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홀리스틱 요가센터에서 싱잉볼 수업을 참여했다. 한 시간 수업이었는데 듣는 내내 네팔이 생각나서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끝나고 새해님과 계단을 내려가다가 센터 내에 작은 명상 용품을 파는 곳이 있어서 들어갔다. 입구 쪽에 한 여자분이 물건들을 보고 있길래 잠깐 멈춰 기다리다가 눈을 마주쳤다
….?
“ Kim….?”
“Oh my! I have met each other right? At the digital nomad brunch!”
2월에 만났었던 니콜이 여기 있다니! 우리는 브런치 모임에서 만나 여성 창업가 모임에서 같이 그림도 그렸다. 서로 옆자리에 앉아서 니콜이 하는 디지털노마드 사업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었다. 라틴 아메리카 여성들이 외부 여행도 많이 안 하고 사회 진출도 미국 같지 않아 프로그램을 니콜이 만들었다. 디지털 노마드가 되는 온라인 코스와 인도와 태국을 여행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에 디지털 노마드와 워케이션 관련 사업 기회가 생기면서 니콜을 생각했었는데 여기 지금 눈앞에 나타나다니!
새해님이 그렇지 않아도 한국인 대상이 아니라 글로벌로 해보면 어떻냐고 했다.
마니도 나에게 이제 사람들에게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다양한 레벨에서 물어볼 테니 책 출판과 집중된 타겟을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했다. 마케팅일을 하고 있으니 이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부분을 심도 있게 들여다 볼 시간이 없었는데 사실 재밌다. 그런데 하루에도 4-5명의 분들이 질문을 해올 때면 정말 돕고 싶지만 심리적, 시간적 부담으로 짐이 될 때가 있었다. 다 품어낼 수 없는 지식과 지혜들이 민망함이 된다. 다른 일과 여행을 위해 미뤄두어도 다시 체크하지 못할 때가 많다. 한 사람의 고민을 깊게 들여다보기 어렵다. 나와 당신들을 위한 장치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글로벌 대상으로 서비스와 콘텐츠를 만들어 보는 것. 못 할 일이 아니다.
마니가 팟캐스트 같이 녹음하자고 게스트 초대를 했을 때도 놀랐다가 2초 뒤 생각해 보니 못 할 일이 아니다. 치앙마이에서 영어로 강연도 했고 여기 커뮤니티 분들과 정말 빠른 속도로 가까워졌다. 다들 스쳐가고 여행에 바빠 모른 척하고 싶은 지친 외로움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결이 맞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서로의 상황을 마음 깊게 이해해서 그런 듯하다. 같이 싱잉볼과 요가 프로그램도 기획하게 되었다. 다양한 마음 다스림과 창업가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서 나의 가능성과 매력을 많이 보게 되었다.
어차피 나는 3년 뒤에는 영어로 미국에서 강연을 할 거다. 미국 무대에 올라서 어떤 이야기가 나에게 가장 편할지 지금 수많은 이야기 주머니들을 꿰어보고 등에 져보고 머리에도 써보고 있다.
21년 6월부터 노마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처음에는 내가 뭘 어디서부터 해야 하고 뭘 좋아할지 몰라서 고민하고 분석했다. 부딪혀 보면서 할 일들이 찾아 캐낼 수 있음을 배웠다. 자동화나 파이프 라인은 아 모르겠고 일단 몸과 마음으로 나서본다고 앞장섰다. 이제는 장치가 필요할 때다. 목이 말라 물길들을 찾아 나섰더니 샘물이 터졌다. 물이 없다면 곡괭이 질을 하면 된다는 걸 배웠다. 그랬더니 여기에도 파란 샘물이 저기에도 에메랄드 빛이 솟아온다. 지금까지는 오 나의 곡괭이 질에 힘들었던 마음과 몸을 달랬다면 이제는 더 똑똑하게 해야 할 시간이 온 거다. 새해님은 앞으로 가는 이는 발을 보지 못하고 저 멀리 대각선위의 산만 바라보고 걷는다고 했다.
목요일 치앙마이 홀리스틱 싱잉볼 세션에 새해님과 함께 갔었다. 가기 전 카페에서 만나 2시간 동안 서로 듣고 싶고 하고 싶었던 말들을 밀도 있게 나눴다. 각자 서로에게 듣고 싶은 이야기 목록까지 적어서 주워진 시간을 맘껏 썼다.
