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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아 Sep 20. 2023

갑자기 김밥에 꽂힌 우리

주말마다 김밥 싸기


하루는 김밥이 먹고 싶었다. 까르푸에 가면 한국인이 운영하는(!) 거대 초밥체인이 있는데 (전국 까르푸에 거의 다 입점되어 있다) 보통 연어나 참치를 메인으로 아보카도나 다른 야채를 섞어서 초밥을 말아서 판매한다. 가격은 1인분 한 상자에 7-9유로 선. 작년에 처음 프랑스에 왔을 때는 주말에 장을 볼 때마다 밥이 먹고 싶어서 이곳에서 자주 사 먹었는데 둘이 사 먹으면 20유로에 맛이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라 돈이 좀 아까워 사먹는 걸 그만 두었다.


하루는 장 보러 갔다가 싱싱한 연어가 들어왔다길래, 그렇다면 한번 집에서 연어김밥을 만들어 보자! 고 마음을 먹은 것. 대부분의 까르푸에는 우리 동네처럼 작은 시골 동네의 까르푸라도 아시아 식품 코너가 꼭 있는데 컵라면, 초밥용 쌀, 김밥용 김, 일본간장 정도는 구할 수 있다.


연어를 사는 김에 김밥용 김이랑 김밥 마는 발(심지어 까르푸에 판매 중)도 구매해서 어릴 때 엄마가 김밥 말아줬던 기억을 되살리며 어찌어찌 말았더니 완성!



김밥 준비물 :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손질한 연어 : 미지근한 소금물에 30분 정도 담가서 간을 한 뒤 물기를 닦아서 준비

계란말이 : 두툼한 계란의 식감을 좋아하는지라 계란 지단이 아닌 계란말이를 만들어서 썰어둠

아보카도 : 연어랑 먹을 때는 아보카도를 꼭 넣는 편

오이, 피망, 또는 고추 : 그때그때 냉장고에 있는 것으로

단무지 : 아시아 마트에 가면 구할 수 있는데 없으면 오이나 피망으로 대체하기도 함

맛살 : 맛살같이 생긴 surimi라는 것을 발견해서 연어가 없을 땐 이걸 넣어서 김밥을 만든다.

참치 : 연어대용인데 최근엔 참치를 넣고 더 많이 만듦

소스 : 마요네즈와 스리라차 소스를 섞어서 참치 또는 연어와 곁들임

당근 : 마트에서 당근라페를 사면 다 못 먹고 버리는 일이 생기는데 이때 김밥을 만들어 처리하면 좋다.


*연어를 넣어 만들 땐 밥에 단촛물을 넣고, 그 외에는 참기름과 깨소금으로 간을 한다.

단무지를 구한 날에 만든 참치김밥. 난 재료가 많은 끝부분이 좋더라.


한 번 김밥을 말아보니 사실 재료만 준비되어 있으면 어려운 것이 아닌 데다 남편이 김밥을 진짜 잘 먹어서 요즘은 거의 주말마다, 어떨 땐 평일에도 만들어 먹는다.


"나 김밥 먹고 싶어"

"그럼 밥 해놓고, 야채 썰어놔. 퇴근하고 가서 만들어 줄게"


김밥을 말아 가족 단톡방에 공유했더니 가족들이 요리실력이 많이 늘었다며 놀란다. 김밥집 차려도 되겠다며! 재료비는 얼마 들지도 않는데 한 줄 만들어서 10유로에 팔면 정말 많이 남을텐데. 회사 앞에서 푸드트럭하면 정말 장사 잘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하긴 했다.


이렇게 김밥을 썰어 놓으면 예쁘기도 해서 시댁 식구들이 놀러 오거나 손님이 있을 때 간단한 식사로 대접하기도 좋음. 여름에 더운 때 특히 불 앞에서 요리하기 싫은 날은 김밥이 최고다.


처음 만든 엉성한 김밥


처음 김밥을 말았을 때는 밥을 김에 꾹꾹 눌러서 말아야 되는 것도 모르고 그냥 말아서 흐물거리고 터지고 난리였는데 이젠 요령이 생겨서 후다닥 완성! 요즘 우리 집 팬트리에 김밥 김이 필수 아이템이 되었다. 이번 주말에는 소고기 김밥을 만들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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