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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단하는 킴제이 Feb 02. 2022

엄마는 원하면 하라고 했지

엄마는 원하면 하라고 했다. 학원도 다니라는 말도 없으셨고 친구가 가는데 나도 가볼까 한다 하면 원하면 하라고 했다. 그만두고 싶다하면 그렇게 하라고 했다. 

미국에서 사고가 나서 재활훈련을 마치고 침대에 있을 때 한국에 그냥 가고 싶다고 하니까 그럴꺼면 그냥 오라고 했다. 나는 몹시나 그 말이 괴로워 붙잡을 것 없는 파도에서 그저 물살에 빰이나 맞고 울었다. 타일러 줬으면 하고 한 전화인데 그럴거면 그러라는 말에 무책임하다고까지 생각해 울컥 화를 쏟으며 잠들었다.



원하는걸 하라

하고싶을 해라
시간을 살고 나를 알아가는 미국에서 그 말이 이제서야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안다.

맞다. 백번 천번 맞다. 누구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말해줄 수 없다. 절대적으로 부모도 타인이다. 내가 원하는 하루는 무엇인지. 나만이 선택 할 수 있다. 


미국에서 온 전화에 엄마는 한국행이 아픈사람이 되는 선택이라 생각하고 그리 말했음을 나중에 알았다. 몇 달을 전전긍긍 고생하시다가 점집까지 가셨다고했다. 신나게 무대를 넓혀가다가 문득 뒤돌아 보니 눈물이 찬다. 저 멀리서 묵묵히 울타리 쳐주면서 바라보는 엄마 아빠, 보이지도 않게 저 멀리서 나만 보면서 오늘 하루도 안전히 잘 자라고 망치질을 하고 계신다. 엄마가 만들어 놓은 운동장에서 내가 달린다. 감사해요 엄마 덕분에 내가 정말 용기가 가득한 사람이 되어 오늘도 잘 지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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