5년 뒤, 10년 뒤에 만날 귀인을 지금 만났다. 비행기를 타고 시간과 공간을 뚫고 갔더니 치앙마이에 새해님이 있었다. 서로의 댓글을 때로는 디엠을 주고받게 되었는데 만날 듯 못 만날 듯했는데 그녀가 이제 눈앞에 있다. 내가 앞으로 겪을 수 있는 사회적 고난과 비즈니스고민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알려주셨다. 처음에는 어려웠다.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싶은 것들에 좁은 마음그릇으로 순간 담아내지 못했다. 천천히 다시 한 번씩 설명을 들으며 마음이 다시 넓어진다.
진행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증빙과 계약서 이야기를 해주셨다. 서류 업무에 대해서는 피로도가 많아서 안 하고 싶었는데 아 맞다 맞아 그렇게 해야 해. 예전에 마케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현식님이 계약서의 중요함을 몇 번이고 말했다. 변호사 검토를 진행 중이다. 킴제이 계약서는 진짜 꼭 변호사랑 체크해라. 진짜 이것 때문에 나중에 관계도 파투 나고 돈도 날아간다라는 말을 하셨다. 회사일 할 때는 계약서를 진짜 칼날 같이 갈았으면서 개인사업으로 일을 차리 하려고 하니 계약서가 거추장스럽게 느껴졌다. 일단 가지고 있는 틀을 쓰고 상대도 일단 서류상 해서 보내는 거라고 대충 해도 된다는 식의 말에 책임을 모른 채 하고 싶었다. 그러다가 일이 터져서 진짜 마음부닥까지 다 쥐어텨져 피를 줄줄 흘렸다.
새해님이 지금 같은 이야기를 해주신다. 맞아. 진짜 일을 하다 보니 그 일의 줄다리기 끝에는 사람이 서있다. 혀끝에 칼 날을 쥐고 언제든 줄을 끊어낼 수 있고 목에다 들여밀 수도 있다.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또 거대한 파도가 느껴진다. 맞아 지금은 이제 이 물줄기들을 잘 담고 수로를 또 찾아낼 시스템이 필요하다. 지금 물줄기가 호수가 되었다고 신기하고 아름답다고 수영만 즐기다가 결국 지쳐서 빠질지도 몰라. 혼자 할 수 있을까 싶지만 못할 것도 없다. 21년에도 혼자서 어떻게 하냐며 쭈굴쭈굴해졌는데 되더라. 이번엔 시스템이니 멋진 인력들과 함께 하고 싶다.
마음의 토목공사와 계량기, 수로가 물 때 끼지 않고 저 멀리 글로벌로 가려면 똑똑한 서류의 머리가 필요하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봐야 할 시기다 지금은. 그런데 새해님이 이렇게 눈과 마음을 간파하고 줄줄줄 읽어내신다. 할 이야기에 비해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니 한마디 하면 눈을 깊게 쳐다보시고 그러면 이렇게 하면 되겠다 하면서 읊으신다. 놀라운 시간이다. 진짜 미래의 귀인을 시간을 뚫어 만나버렸다. 부족해서 까먹을 수 있겠지만 그때마다 새해님과 현식님의 이야기를 떠 올려야지. 불필요한 감정과 심리로 장애물을 만들고 싶지 않다. 특히 나는 더 예민하게 반응 할 수 있기에 건강한 전략으로 마음과 가족을 지켜내고 싶다. 힘찬 발걸음에 의미를 두고 싶지 일부러 늪으로 빠지는 길에 가고 싶지 않다.
새해님이 왜 글로벌로 하지 않냐 충분히 가진 재량이 있다고 했을 때 니콜을 생각했다. 그런데 요가센터에서 그녀를 만나버린게 아닌가? 시간들이 접히고접혀 신기한 인연들을 만난다. 마음을 따랐을 때 놀라운 시간들을 만난다. 지금의 호수를 만든 물줄기도 마음 내키는 대로 파냈기 때문이다. 지금 내 마음은 구조설립을 말한다. 그리고 혼자 절대 못하고 또 위험하다. 멋진 사람들과 협력하고 거래해서 튼튼하게 짜내고 싶다. 20대 재태크로 멋지게 자기 길을만들고 있는 시골쥐 사업가님, 그리고 이번엔 15년차 프리랜서 마케터 은지님(멍디님)과 함께 일을 해본다. 경험에 묻어난 사업가들의 뇌와 마음구조가 시간을 타고 내게 온다. 배움에 딱 좋은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