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컴맹에 컴린이가 맞다.
나보다 훨씬 나이 맞은 사람들도 척척 해내는 것들을 쩔쩔매고 당황하다 겨우 딸들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곤 한다.
카카오 스토리에 페이스북은 물론 인스타그램에 이제 브런치도 한다고 하면 꽤나 다방면으로 잘하는 줄 아는데 그거 다 뻥이고 사기다.
깔아준 프로그램에 겨우 글만 올리는 정도다.
근래 브런치에 독일 여행기를 올린다고 해놓고 내 발등을 열심히 찍고 있다.
여행기인데 사진 한 장도 올릴 줄 모른다.
오늘은 꼭 사진을 올려보리라 오전 내내 대 환장 파티다.
다른 브런치 작가들을 보면 어찌 그리도 찰떡같이 글과 사진 편집을 잘하는지
오늘은 막무가내로 도전해봤다. 달랑 사진 세장 올리는데 처음엔 같은 사진이 여러 장 올라가버리질 않나 잘못 올라간 사진은 삭제도 안 되고
휴대폰에 저장한 사진을 옮겨올 줄 몰라 휴대폰과 노트북을 동시에 왔다 갔다 하면서 어찌어찌 사진을 올려봤다.
난 그냥 아날로그가 편한 작가다. 오로지 쓰는 게 즐겁고 인쇄된 글 읽는 게 즐겁다.
굼벵이처럼 느려 터지고 머리는 녹슬어 새 부품으로 교체하지 않는 이상 개선될 여지가 없다. 소통 따위 잊어버리고 그냥 살던 대로 살면 된다.
내 주제에 무슨
온통 낯선 컴퓨터 용어에 멀미 나는 인터넷 세상 따라가기 너무 벅차고 힘들다.
그냥 들어앉아 소설이나 쓸 것이지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자꾸 기웃거리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그럼에도 나는 한다.
컴퓨터 학원 알아봐야겠다
이렇게 살다 간 자괴감 괴물에 잡아먹힐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