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단하는 킴제이 Jul 28. 2022

되고 싶은 사람 해보기

내가 고래니까 여기가 바다다

오늘은 나를 맘껏 응원하고 부둥켜 안아 우쭈쭈해주고 싶다. 3가지 나를 칭찬할 점. 킴제이 수고했어.




01

팟캐스트를 결국 오픈했다.


예피디님의 팟캐스트 수업을 4주 동안 들었다. 유튜브보다는 부담이 없을거 같아서 해봤는데 나만의 콘텐츠를 뾰족하게 깍는 것부터 녹음, 편집까지 쉽지 않았다. 생각보다 전문성을 요했는데 그래서 해내는 맛이 있었다. 이번주 수요일은 마지막 편집 수업을 듣고 절대적으로 하나씩 머리에 들어오지 않아 자고 나면 까먹을 것 같았다. 수업은 밤 10시 즈음 끝났고 12시에 녹음을 다시했다. 마이크 위치도 배웠고 소리 조율하는 것도 알았으니 말을 하는데, 아 이게 방법과 수단이 껴 들어가니까 계속 멈춰서서는 지웠다가 다시 녹음한다.


'때론 방법론을 모른 채 뛰어드는게 나아'


아무 기술을 모를 때는 조잘 거렸는데, 멈추는 키를 내 손으로 누를 수 있으니 앞으로 나가기가 어렵다. 30분을 서성이다가 또 밖에서 엄마가 들을까봐 민망해서 별별 이유로 새벽 2시까지는 해냈다. 배웠던 편집툴을 이렇게 저렇게 해보고서는 조금 손에 익을 찰나에 마무리 되더니 아침 5시 30분이었다. 영혼까지 짓눌렸지만 내 목표는 수요일 아침에 올리는 것. 끝까지 해내지 않으면 미뤄두고 안할 것 같아서 꾸역꾸역 했다.


그리곤 아침에 업로드 했다.

아 내목소리가 음악과 함께 나온다니. 초등학생 때 테이트홈에 종이 말아 넣고 테잎을 붙여서 거기에 녹음을 했다. 동생이랑 인사도 주고 받고 노래도 소개 하고 유승준 노래도 재생해주며 DJ놀이를 했는데, 이제 내가 여행하며 일했던 이야기를 마음에 담아 보낸다. 수요일까진 해낸다고 밤을 꼬박 새워낸 내가 독하고 귀엽다.

https://podbbang.page.link/JfRa5sTjKjKCt9D58


오디어리 1기 방에 공유했더니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다. 완벽보다는 일단 올리자고 올렸는데 내가 팟캐스터 호스트가 되버렸다. 그리고 우수 학습자를 발표해주셨는데 (오늘인줄 몰랐다) 내가 선정되서 30만원 가량의 고급 마이크도 받게된다. 했더니 되버렸다. 나 팟캐스트도 하고 고급 마이크도 생겼다! 호들갑이 심한 나는 칭찬받아 신나서 목요일에도 녹음할거지롱

https://instagram.com/audiary_kr?igshid=YmMyMTA2M2Y=



02

언젠가 나도 나만의 비지니스를 만드는 사람.


인스타에서 이햐 멋지다 하고만 봤던 진심언니가 오픈하는 컨퍼런스에 다녀왔다. 몇번 북토크도 참여하고 싶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았고 (한국 떠날 일정이었는데 못 떠났다.) 몇번 만나기로 했다가 일정이 맞지 않았다. 컨퍼런스에서는 진심언니가 새로쓴 두번째 책을 소개해주고 특강도 듣고 신청자에 한하여 자기 비지니스를 5분 동안 소개하는 시간도 주어졌다. 카페 채팅창에 바로 쳤지. 비지니스 소개 하고싶습니다!


...?

내가 비지니스를 소개한다고?


막상 적어는 뒀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내가 했던 일을 정리했다. 아 정리하면서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형태를 만들어 볼 수 있구나! 10개월 동안 미국에서 살고싶은 도시를 살아보며 만났던 데이빗의 이야기, 뭐라도 해야했던 시간에 미국 화장품 가게 들어가서 트렌드 살펴보고 글써서 돈 받았던, 온라인강의 노하우 프로그램을 오픈해서 특강과 코칭을 해본 것, 한인 이커머스에서 마케팅일을 해본 것 내 시간을 나열했다.


