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아니 19년 벽두부터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미스 트롯은 이젠 한 단계 더 이슈가 되어 ‘미스터 트롯’까지 쭉 달려가고 있다. 그 뒷심을 발휘하여 ‘2020 트롯 어워즈’를 방송하여 드디어 트롯이 팔리는 시점을 찾은 것이다.
그 옛날 구시대의 유물이라며 업신여겼던 트롯을, 생각이 열려있다는 장년부터 어르신들 그리고 남녀노소, 아이들까지 모두 티브이 앞에 둘러앉아 그들의 대놓고 B급을 열광한다. ‘미스터 트롯’뿐 아니라, 대한민국 최고 인기 개그맨인 안티라곤 1도 찾아볼 수 없는 유재석까지 ‘합정역 5번 출구’를 부르며 대한민국은 지금 뽕짝의 전성시대를 지나 최고점을 치고 있다.
그 누가 알았겠나? 트롯가수들이 버스킹을 하고 다니며, 방송사 메인 프로그램을 차지하고,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이 대박을 칠 줄을.
이렇게 국민 모두가 열광하고 있는 트롯의 열풍은 또 언제쯤 한없이 사그라들까?
한때는 ‘나는 가수다’때문에 기존 가수들끼리 실력 발휘를 하느라 난리법석일 때가 있었고, 그 후 온 국민이 모두 가수인 양 ‘슈퍼스타 K’, ‘보이스 퀸’등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결국 ‘프로듀스 101’의 대국민 비리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
먹거리는 어떠한가?
2017년 전국을 들끓게 만들었던 대만 카스텔라 한 덩이 사려면 대기줄을 2시간 넘게 서야 했던 때가 있었다. 한집 걸러 하나씩 대만 카스텔라 프랜차이즈가 생겼고, 난 그때 이젠 파리바게뜨가 망하게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어느 종편 프로그램에서 식용유를 드럼째 붓고 만드는 과정이 전국에 방송 나간 이후, 퇴직금으로 카스텔라 사장님이 되신 우리 아버지들은 모두 빚더미에 앉게 되었다. 그리곤 그 자리를 마라탕이 차지하고 있었다. 코로나 이후 언택트 시장경제 상황 때문에 호황이었던 배달 음식은 더욱 피크점을 찍고 있다.
사는 공간은 어떠한가?
‘공유 경제’ 키워드가 생기면서 미국 브랜드인 ‘WeWork’가 한국에 들어온 이후, 또 대한민국은 갑자기 공유 주방, 공유 주택, 공유 오피스, 공유 공부방 등 모든 공간 앞에 ‘공유’라는 단어를 붙이고 또 모든 공간들을 나눠 쓰며 난리 법석이었다. 이 또한 언택트 사회를 맞이하며 다시 홀로 스페이스, 겹치지 않는 동선과 공간으로 다시 세상을 뒤엎고 있는 중이다.
바이러스의 갑작스러운 창궐로 인해 모든 산업, 사회, 문화, 경제, 아이디어까지 빠르게 바뀌는 중이다. 물론 ‘미래’라는 키워드에서 우리는 우리의 직업군 중 AI가 대체 가능한 직업을 미리 점치고 있었고 준비해야 한다는 막연한 두려움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초유의 사태로 인해 미래의 예상은 갑자기 현실이 되었으며, 잘 먹고살고 있던 직장인마저도 ‘내가 이렇게 가만히 회사 돈으로 먹고살아도 되나?’라는 고민을 할 정도로 대한민국이 아니, 세상이 너무도 쉽고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만일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미스터 트롯 출연자들이 지금처럼 떠들썩하게 유명해지지 않았으리라 예상한다. 공연 취소, 방송결방, 방청객의 방청 불가 등의 초유의 사태로 인해, 미스터 트롯은 ‘사랑의 콜센터’, ‘뽕숭아 학당’등으로 더욱 방송 출연이 잦아진 것은 분명하다. 트롯 맨들이 쎼시봉과의 꼴라보를 하고 뮤지컬 가수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을 보며 스스로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다’ 고하며 감탄하는 모습을 보며, 과연 조연과 주인공의 역할은 영원한 것일까? 조연은 영원한 조연인 것이며, 주인공은 죽을 때까지 주연만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생기는 요즘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은 여전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여전히 工事 중, 아니 좀 더 있어빌리티 하게 말하면 발전 중이라 표현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