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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아 Oct 10. 2022

주유소에 기름이 없다

이런 변이 있나


프랑스 전국 적으로 주유소에 기름이 떨어져서 난리가 났다. 인구가 많은 파리, 일드프랑스(수도권) 근교와 남프랑스에서부터 주유소마다 줄이 길어졌다고 하던데 우리 지역은 지난주까지는  타격이 없다가 지난 주말이 되자 여기저기  꺼진 주유소가 늘어났다. 우리도 장 보러 나갔다가 기름이 떨어져서 연료탱크에 불이 들어왔는데 주변에서 가장  주유소에 기름이  떨어져서 집 근처 작은 주유소까지 20km를 땀 뻘뻘 흘리면서 돌아왔다. 돌아가는 길이 내리막 길이라 천만다행이지. 거의 엑셀레이터 밟지 않고 핸들만 돌려서 제발 기름 있어라를 외치며 기름을 빵빵하게 채우고 나니  안심이 됨.


이 난리는 러시아 전쟁 때문이 아니라 (전쟁 시작하고 오히려 프랑스는 가솔린 가격이 내림새였다) 프랑스의 두 거대 정유회사인 토털 에너지와 엑손모빌의 노동조합이 파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에 생활비도 올랐고 회사에서 돈도 많이 벌었는데 이익을 노동자들에게 나눠 줘야 한다는 취지로 조합에서는 임금 10% 상승을 불렀다는데 어찌 될지 모르겠다.


여하튼 지금 상황은 정유회사 생산량이 평소보다 60% 떨어진 상태. 인구 많은 지역은 진짜 난리가 나서 일드프랑스의 어떤 주유소는 줄을 두 시간이나 섰다고 한다. 우리 옆동네 오뜨 사부아에서는 어떤 30 남자가 주유 너무 많이 하는 거 아니냐고 뒤에 기다리고 있던 운전자한테 칼 맞아서 일주일째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어디서는 사재기한다고 기름탱크를 들고 다니면서 기름 엄청 뽑아갔다고 하던데 선진국이란 나라의 시민 의식이 이 정도 인가..


집콕해야지


남편은 언제 정상화될지 모르니 돌아다니다가 기름 있는 주유소가 보이면 10리터씩이라도 넣으라고 했다. 오늘 출근길에 주유하려고 보니까 줄이 너무 길이서 일단 퇴근하고 다시 가볼 생각인데 대체 이게 무슨 난리야. 기름 진짜  떨어지면 자전거 타고 출퇴근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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