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적인 소비를 하기로 했다
몇 달 전 프랑스 통장에 마이너스를 찍었다. 여긴 별도로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의 마이너스는 허용이 되지만 프랑스인들 정서상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그래서 -2유로 두어 번 찍었더니 은행에서 전화가 왔다. 아이고, 그동안 너무 아무 생각 없이 돈을 썼구나.
내가 프랑스에서 받는 월급이 어른 2명과 고양이 3마리가 살기에 부족한 돈은 아닐진대. 남들은 그 돈으로 집세도 내고 애들도 키우는데 대체 왜 우린 이렇게 쪼들리는 생활을 하는 걸까 하고 남편이랑 각 잡고 우리 소비패턴을 분석해 보았다.
일단 월말에 월급을 받으면 남편의 생활비 통장에 반을 이체한다. 이 돈으로 남편은 살림도 살고 남는 돈은 본인 용돈으로 사용하고 내 통장에 있는 돈은 기본적으로는 내 용돈인 셈이다. 내 옷 쇼핑은 비상금 통장으로 하고 있고, 매달 받는 월급으로 내가 무슨 거창한 걸 사는 것도 아닌데 내 통장도 월말에는 잔고가 아슬아슬하다. 대체 이 돈이 다 어디로 갔을까?
9월 사용내역을 보니
빵
외식
푸드코트
마켓
까르푸
...
결론은 엥겔지수가 너무 높다. 왔다 갔다 산책하면서 빵집에서 야금야금 2-30유로씩 쓰는 게 한 달이면 300유로가 넘었다. 먹어봐야 살만 찌지. 디저트도 줄이기로 했다. (근데 사무실에 사람들이 가지고 오는 빵만 해도 엄청나다. 제발 그만..) 외식도 줄이고 가능하면 집에서 만들어 먹기로 했다. 사실 나가서 사먹을 곳도 별로 없다 헤헷.
내 희망 사항은 프랑스 계좌에 비상금을 좀 만들고, 요즘 유로가 비싸니 아껴서 생활하고 남는 돈은 한국으로 송금하는 것.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