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원하면 하라고 했다. 학원도 다니라는 말도 없으셨고 친구가 가는데 나도 가볼까 한다 하면 원하면 하라고 했다. 그만두고 싶다하면 그렇게 하라고 했다.
미국에서 사고가 나서 재활훈련을 마치고 침대에 있을 때 한국에 그냥 가고 싶다고 하니까 그럴꺼면 그냥 오라고 했다. 나는 몹시나 그 말이 괴로워 붙잡을 것 없는 파도에서 그저 물살에 빰이나 맞고 울었다. 타일러 줬으면 하고 한 전화인데 그럴거면 그러라는 말에 무책임하다고까지 생각해 울컥 화를 쏟으며 잠들었다.
원하는걸 하라
하고싶을 해라
시간을 살고 나를 알아가는 미국에서 그 말이 이제서야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안다.
맞다. 백번 천번 맞다. 누구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말해줄 수 없다. 절대적으로 부모도 타인이다. 내가 원하는 하루는 무엇인지. 나만이 선택 할 수 있다.
미국에서 온 전화에 엄마는 한국행이 아픈사람이 되는 선택이라 생각하고 그리 말했음을 나중에 알았다. 몇 달을 전전긍긍 고생하시다가 점집까지 가셨다고했다. 신나게 무대를 넓혀가다가 문득 뒤돌아 보니 눈물이 찬다. 저 멀리서 묵묵히 울타리 쳐주면서 바라보는 엄마 아빠, 보이지도 않게 저 멀리서 나만 보면서 오늘 하루도 안전히 잘 자라고 망치질을 하고 계신다. 엄마가 만들어 놓은 운동장에서 내가 달린다. 감사해요 엄마 덕분에 내가 정말 용기가 가득한 사람이 되어 오늘도 잘 지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