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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아 Aug 23. 2023

39도 무더위에 에어컨이 없다면?

바로 저의 이야기입니다..


친정에 양도하고 온 신상 무풍 에어컨이 생각나는 밤이다. 지난주까지는 '올해 여름은 별로 안 덥네? 좋은데?' 8월에 이런 날씨라니 진짜 신난다고 남편이랑 룰루랄라 했는데, 왜 하필 폭염은 여름휴가가 끝나고 온 것인가..


내 자리가 있는 사무실은 에어컨이 작년부터 고장 나서 작동도 하지 않고, 우리가 렌트한 돌주택은 층고가 너무 높아서 그런지 환경을 끔찍하게도 생각했던 집주인 탓인지 에어컨이 없다. 사실 이 지역은 대부분 집에 에어컨이 없다. 이렇게 견디기 어려운 폭염은 일 년에 길어야 2주일이니 굳이 사기에는 아깝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이 더운 여름을 나는가?

기온이 확 떨어지는 아침/저녁에는 집안의 문, 창문을 모두 열어서 차가운 공기가 집안에 들어올 수 있게 한다. 보통은 1층 문에 방묘창을 걸어두고 1층만 환기를 했는데, 더운 공기가 모여있는 2층 환기를 하지 않았더니 집이 너무 더운 것 같아 고양이들을 방 하나에 잠시 몰아넣고(남편 말이 가둬 두었더니 단단히 삐져서 꺼내 줄 때는 남편 옆을 지나가면서 씩씩거렸다고..), 1층과 2층의 모든 창을 열어 환기를 했다. 2층에 올라가면 더운 느낌이 훅 하고 들었는데 싹 다 열어서 환기하고 나니 이제 살 것 같다.


이렇게 찬 공기가 있을 때 잠시 환기를 하고는 하루종일 볼레(덧창)를 닫아걸어 햇볕을 막으면 실내 온도 26도 정도로 버틸 만하게 유지된다. 매일 반복. 추운 겨울에는 햇살이 그렇게 그립더니 폭염은 그립지 않다.. 처서도 지났는데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좀 빨리 왔으면!


요즘은 폭염 때문에 저녁 11시에도 28도, 아침 8시에도 26도 정도라 우리는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기로 했다. 어제는 정말이지 너무 더워서 저녁 9시 반부터 선풍기 틀어놓고 자고 (기분 탓인지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면 뭔가 무섭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5시에 일어나 창문을 모두 열어두었다.


털코트를 야무지게 껴입은 우리 고양이들은 이 더운 날에도 캣티오에 나가고 싶어서 애옹 애옹. 한 번 문을 열 때마다 뜨거운 바람이 집안으로 들어오는지라 어지간하면 문을 열어주지 않는데 하도 나가고 싶어 해서 어제는 애들만 내보내고 문을 닫았더니 그래도 좋다고 바닥에 누워 있었다. 남들이 보면 동물 학대하는 줄 알겠네. 학대당하는 건 집사들.. 그래도 더울까 봐 얼음물도 대령해 줌.


새벽 5시에 볼 수 있는 수많은 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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