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한편 봤다. 어떤 결론도 메시지도 보이지 않는다. 주인공도, 배경도 아름답고 괜찮은데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답이 없는 미스터리. 사랑과 음모와 폭력과 우정과 희생은 있지만 그 선한 행위나 악한 행위가 모여 한 편의 영화로 구성된다. 우리는 그 속으로-이야기를 따라가며- 빠져들지만 무엇을 기억해야 하며, 무엇이 의미 있는 설득인지 그저 모호할 뿐이다.
삶이란 영화와 같다. 이 미스터리한 영화처럼 삶에서 기억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알 수 없다. 이것이 삶인 것은 분명하다. 선한 행위로 인해(그것이 진짜 선한 것인지도 모른다.) 무엇이 달라지는지(우리 삶의 모습이) 악한 행위로 인해 무엇을 잃는지(오히려 얻을 때가 더 많다) 알지 못한다.
스토리가 구성되어 있지 않은 영화가 삶이다. 우리에게 끊임없이 좋은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교육하고, 징계하고, 억압하지만 정말 선한 행위로 인해 얻게 되는 결론에 대해서는 함구한다. 자신이 없는 것이다. 행위에 합당한 열매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불확실한 결론이고, 그런 실천 사례들을 수없이 봐왔기 때문에 자신할 수 없는 것이지만... 우리 자신들은.
정답이 없는 삶을 누군가에게 가르치고 선도하고 모범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누군가에게 그 모호한 삶을 설명하려 든다. 설명이 부족하면 자신의 삶이 이미 잘못된 것 인양, 또는 아름다운 것 인양 증명하려고 애쓴다. 이렇게, 저렇게, 살았더니 이렇게 저렇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 나는 이렇게 저렇게 사랑받으며 산다. 이런 거짓말을 반복하며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가며 다른 이들의 삶에 자신을 이식하려고 애쓴다.
들꽃에게 배워야 할 뿐이다. 다듬어지지 않는 그대로가 가장 아름다운데 기르는 이는 없다. 신이 기르시기 때문이다. 삶은 그런 것이다. 내 삶은 신만이 그 내용을 미리 알고 있는 영화 한 편이다.
님, 커피 한 잔을 옆에 놓고 글 쓰기 좋은 오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