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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아 Oct 27. 2023

응? 반려닭을 키운다고?

이건 또 뭔 소리여


회사가 시골에 있다 보니 생소한 취미를 가진 동료들이 많다. 최근 우리 회사에서 핫하게 떠오르는 취미로는 양봉이 있다. 동료들 대부분 마당이 넓은 집에 사는데 예전 보스를 포함 몇몇 동료들이 마당에서 꿀벌을 키우고 수확도 한다. 얼마 전에는 햇꿀(?)이라며 회사에 꿀 한 단지를 가지고 왔길래 비스코티에 발라 잘 먹었다. 심지어 맛있었다.


어제는 다른 동료가 집에서 만든 초리조(스페인식 건조 소시지)를 들고 왔다. 내가 많은 소시송(프랑스식 건조 소시지)을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여태 먹어본 중 손에 꼽을 정도로 맛있었다.


며칠 전에는 출근길에 동네 사람이 집에서 말을 타고 나오는 걸 봤다. 뭐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아 좀 깜빡이 좀 키고 나온나!' 속으로 욕했는데 그렇지.. 말은 깜빡이가 없지. 그래도 안전장비 다 하고 승마 중이라 다행이긴 하다. 우리 동네에 이렇게 말 타는 사람들이 많을 줄이야. 동네에 내가 아는 말만 10마리 정도는 되는 것 같다. (품종 생각 안 하고 보통 승마 가능한 말은 3000유로 정도로 크게 비싸지는 않다. 유지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갈 뿐)   


보스가 닭을 키운다고 하길래 그렇구나 했다. 마당에 닭장을 세워놓고 키우는 집들이 많아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반려닭이란다. 대체 무슨 소리냐고 했더니 애들이 병아리 때 얻어와서 계속 키우는 중인데 지금은 다 커서 같이 산책도 다닌다고 했다. 대체 무슨 소리냐고. 닭이 사람이랑 산책을 하냐고 물어보니 길 잃어버릴 까봐 하네스는 채우고 나간다고 했다.


점점 혼란스럽다. 닭한테 입히는 하네스도 파냐고 하니까 반려견이 요크셔테리어라 작아서 닭이랑 돌려쓴단다. 대체..


고양이 하네스 채워 마당에 나간다고 했을 때 놀린 사람 어디갔냐


집에 개도 키우면 개랑 닭 사이는 어떻냐고 물어보니 개 닭 보듯 데면데면하단다. 그래.. 뭐 사이가 나쁜 것보다는 낫구나 했다.


얼마 전에는 반려견 한 마리랑 반려닭 2마리, 그리고 애들이랑 다 같이 고향 부모님 댁에 다녀왔단다. 닭을 데리고 갔다고? 닭은 어디에 태웠냐니까 강아지 켄넬에 태워서 빛이 들어오지 않게 천으로 살짝 덮어 트렁크에 넣으면 어지간하면 잔단다. 여기서 노르망디까지 운전해서 가려면 7시간이 넘는 대장정인데 괜찮았냐고 물어보니 안 괜찮았단다. 대체 내가 무슨 소릴 들은 거지.


어질어질한 내 옆에서 동료들이 어떻게 닭을 재우는지 토론에 열중이다. 불만 끄면 된다는 E와 팔에 안아서 아기 재울 때처럼 양 옆으로 둥기둥기하면 잠 잘 잔다는 C. 너네 지금 닭 재우는 이야기 하는 거 맞지???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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