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단하는 킴제이 Aug 02. 2023

치앙마이 보름달이 떴고 마음의 소리가 이루어졌다

치앙마이에 왔다. 23년 2월부터 두 달간 혼자 지냈던 치앙마이에 제리랑 함께 왔다.

치앙마이에서 네팔, 뉴욕, 멕시코, 캘리포니아에서 서울을 돌아 다시 돌아온 이곳. 커다란 보름달이 뜬 이 밤 글을 쓴다. 신비로운 시간이 가득한 하루하루다. 어디부터 써야 하나


이곳에 와서 이틀에 한 번 꼴로 노마드 모임과 창업가 모임 그리고 명상모임에 나가고 있다.

같이 프로젝트 협업도 논의하고 글로벌 업무는 어떻게 하는지 배운다. 명상하러 가서 마음도 비워본다.

그러다가 마음 하나가 툭 튀어나온다.


 나도 여기서 밋업을 오픈해보면 어떨까?


하리라는 친구들 두 번 모임에서 다 만났다. 싱가폴에서 일하는 데이터 분석가인데 같이 이커머스 프로젝트 하면서 스터디하기로 했다.



못 할 건 없지. 한국에서도 디지털 노마드 분들을 초대해서 싱잉볼 명상도 하고 일과 마음의 소리도 나눴다.

혼자서 일을 하다 보면 마음의 길을 잃을 때가 있는데 잠깐 헛디디여도 자책하곤 한다.

서울에서 다른 분들 이야기 나눌 티타임과 워크샵을 운영해 보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앉을자리에서 8명의 삶의 색과 비즈니스 인사이트가 넘실거렸다.


그래 치앙마이에서도 해보자. 글로벌 노매드들이 다 모이는데 못 할 것도 없지만...? 근데 못할 거 같아.

갑자기 영어로 한다니. 또 사람들이 모일까 고민이 밀려온다. 어제는 하루종일 그 생각에 고여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일단은 2명에게 연락을 했다. 한 명은 비즈니스 모임을 운영하는 꾸뚜와 한 명은 늦었다고 모임에 못 오게 해서 화가 났던 셀리나. 꾸뚜에게는 여기서 밋업을 오픈하면 내가 지켜야 하는 룰이 있는지 물었고

셀리나에게는 저번에 못 온 거 아쉬워하지 말고 우리가 새로 오픈해 보자고 했다.


꾸뚜는 하고 싶으면 바로 할 수 있고 명확한 내용과 타겟을 정해주면 왓츠앱 (카카오톡 같은)에 뿌리면 될 거라고 했다. 일하는 습관과 마음을 이야기하고 싱잉볼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 시간 뒤에 꾸뚜가 연락이 왔다.


"치앙마이 농부악 공원에서 매일 오전 9시에 요가나 명상이 진행되는데 거기서 하면 어때?"

"아 너무 좋지! 거기서 이야기 나누고 싱잉볼도 하고..(근데 어떻게 해?) 공원 한번 가봐야겠다.

그럼 방법이 있겠지?"


"응 거기 선생님들이 방법을 알 거 같아"



오늘은 풀문 세리머니에 갔다. 세리머니 가기 전에 카페에 가서 여기서 밋업을 해도 되는지 확인하려고 했는데

일단 내 마음의 소리를 더 듣고 싶었다. 보름달이 뜨는 날 명상과 요가를 하는 건데 처음이라 모르겠지만 거기 가면 답이 있지 않을까. 모르는 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고 호흡법을 배우고 똑바로 서서 발을 두는 위치, 아사나 요가할 때 손을 뻗는 방법을 배웠다. 열린 마음으로 수련을 하니 모두 멋진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오후 3시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밤 10시에는 다 같이 글을 썼다.

두 장의 종이를 받았는데 하나에는 자기가 버리고 싶은 것, 또 한 장은 다음 달까지 지키고 이루고 싶은 것.

첫 번째 내가 버리고 싶은 것에는 이렇게 썼다. 발표할까 봐서 한글이랑 영어로 썼는데 영어가 잘 써져서 신기했다.


