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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단하는 킴제이 Jan 14. 2022

나를 아는 것이 내 직업입니다.

2014년  겨울

“엄마 나는 이렇게 살면 내 모습을 사랑하지 않을 거야. 그럼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못 만날 거야. 그러니까 일단 나 사랑 좀 하러 터키야 가야 할 거 같아.”라고 (취하지 않고) 엄마한테 LG 전자를 퇴사하는 날 말했다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아요.


몇 개월을 제 눈치를 보던 아빠는 제 눈빛이 결정을 해버린 날. 길을 걷고 있는데 전화를 주셨어요


“정은아, 아빠는 사실 속상하다. 네가 그 회사에서 좀 더 편히 살 수 있지 않을까 왜 또 정은이가 그걸 모르고 떠난다고 하나 싶다. 하지만 딸아 이건 내가 너의 아빠니까 하는 생각이고 말이다. 속상한 건 나다. 너는 너를 따라야 한다. 네가 하고 싶은걸 지금 하는 게 맞는 거다.”



사랑한다고 말씀해 주시고 전화를 끊었는데 저는 가는 길을 멈춰 엉엉 울었습니다. 미안한 마음과 왜 난 이럴까. 터키로 떠나는 공항 가는 길, 엄마는 농협에 있다가 잡지 사진을 하나 찍어서 제게 보내주셨어요.


“우리 정은이가 길이 되어서 가는구나.” 



봄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2015년 터키, 여름

터키에서 제리랑 옥상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어요. 


“킴제이, 우리가 저 의자까지 걸어가면 우리가 움직였으니까 저 목적지에 우리가 있는 거잖아? 근데 물리학에서는 이런 이론이 있다. 내가 가만히 있고 의자가 움직여서 나에게 온다는 해석도 돼”

“진짜? 그럼 내가 터키에 온 거지만, 터키가 나에게 온 거잖아?”

“어 그렇지 그렇게 해석이 돼.”

“어? 그럼 모든 시간과 기회가 나에게 오는 거네? 신기하다!”


 

2021년 서울, 여름

한국을 떠나야만 하는 날이 왔는데, 아 그래도 지금 회사에서 일하면 편하게 일하면서 새로운 일을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버리더라고요? 아 내가 지금 남의 시간을 빌어서 살고 있구나.. 괴로운 걸 알면서도 다달이 오는 월급에 또 의미 부여를 하고 있었는데, 제리의 서류 문제로 결국 우리가 한국에 떠나야 하는 날. 


내 시간을 살고 있지 않으니까 가만히 있으니까 결국 이 테스트가 나에게 오는구나. 온전히 혼자서도 나를 하는 사람이 되라고 아 지금 미국 가라고 떠미는구나.


그래서 지금 저를 살아보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내가 가진 건 나뿐이니까 내가 누군지 공부하고 일해보고 있어요. 11월까지만 해도 일단 해본다는 생각으로 이래저래 일을 만들어서 돈은 많이 벌었는데 또 일에 파묻혀 예전 습관대로 살더라고요. 이제는 정말 나를 알고 싶다. 내가 잘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코칭도 받고 하고 싶은 일에 시간 투자를 하고 있어요. 



출판하기와 내 컨텐츠로 강의하기



앞으로 뭘 해야 하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지 몇 달 동안 저 멀리만 바라보고 일을 하다가 보니 지금의 저를 돌보지 않아서 아팠습니다. 근데요 중요한 건 앞으로가 아니라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고 내 마음이 어떤 지더라고요. 그걸 놓치고 고개 들어 저 멀리만 보니까 흐릿함에 불안해했었는데, 이제 글을 쓰고 지금을 기록하고 있으니까 생각이 오늘 든든하게 쌓여 묵직해져 마음이 붕 뜨지 않아요. 하고 있는 일을 스스로 인정하게 되고 칭찬도 하게 됩니다!


오늘도 2시간짜리 강의를 2번 했는데, 수강생분들의 후기를 읽고 내용도 정리하고 이렇게 블로그도 쓰려고 앉아 있어요. 지난주 글에 앞으로 강의를 해보겠다고 타깃도 설정하고 그랬는데 이번 주에는 강의를 2번이나 했고 내일도 2시간을 합니다. 기록들이 쌓여 또 오늘을 낳았다는 게 신기해요.



아 그리고 인스타 블로그를 통해 쪽지도 많이 받았어요

“누군가는 킴제이님이 하루하루해가는 기록을 보면서 영감을 많이 받는다는 걸 잊지 말아 주세요.”

“킴제이님의 글을 보며 위로받습니다. 저의 뮤즈에요.”


 

내 콘텐츠가 강의가 될까? 했던 의문이었지만 이번 주 강의 후기에서는 5점 만점이 아니라 500점 없나요라는 댓글이 있었어요.


꼭 또 와 주세요!! 어느 주제든 강사님과 이야기하면 즐거울 것 같습니다. 강사님에게서 나오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좋아요. 뭔가 '여러분들도 할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 당장같이 해 봐요!' 하시는 거 같아서 힘이 났어요.” 


 지금까지 이런 강의는 없었다. 느낌으로 강의가 유익했어요. 주변에 얻지 못하는 사소한 것들부터 시작해서 내가 좀만 더 노력한다면 확장해서 충분히 무언가를 행동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한 기초를 알려주시고 준비물을 알려주셔서 좋았습니다. 2022 열심히 살아볼게요”


 하기 잘했다는 생각에 모든 수강생분들이 적어주신 글들을 보며 졸린 하루에도 기록을 남기게 됩니다.


2022 , 오늘을 살고 하고 기록하는 날



제가 이 블로그에도 적어가고 싶은 건 이거예요


딱 1년만 프리 워커로 살아보자고 마음먹으면서 내 직업이 나인 사람. 오늘의 함을 기록하는 블로거가 되고 싶습니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제 글에 힘을 받는다는 분들의 이야기가 좋아서 또 제 글을 일주일 뒤에 읽어보고 흐뭇해할 저를 위해 적습니다.


디지털노마드, 프리 워커로 살며 항상 오늘을 나열하는 사람이 될게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분들에게도 저도 여기 있어요 같이해요 하고 응원해 주고 위로하고 저 멀리 미국에서 누군가 행복하게 힘차게 사는구나 구경하는 재미를 위해 무엇보다 저를 위해 쓰겠습니다.


오늘도 글을 쓰게 해주신 여러분들 그리고 나 자신, 킴제이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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