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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코 Jul 19. 2024

달콤 쌉싸름한 오렌지의 도시

안달루시아의 주도 세비야



안달루시아 지방의 주도 세비야


북아프리카와 지브롤터 해협에 맞닿아 있는 유럽대륙의 최남단 안달루시아 지방은 800년간 이슬람 세력권에 있었기 때문에 이슬람 양식과 가톨릭 양식이 섞인 건축물이 (무데하르 양식이라고 한다) 도시 곳곳에 남아있어 유럽 안에서도 상당히 이국적인 곳이다.



주도 세비야를 비롯해서 그라나다, 말라가, 코르도바, 론다 등 로마제국의 유적지부터 이슬람 세력의 유적지까지 방문할 곳이 많아서 스페인 여행을 하는 경우 안달루시아 지방만 투어 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도 시간이 많았다면 주요 도시들을 여러 곳 돌아보고 싶었는데 주말을 끼워서 짧게 월차를 쓴 탓에 안달루시아의 주도인 세비야만 둘러보기로 했다.


다녀와보니 세비야가 그렇게 큰 도시는 아니라서 3일 정도면 주요 관광지는 얼추 둘러볼 수 있었고, 유럽 내에 거주하고 있다면 연휴에 짧게 다녀오기 좋은 곳.




왜 세비야는 이렇게 향기로울까?


세비야에 간다고 했더니 이미 다녀온 동료들이 찬사를 늘어놓았다. 이 황금빛 도시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곳의 사람들은 얼마나 친절한지, 또 음식은 얼마나 맛있는지. 도심을 가득 심어둔 오렌지 나무에서 꽃이 피는 철에는 얼마나 향긋한 냄새가 나는지. 내가 방문한 6월에는 오렌지 꽃도 오렌지도 없었지만 (2월이나 3월에 가야 꽃이 핀다고 한다) 타들어가듯 강렬한 햇살로 유명한 스페인 남부의 무더위가 아직 닥치지 않아서 여행하기에는 딱 적당한 날씨였던 것 같다.  


출처 : 게티이미지


어떻게 가로수로 오렌지 나무를 심을 생각을 했을까 궁금해서 좀 찾아보니 11세기 즈음 선원들에게 오렌지 나무가 행운의 상징 같은 거라 항구도시인 세비야 곳곳에 오렌지 나무를 심기 시작했고, 이슬람 세력이 이 지역을 점령한 이후로도 이런 풍습이 지속되었다고도 하고, 무어인들이 안달루시아 지방으로 넘어올 때 오렌지 나무를 가지고 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여하튼 오랜 역사가 있는 오렌지들이라는 것. 달콤한 향과는 별개로 세비야의 가로수 오렌지는 써서 사람이 그냥 먹을 수 있는 건 아니고 주로 마말레이드를 만든다고 한다. (따먹었다가는...)


팬톤이 만든 세비야의 오렌지색 orange FFAB60


어쨌거나 오렌지로 유명한 도시고 스페인이 오렌지로 유명한 것은 사실이라 여행하다가 목이 마르면 마트에 들러서 바로 착즙 한 오렌지 주스를 사 먹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2-3유로쯤 했던 것 같은데 오렌지가 가득 담긴 기계에 공병을 끼우고 레버를 누르면 기계가 바로 오렌지를 착즙 해서 주스로 만들어 준다! 세상 맛있다..! 시럽을 따로 넣은 것도 아닌데 이렇게 맛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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