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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서리 Sep 29. 2020

살면서 구덩이에 빠졌다면 구덩이에서 사는 법부터 배워라

살면서 우리는 크고 작은 위험에 빠진다. 주역에서는 ‘물의 지혜’를 배우라고 한다.

물은 구덩이를 만나면 그 구덩이를 다 채워야 밖으로 나갈 수 있다. 이것이 물의 본성이다. 즉 어려울 때 자꾸 조언을 구하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빠져나와야 한다. 구덩이에 빠지면 누구든지 최대한 빨리 더 상처 입기 전에 그 구덩이에서 빠져나오길 바란다. 하지만, 물이 차 올라야 구덩이를 벗어날 수 있듯이,


구덩이에서 사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주역 64개의 괘 중, 감(坎) 괘가 있다.

감은 빠진다는 뜻이며 위험하고 무서운 것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겹겹으로 싸인 함정을 상징한다. 노자는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라는 말로 자연에 양분을 공급하는 물의 미덕을 찬미했지만,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뒤집을 수도 있다. - p277


감(坎), 위험하다. 함정에 빠지다


習坎有浮維心亨行有尙

습감유부, 유심형, 행유상

거듭 위험에 빠져서 믿음이 있으니, 오직 마음이 형통해야 한다. 나아가면 상이 있다.


習坎入于坎窞凶

습감, 입우감담, 흉

거듭 위험에 빠져서 더 깊은 구덩이로 들어가니 흉하다.


坎有險求小得

감유험, 구소득

구덩이에 험난함이 있으나, 구하면 조금 얻는다


來之坎坎險且枕入于坎窞勿用

내지감감, 험차침, 입우감담, 물용

오고 가는 것에 모두 빠지고 빠지니, 더 깊은 구덩이로 들어가니 소용없다.


樽酒簋貳用缶納約自牖終无咎

준주궤이, 용부, 납약자유, 종무구

술 한 병과 밥 두 그릇을 질그릇에 담아 창문으로 소박하게 들이면 끝내 괜찮다.


坎不盈祗旣平无咎

감불영, 지기평, 무구

구덩이가 가득 차지 않았으나 이미 평평한데 이르면 괜찮다.


 係用幑纆寘于叢棘 三歲不得凶

계용휘묵, 치우총극, 삼세부득, 흉

밧줄로 묶여 가시덤불 감옥에 갇히니, 3년이 지나도 얻지 못하면 흉하다.

-      P231


감(坎)에 처했을 때, 살면서 어려움에 빠졌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구덩이에 빠지면 벗어나려고 하지만, 그전에 구덩이에서 사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즉 구덩이 여행을 해야 한다. 구덩이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눕지 말고 자포자기하지 말며, 아주 미약하고 작아도 힘들 때 알고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구덩이가 채워질 때까지 소박하며, 지치지 않고 나에게 익숙한 방법으로 꾸준히 해야 한다. 그 이후에는 조력자를 구해야 한다. 위축되며 방 안에 틀어박혀 나만의 세상으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나가고 나를 도와줄 사람을 찾아 소소하게 그러나 적극적으로 구하라.


그러면 물이 차올라 구덩이를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참조 :

<무하유(無何有), 어디에도 없는 시간을 모으다. 김도인 저>

<주역의 힘, 문킨촉 저, 글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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