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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아 Apr 04. 2023

남편이 프랑스인이라 로맨틱하겠다고요?

로맨스는 어디로 갔을까요


국제커플임을 커밍아웃(?) 하고 나면 이런 질문은 진짜 많이 받는다. '어머 프랑스인이라니! 로맨틱하겠다.' 심지어 국제커플들 사이에서도 북유럽이나 영미권, 독일계 배우자가 있는 사람들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유럽 쪽 남편들은 로맨틱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럴 때마다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가 로맨틱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남유럽 쪽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다정다감할 수는 있지만 결국은 케바케 아닐지.


산책중

사실 우리는 둘 다 좀 무미 건조한 편이고 내가 그보다는 좀 더 무뚝뚝한 편이라 로맨틱과는 좀 거리가 있는 커플이다. 생일 선물은 처음 데이트 할 때를 제외하고는 현금 또는 상품권으로 갈음하고, 결혼식을 한국에서 한 번, 프랑스에서 한 번 이렇게 두 번 했더니 매년 둘 다 헷갈려서 제대로 안 챙기고 지나가길 벌써 n년차.


올해 밸런타인데이에는 좀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가서 기분 좀 내보자고 했으나 구글 맵 검색만 몇 번 해보고는 구린 날씨를 핑계로 나가지 않았다. 그런데 아무도 안 섭섭함. 만사 귀찮은 집돌이 집순이는 결국 2월 내내 고양이들 끼고 집에 있었다. 우리 진짜 너무 한 거 아니냐고 둘이서 낄낄.


온라인 포럼 돌아다니다 보면 생일/기념일 자꾸 잊어버리는 배우자/연인 때문에 큰 다툼이 생기는 경우가 많던데 우리는 이렇게나 무덤덤하니 이런 일로는 싸울 일이 없다. ENTP인 나와 INFJ인 그. 우리 둘 성격이  이렇게나 다르지만 희한하게 맞는 구석이 있다니까.


출처 : 구글


오늘도 꿀꿀하게 퇴근하고 남편한테 회사일로 찡얼거렸는데 다정(?)하게 조언해 주는 남편.


”그지 발싸개 같아도 조금만 참아요. 뭐 여기서 천년만년 일할 거 아니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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