✔️ 내가 버리고 싶은 것

할지 말지 두려운 마음

아무도 묻지 않았던 가족에 대한 책임감

내가 할 수 있을까 남에게 의지하는 마음 (누가 결정해 주면 편하니까)

어릴 적 내가 선택하지 않은 사건들


✔️다음 달 풀문까지 지키고 싶은 것

그저 행복하기

내면의 여행과 네팔을 시간

I am here to grow and here to let it go


풀문세레모니, 명상과 요가를 한다. 강아지랑 매트에서 요가를했다.

그래 할지 말지에 대한 마음은 비생산적이다. 지금 눈앞에 일어나지도 않는 미래를 가져다가 어쩌지 하며 오늘을

살지 못하는 건 옳지 못해. 함께 모임 친구들과 종이를 잘게 잘게 찢어 불 속으로 던졌다.

불이 활활 타올랐다. 마음 때 끼었던 미적지근한 두려움이 까맣게 타서 사라져 버린다. 결정하지 않았던 어렸을 적 사건들도 던져버렸다. 눈물이 났다. 왜 이 것들을 붙잡고 스스로 괴롭혔나.


그리고 내가 지키고 싶은 것을 적은 종이는 가슴에 가져다 대고 가만히 호흡했다.

옴- 하고 길게 내뱉었다. 몸이 울린다. 아-오-움 다시금 네팔이 다시 내게 온다. 가슴팍의 직동을 느끼며

마음속으로 크게 외쳤다


" 나는 내 인생의 개척자다. I am the creator of my own destiny"

흐름대로 찬티를 하면 된다고 해서 '옴나마시바야'를 외쳤다. 말을 하면 몸이 진동을 한다. 그래

나는 소리를 만들어 내고 움직일 수 있는 사람.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존재야.




밤 11시가 되었다. 3시에 모인 우리들이 이렇게 공들여 자기를 위해 수련하다니

마루, 닉, 선샤인, 챠오에게 인사를 전하고 한 번씩 안아 마음을 전했다. 선샤인을 소개해준 오기님에게

보낼 영상편지도 찍었다. 마루가 노래 불러줘서 고맙다고 했다. 아까 내가 부르던 노래를 사람들이 따라 했었다.

챠오에게 다음 금요일 수업 들으러 가겠다고 하니 연락처와 페이스북 계정을 줬다.


"킴제이 정말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네요"

"아 정말요? 감사해요. 오늘 너무 좋았어요"


치앙마이에 얼마나 있을 건지 물었고 나는 네팔로 다시 돌아감을, 이전에 싱잉볼을 치앙마이에서 처음 접하고

네팔에서 배웠음을 다시 돌아가서 더 수련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어? 킴제이 제가 공원에서 요가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싱잉볼을 연주해 주면 어때요?"

"어디 공원이요?"

"농부악 공원이라고 매일 9시에 요가를 하는데 제가 거기 관리자거든요"

"아? 그렇지 않아도 친구가 제가 그 공원에서 뭔가 하면 좋다고 했는데.. 너무 좋죠!

해볼게요. 그런데 제가 싱잉볼을 빌려야 해요 안 가져와서.. 근데 빌릴 수 있을거 같아요"


옆에 있는 선샤인이 말했다.


"그럼 제가 요가를 하고 킴제이가 싱잉볼을 하면 어때요? 제가 싱잉볼 하나가 있는데 그거 가져올게요.

킴제이 사진 보내주시면 우리가 포스터 만들게요"




어제 꾸뚜와의 대화가 실체가 되었다. 어제 농부악 공원에서 싱잉볼 연주하라고 했는데

정말 다음주에 싱잉볼 명상을 진행하게 되었다. 챠오가 농부악 공원 프로그램 관리자라고 말하는 순간

영어를 어떻게 하나 싱잉볼은 어떻게 찾나하는 고민은 하나도 없었다.

바로 한다고 하고 마음에는 한다고 하면 방법은 찾아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진짜 태국에서 싱잉볼 명상을 한다. 주말에는 글로벌 노마드 워커들을 모아야지.

온갖 풀문의 기운이 나를 감싼다. 몸이 달나라로 뛰쳐 나가버릴 것 같다.

가슴에 손을 올려 깊게 외쳤거든. 나는 내 운명의 개척자라고.






작가의 이전글 원하는 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절대논리 2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