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사랑하고 싶을 뿐이다

by 김헌

사람이 인생의 4분의 3을 악한으로 살고도 성인으로 추앙받을 수 있는 방법은 나머지 인생 4분의 1을 성인으로 살면 된다고 '넬슨 만델라'는 말했다.


내가 지금 내 삶의 4분의 3을 이미 살았다고 치면 나는 악한으로 살았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부터 남은 인생 사분의 일을 다시 태어난 사람처럼 새로운 삶을 산다면 어떨까. 성인과 같은 삶을 살지는 못해도 고요함을 알고, 빗방울의 소리와 바람이 필요한 이유에 공감하면서 나에게 나를 소개하고 싶어 진다면 어떨까. 그런 삶으로 내게 남은 4분의 1을 살아낸다면 궁극에는 나도 나 자신에게 참, 잘 살았다 말할 수 있을 것이고, 나를 아는 이들도 그렇게 인정해 줄 것이다. 인정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지만 오직 단 하나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 내가 사랑했던 시간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했던 시간이 이미 4분의 3을 살아버렸다고 한다면 인정하고 싶지가 않다.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시간 중에 나머지 4분의 1이라는 시간을 더 뜨겁게 사랑하기보다, 사랑할 수 있는 더 많은 시간이 남아 있기를 바라기 때뿐이다. 나는 가늘고 길게 사랑하고 싶다.


님, 나는 그저 함께 할 수만 있다면 좋겠어

뜨겁지 않더라도 오래 사랑하고 싶을 뿐이야



‘이제는 부끄러워하지 않겠고 얼굴이 창백해지지 않을 것이다 (이사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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