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찰칵 #11 살아있다는 것은

by 김효진
생은 불꺼진 적 없는 아궁이.
나는 그 위에 걸린 무쇠솥이다.
그 솔 안에서는 무엇이 그토록 끓고 있었을까.
또 지금은 무엇이 끓고 있을까

- p. 196 김진영, 아침의 피아노 161. -


생이란, 꺼지지 않는 불처럼 늘 타오르되 그 모양을 바꾸며 이어진다는 뜻일까

그렇게 꺼지지 않는 불, 스스로를 태워내며 남아 있는 어떤 빛일지도 모르겠다.


삶은 아궁이 앞에 오래 앉아 있는 일과 닮았다.

연기와 재를 감내하며, 솥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누구도 쉽게 알 수 없는 시간.

그렇기에 더 묻게 되는. 나는 지금 무엇을 끓이고 있는가.

그 끓음은 삶의 기쁨일 수도, 고통일 수도, 혹은 오래 쌓여가는 사랑일 수도 있겠지.

혹은 이름 붙이기 어려운 어딘가의 무늬일지도 모르겠다.


솥뚜껑은 덜컥덜컥 흔들린다.

나는 나에게 묻는다.

내 안의 불은 아직 타오르고 있는가.

내 무쇠솥은 무엇을 끓이고 있는가.

아마, 그 물음 자체가 내 안의 불을 지키는 가장 단단한 장작일 것이다.


삶은 다만, 꺼지지 않는 아궁이 앞에서 끝내 다 식지 않을 끓음 하나를 지켜내는 일일 테다.

그것이 다 식어버린다면, 더 이상 살아 있음이라 부를 수 없으리.


오늘 찰칵 #11 오늘도 끓어오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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