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코 Jul 10. 2023

투르 드 프랑스가 우리 동네를 지나간다

7월의 축제


7월과 함께 프랑스의 바캉스 시즌이 시작되었다. 학교의 여름방학은 이번 주말부터 9월 초까지, 직장인들도 7월 또는 8월 한 달간 여름휴가를 떠난다.


우리 회사는 8월에 생산 라인을 3주간 세우기 때문에 사무직도 의무적으로 2주는 이 시기에 휴가를 써야 한다. 사람들이 미어터지는 여름휴가 시즌에 나도 같이 쉬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규정이 그러니 어쩔 수가 없다.


출처 @letourdefrance

애가 없는 우리는 학교 방학 시즌이 시작된 것도 모르고 아무 생각 없이 일요일 아침부터 카약을 타러 나갔다가 호수 입구부터 꽉 막힌 도로를 보고 돌아 나와야 했다. 진작 배를 살 걸 그랬다며 툴툴거리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뭔가 평소와는 달라 보였다.


가로수에 노란색, 초록색, 빨간색 땡땡이로 장식된 리본들을 보고 뭐지 뭐지 했더니 남편이 투르 드 프랑스 코스라는 표시라고 한다.


“Ici passe라고 붙어있는데 뭐가 지나간다는 거야?”

“아! 투르 드 프랑스 코스라는 말이야. 여기로 지나가는구나.”


우리 둘 다 자전거에는 관심이 없으니 알게 뭔가. 그래도 다음 주에 혹시 시간이 된다면 구경 나오기로 했다.


“미어터지겠지?”

“응. 분명히 미어터질 거야”


그러고 보니 지난주 주간 업무 회의 중에 투르 드 프랑스가 우리 지역으로 지나가는데 그 기간에 차량 통제가 있을 거란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그리고 코스가 공개되면 아마추어 선수들이 그 코스를 따라 자전거를 탄다고 한다. 아무래도 주말엔 더 심한 것 같은데 실제로 오늘 도로에 차보다 자전거가 더 많았다. 하지만 빵빵거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Grand Colombier는 제법 높은 산인데 저길 자전거 타고 간다고?? 저긴 걸어서 등산하기에도 제법 어려운 코스라고 들었는데.. 근데 이 코스가 가장 힘든 코스도 아니라니. 운동선수들은 대단한 것 같다.


여긴 피레네 산맥이나 알프스처럼 유명하진 않지만 정상에 오르면 제네바 호수와 몽블랑까지 볼 수 있는 곳이다. 동료들이 극찬했는데 다음 주말에는 꼭 가보기로 했다.


여하튼, 프랑스의 도시 사람들이 휴가 시즌이 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시골로 쉬러 온 다는 것을 알았고, 우리 장비가 없으면 이런 시기에 덤터기 쓰기도 좋다는 것을 깨달아 여름동안 주말 액티비티를 위해 스탠드업 패들을 주문했다.


이제 아침에 일찍 일어날 일만 남았다!




투르 드 프랑스란?


프랑스에서 매년 7월, 3주간 열리는 로드 사이클 경기. 1903년부터 세계 1차, 2차 대전으로 중단된 것을 제외하면 매년 치러진 유서 깊은 경기다. 3,500km

달하는 거리를 21개의 스테이지로 나누어 23일간 달린다. 팀 전으로 8명의 선수들로 구성된 22개의 팀이 경쟁한다. 팀으로 진행되는 경기지만 우승 선수는 대회동안 누적된 기록을 바탕으로 결정된다.


독특하게도 경기 중 선수들이 입고 있는 저지로 성적을 알 수 있다. 각 구간마다 입상 선수들에게 저지가 수여된다.


노란색 저지 : 전체기록에서 선두를 차지하는 선수

초록색 저지 : 각 포인트 구간에서 가장 많은 포인트를

획득한 선수

땡땡이 저지 : 산악 구간의 우승자

흰색 저지 : 25세 이하의 선수 중 가장 빠른 선수



추천 : 넷플릭스 [투르 드 프랑스 - 언체인드 레이스]

작가의 이전글 한 가지를 바꿨을 뿐인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