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uitive Listening 워크샵 참여
어제 싱잉볼 명상 제안을 받고 바로 하겠다고 했다. 싱잉볼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빌리거나 방법을 찾겠지. 그리고 오늘 싱잉볼 2개가 내게 왔다. 하나는 같이 요가, 명상 프로그램을 이끌어갈 샤인 선생님이 챙겨 오시기로 했다. 다른 하나는 마니(Marni)의 싱잉볼.
마니는 2월 치앙마이에서 내게 싱잉볼을 처음 알려준 친구. 오늘 만나서 어떤 동네에 집을 구하면 되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아 그냥 오랜만에 만나서 안아주고 대화를 나누니 생동감이 철철 넘쳐흘렀다. 내게 일어나는 신기한 일들. 치앙마에에서 곧 오픈하게 될 프로젝트, 네팔의 수련들을 이야기했다. 마니는 반짝이는 눈으로 기뻐했다. 지금 에너지를 어떻게 관리하면 되는지 호흡법을 알려주었다.
영어가 술술 나왔다. 한글인지 영어인지 모르지만 전하고 싶은 말과 마음이 그대로 마니에게 던져졌다.
마니가 자기 싱잉볼을 챙겨가라고 했다. 싱잉볼의 세계에 나를 소개해줬던 마나의 싱잉볼로 월요일에 연주를 하게 되다니. 그저 감사하고 신기하다. 금요일에 싱잉볼 받으러 갈 때 같이 쿤달리니 요가를 하기로 했다.
"마니 지금은 있잖아. 내가 원하면 다 되고 있어. 그리고 마음이 가는 순간 모든 전략이 떠올라"
마니는 가는 길을 멈추고 소리를 질렀다.
킴제이에게 좋은 기회들을 올 수밖에 없으니 온몸이 YES라고 말하는 일만 하라고 했다.
거절도 하고 지금은 시간이 안된다고도 말해도 된다고 했다. 에너지 보존이 가장 중요해.
머리에 떠오르는 상상과 진짜 마음이 원하는 걸 어떻게 구분하냐 물으니 꾸준히 요가를 하라고 했다.
흠
Intuitive Listening 수업을 들었다. 직감을 듣는 방법. 아니 왜 사람들이 마음의 소리를 따르라는데
별별 생각과 상상력이 흘러나와 몸이 바쁘다. 생각을 걷어내고 직감을 따르라는데 그게 뭘까 대체.
마침 명상 그룹챗에 Intuitive Listening 워크샵을 10명에게만 한다길래 냉큼 신청했다.
영어로 진행되겠지만 뭐라도 손짓이라도 알아들어서 따라 하고 싶었다.
6시 수업이라 5시 45분에 갔다. 치앙마이 올드타운 서쪽 근처에 있는 코리빙 플레이스였다.
한두 명씩 사람들이 모이는데 어제 같이 풀문 세레모니를 한 쟈니도 왔다. 잉 아사이 농장에서 같이
명상을 했던 릴리도 보인다. 치앙마이 있는 일주일 동안 사업가 모임이랑 명상 모임을 나갔더니 그새
익숙하고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수업이 시작되었다. 눈 코 입 어깨 손으로 영어를 들었다.
다양한 명상 방법을 알려주셨다. 직감을 듣는 이론적이 수단이 있으려나 했는데 몸의 반응을 먼저
살펴보라고 했다. 호흡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 그리고 트라거스를(귓구멍 바로 앞에 있고 얼굴과 가까운 연골)
손가락으로 눌러 귓구멍을 닫아 나의 혈관소리를 듣는 방법도 알려주셨다.
다음 연습은 찍을 지어하는 실습. 상대의 이야기를 들으며 (미리 나의 인생에서 가장 영향이 컸던 이벤트 2분 스피치를 준비해 오라고 했었다) 나의 에너지와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했다.
같이 짝이 된 친구의 눈을 보며 이야기를 들었다. 여러 나라에 살면서 경력을 놓지 못해 괴로워하다 포기하고 태국으로 온 이야기를 했다. 눈을 보면서 대화를 나눠서인지 눈이 집중함을 인지했다. 가족들도 힘들었다고 말할 때는 나의 관자놀이 쪽이 눌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이렇게 살아보면서 된다는 걸 알았다며 손을 휘젓다가 가슴으로 올렸을 때는 내 가슴도 퉁퉁하고
살짝 울렸다. 이게 몸이 진짜 느낀 것인지 아님 오늘 워크숍이라서 뭐라도 느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가짜로 만든 건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슬픈 영화를 보면 가슴이 아프고 전쟁영화에 머리가 아프듯 당연하지 않을까?
내 마음의 소리를 지금은 잘 못 들으니 반응을 잘 살펴보지 못하지만, 이렇게 타인의 이야기에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연습하다 보면 언젠가 알게 되지 않을까?
다음 연습은 입술과 목뒤로 작은 불빛이 움직인다고 상상하면서 하는 명상. 일단 해봤다.
가만히 작은 점의 빛이 입술에 닿았다가 일직선으로 쭉 다시 목으로 가는 상상을 한다. 중간에 집중을 잃기도 했지만 집중하니 호흡속도에 따라 점이 천천히 움직였다. 불빛이 입술 뒤쪽에 닿아 불을 밝혀주는 상상을 했다.
눈알의 뒤쪽 코의 안쪽 인중의 안쪽피부가 느껴졌다. 점이 뒤로 가면 뒤통수가 밝아지는 그림을 그렸다.
사르르 긴장이 풀린다. 살면서 눈알의 뒷면 치아의 뒷면, 피부 아래쪽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어제 풀문 세레모니에서도 신장, 위, 심장의 위치에 손을 올렸을 때도 아 내 몸이 여기 있구나 싶었다.
지금껏 이루고자 하는 것을 밖으로 찾아 나섰다. 회사에서는 일등인 게 당연하고 배움의 욕심도 컸다. 결과라는 것도 남의 줄자에 대고 괴로워했다. 그런데 심장과 위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의 괴로운 이야기를 들으면 관자놀이에 퉁퉁하고 힘이 느껴지는 것도 모르고 살았다.
치아 뒤를 혀로 훑어보고 눈을 통해 세상을 보고 손가락 끝에 의식을 두고 글을 쓸 수 있음이 새롭다.
오늘 무릎이 피곤하진 않은가 쓰다듬어 본다. 어깨가 둔탁함도 느낀다. 글을 쓰는 눈에 피곤이 가득하지만
손가락 끝은 살아 글을 누빈다. 몸 하나하나를 살펴본 적이 있던가. 몸과 마음은 하나라는데 마음은 손에 잡히지 않아도 얼굴은 감싸 줄 수 있다. 양손을 포개서 가슴에 올려 위로해 줄 수도 있다. 양팔을 휘둘러 감아 나를 사랑할 수도 있다. 맘을 이해하고 토닥토닥 만져주고 친절해지다 보면 몸과 하나라는 마음도 내 손끝에 투명에게 닿을 수 있지 않을까.
킴제이 뭘 하는 응원해. 네게 가장 친절한 친구가 되어 오늘도 토닥토닥 안아줄게.
고마워. 너가 살아가는 모든 시간을 내가 사랑해. 글로 잘 남겨줄게. 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