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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아 Jan 14. 2023

프랑스의 새해음식

Galette des rois 갈레트 데 후와, 왕의 과자


맛있는게 많아 새해부터 다이어트는 폭망


프랑스는 새해가 되면 동네 빵집마다 갈레트 데 후와 Galette des rois를 굽느라 바쁘다.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페이스트리 안에 아몬드 가루를 베이스로 한 프랑지판 크림을 넣은 것과 브리오슈 빵 안에 절인 과일을 넣고 설탕으로 장식한 것이다. 지방에 따라 내용물이 좀 달라질 수도 있고 유명한 제과 브랜드에서는 피스타치오를 넣는다던지 초콜릿을 넣는다던지 이런 자신들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갈레트 데 후와를 만들어 판매한다.


갈레트 데 후와의 기원은 로마시대까지 올라가는데, 7일 동안의 동지 기간에 집주인이 노예들도 모두 초대하여 연회를 열었다고 한다. 이 연회에서 노예 중 한 명을 오늘의 왕으로 선정하는데 공평하게 뽑기 위해 갈레트 안에 강낭콩(féve, 요즘은 작은 도자기 장식을 넣는다) 한 알을 넣고 갈레트를 먹다가 강낭콩을 발견한 사람이 그날의 왕이 되어 소원을 빌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전통이 동방박사가 아기예수를 찾아와 경배를 올렸다는 주현절 (1월 6일)과 결합되었고, 요즘까지도 이어져 새해가 되면 가족들끼리 모여 갈레트 데 후와를 먹으면서 왕을 뽑는다. (우리나라 설날같은 느낌)



시내 빵집의 갈래트



보통 동네의 베이커리에서는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12월 말부터 1월 말까지 한 달간 갈레트 데 후와를 판매한다. 우리도 근교 동네의 베이커리를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갈레트 데 후와를 먹어보았는데, 결론은 회사 앞의 프랑지판을 사용한 갈레트 데 후와가 가장 맛있었다.


아몬드 가루의 입자가 좀 거칠고 프랑지판의 두께가 두꺼운 것이 내 취향인 듯. 남편의 고향은 남쪽 프로방스 쪽이라 과일절임이 들어간 브리오슈 타입의 갈레트 데 후와를 더 좋아하는데 아직 시도해 보지 못했다. 이 달이 지나가기 전에 꼭 먹어봐야지.



옆동네 베이커리의 갈레트 데 후와
냉동식품회사 Picard의 갈레트 데 후와.. So so


보통 4인용 갈레트 데 후와는 14-16유로 정도 하는데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훨씬 저렴하다. 프랑스에는 마트에만 가도 냉동 파이지를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아몬드 크림만 따로 만들면 되니 5유로 정도면 후다닥 만들 수 있다길래 프랑지판 레시피만 확인하고 도전해보지는 않았다. 베이커리에서 갈레트 데 후와를 판매하는 시기가 지나면 한 번 만들어 봐야겠다.


최근에 먹은 갈레드 데 후와에서 발견한 귀여운 페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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