설날에

빈대떡, 완자전, 생선 전, 호박전등을 부쳤지만

육전은 자주 먹지를 않았다.

희정이가 해온 육전은

큼직한 고기를 양념해서

밀가루까지 묻혀서 가져왔다.

달걀만 풀어서 

담갔다가 부치니까 아주 쉽고

맛도 쫄깃하고 고소하며 한없이 먹게 된다.


이제는 부엌에 오래 서 있으면

허리가 아프다.

나는 아직까지 나이를

잊고 사는데

내 몸은 내 나이를

기억하나 보다.


그래, 천천히 살자.

아프면 쉬고

아이들이 해오면

맛있게 먹자.

요새 젊은이들은

과학적이다.

음식도 간단하면서도

영양 있고

쉽고 맛있게 한다.

나는 요새 딸들에게

많이 배운다.


희정이가 해온 육전이

냉동실에 한통 있으니 든든하다.

남희가 해온 만두도

한 봉지 그득하다.


내일은 만둣국에

육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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