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비밀이란 잠에서 깬 시각부터 벌어질 일에 대해 아무도,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것이 전부다. 밤을 꿈꾸는 시간으로 본다면 낮은 꿈을 이루기 위해 걷는 시간이라고 말해야 한다. 꿈을 이룬다는 것은 상징이다. 알 수 없는 생의 비밀을 알아야겠다는 인간의 욕망을 상징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분리되어 죄의 그림자를 등에 업고 다닌다. 결코 떼어낼 수 없는 날카로운 발톱에 붙잡힌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다.
늘 죄가 무겁다.
내 등에 업힌 이 그림자가 사랑이라 말하고 싶지만 사실이 아니다. 죄는 내가 만든, 내 마음이 빚은 나의 모습이다.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오직 죽음으로부터 시작되는 구원이고, 죽음이 마지막 문이고 그 문을 들어가야만 벗어 버릴 수 있는 내 어두운 뒷모습이다. 나는 없다. 그 안에는 그냥 사라져 버린, 육신을 잃어버린 영혼이, 두려움이 아니라 두려움을 좇는 허무한 바람뿐이다.
바람이 오면 나무를 키우고 꽃을 피운다. 그들은 두려움에 흔들리는 것이 아니다. 두려움을 통해 새로운 분화, 분점, 진화한다. 흔들림이 만든 순기능이 아니다. 흔들린 마음이 몸을 밀어 올리거나 가장 밑동을 두드려 고인 물을 바람을 번지게 하면서 단단해지기에 두려움을 이겨낸다. 그래서 열매는 모든 두려움의 결정체다. 열매지만, 세계의 아름다운 결과처럼 보여주지만, 열매 없는 자가 만든 열매에 대한 상징이다. 할 말도 없는데 말을 만들고 있는 지금. 내가 알지도, 알 수도 없는 내일을 두고 희망이나, 절망이나, 포기하거나, 잊으려 하는 그것. 너희들이 만든 탐을 내게 하는 상징. 선악과처럼 먹어보지도 못하고 죄를 상속받은 열매가 바로 열매의 의미일 수도 있다.
'신비의 계시에 따라 된 것이니'(로마서 16:25~27) 꽃이 되고,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