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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아 Oct 30. 2022

대장의 체면 살려주기

복잡한 고양이들의 관계


치치랑 모모랑 둘이 있으면 치치가 대장인 것 같다. 모모보다 덩치는 작지만 애기 때부터 모모 훈육하던 게 있어서 그런지 가만히 지나가는 애 뺨을 때리지를 않나 그럼 모모는 또 그냥 멍청한 표정으로 맞고 있다.


모모가 작정하고 달려드는 날도 있는데 요리조리 피해 가면서 큰누나 행세를 하는 듯도 하다.


모모가 좋아하는 자리


치치랑 티구는 서로 크게 관심이 없다. 치치는 혼자 있는  좋아하는 편이고 집사들 주위에서 낮잠을 자거나 어디 아무도 없는 방이나 박스 안에  박혀서 온종일 잔다.


집사 바라기(?)
다 떨어진 박스를 너무 좋아해서 버리지도 못하는 ㅠㅠ


티구도 몇 번의 거친 훈육이 끝나고 이제는 눈치가 좀 생겼는지 아깽이 시절처럼 치치에게 놀자고 덤비는 게 많이 줄었다.


요즘은 그냥 티구가 치치 근처를 지나가면 치치가 티구 궁둥이 냄새 맡는 사이 정도?


그의 지정석 ㅋㅋㅋ 햇빛이 좋은 티구
청소하게 좀 나와
대체 왜 그렇게 자는데 ㅋㅋㅋㅋ


티구는 모모 형아처럼 되고 싶은 건지 대장이 되고 싶은 건지 그냥 눈치가  없는 건지 모르겠는데 둘이는 사이가 제법 좋은 편이다. 티구가 일방적으로 모모가 가는데는  따라다니는데 모모도 가끔 그루밍 해주면서  낸다. 둘이 우다다  때는 인정사정 없지만.


집안이 하도 조용해서 얘들이 다 어디 갔나 둘러보면 모모랑 티구는 항상 가까이 누워있다. 보통은 캣타워 해먹에 모모가 자리 차지하고 누워있고 티구가 그 아래층에, 치치는 우리가 앉은 소파 뒤에 누워서 그루밍을 하거나 잠을 잔다.



하아암

한번씩 이렇게 스크래처에서 잘 때도 있긴 한데 좋아하는 자리가 자주 바뀌는 편.


치치랑 티구는 정말 조용한 고양이 들인데 반해 모모는 수다쟁이다. 우리가 거실에 있으면 주방에 가서 우리를 부르고 우리가 침실에 있으면 거실에서 우리를 애타게 부르는데 캣티오로 가는 문을 열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고 대체  부른거지 싶은 날이 대부분.


모모가 어서 가보면 부리나케 식탁 아래로 기어들어가서 납작 엎드리는데  뒤나 수염 주변을 긁어주면  골골거리면서 여기도 긁어달라고 얼굴을 들이민다.


내가 모모 쓰다듬어 고 있으면 티구가 기가 막히게 알아채고 우리 옆으로 다가오고, 그러면 또 거짓말처럼 골골 송을  멈추고 다른 데로 가버리는 모모.


아빠 좋아 밖에 냄새 좋아

티구가 아직 아깽이 시절에 모모가 하도 칭얼거려서 티구가 보는 앞에서 모모를 들어서 안은 적이 있었는데 나한테 하악질을 했다. 똥 뭍은 엉덩이 샤워시킬 때도 찡얼거리기만 하던 녀석이..


그렇다. 모모는 큰 형으로서의 체면이 굉장히 중요한 고양이였던 것이다. 그다음부터는 절대 티구가 보는 앞에서 모모를 들어 올리는 행동은 하지 않고 아무도 안 볼 때 안아주는데 또 그러면 가만히 안겨있는 게 진짜 귀엽다. 뭔가 집사들한테 예쁨 받고는 싶은데 막내 앞에서는 그런 모습 보이기 싫은 느낌.


형의 심경이 복잡하거나 말거나 마이웨이인 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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