그리고 내 마음에 온전히 떠오르는 3가지를 적었다.

✔️ 한국에 있는 브랜드를 세상의 노마드와 함께 하는 프로젝트

✔️ 노마드들을 위한 일과 삶의 밸랜스 프로그램 기획

✔️ 노마드들의 마인드 케어를 위한 커뮤니티 운영


지금 강릉에 있는 브랜드를 해외 맞춤형 상품으로 기획하고 있고 호찌민과 중국 왕홍 에이전시분들과 제휴하여 해외 시장을 계속 알아보고 있다. 대구에 계시는 디자이너 분과 온라인으로 소통하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디지털 노마드로 살면서 어려운 점은 시간과 장소 분리가 되지 않아 운동을 소홀히 하고 내가 잘하고 있는데 어느만큼 달려온 레이스인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건데, 그 분들을 위해 칭찬모임도 만들고 요가 수업도 기획중이다. (오래 앉아 있는 우릴 위해 자세교정과 내가 코칭 받았던 문구들을 공유할거다.)


한국에서 지역살리기 운동 일환으로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지역구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내가 사업을 하고 있다. 내가 살고싶은 도시에서 살고 일해보겠다며 지냈던 시간이 빝바닥만 찰랑거릴 정도지만, 작은 잔에 고이 담긴다.

5분 발표하는 시간동안 진짜 유독 떨렸다. 스스로도 이 주제로 내가 비지니스를 말한다는게 가슴에 벅찼고 많은 사업가 분들 앞에서 '킴제이를 아는 것이 제 직업입니다. 제 비지니스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모르지만 지금 이 모든 과정을 만끽하려고 합니다' 라고 외치니 나는 사업가가 되었다. 처음 마케팅 강의 할 때 처럼 손이 바들바들 떨렸지만, 나는 되었다.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해버리니까 됐다.


컨퍼런스가 끝나고 많은 분들이 내게 와서 응원한다고 해주셨다. 너무 떨렸다고 하니까 제일 멋졌다며 엄청난 눈빛은 전해주셨다. 그저 예쁘다고도 해주셨고 구매대행을 하시는 분과는 이것저것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요즘 커뮤니티가 어떻게 운영되는지도 배웠다. 진심언니가 어깨동무로 나를 안아 주시더니 멋지지 않냐며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했다. 많은 사업가 분들이 어리다며 좋겠다며 칭찬을 부어주셨다.


손에 선물도 한가득 안아 돌아오는 길에 심장이 쿵쾅거려 내 걸음이 춤사위다. 일단 하겠다고 내 던져진 곳에서 박수를 받았다. 집에 오자마자 엄마에게 자랑을 했다. (무대 위에서 어머니 아버지께 자랑하고 싶으니 사진 좀 찍어달라고 했는데 인스타로 보내주셨다)




퇴사를 결심한 날 코엑스 1층에서 리지에게 어렵게 회사를 결국 떠난다고 말했다. 많은 팀원들이 킴제이가 떠나면 리지가 힘들어 할거라고 해서 미루고 미뤄서 이야기 했는데, 리지는 내게 제이는 큰 고래라서 큰 바다로 가라고 했다. 큰 바다를 찾아 떠나면서 깨달았다. 내 마음이 고래면 지금 이 모든 세상이 나의 바다지.


배까고 누워 이 바다를 휘젓는다.



지송이는 이런건 항상 언니가 생각난다면서 톡 하나를 보냈다.

"어떤 자질을 원한다면, 이미 그걸 갖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라"

나만의 라디오쇼를 녹음하고 밤에는 캐나다에 계시는 분들과 이커머스 미팅을 했다. 낮에는 사업가 발표도 하고. 내 인생의 파도가 춤추며 넘실거린다. 이게 뭘까. 기꺼이 몸을 맡겨 맘껏 즐기고 싶다. 마음을 참지 못해 숨에게 연락을 해서 한참을 우리는 누려야함을 대화했다. 두려움도 없다. 안되면 그것도 내 귀한 파도물결의 하나다. 잠을 푹 자지 못해 정신 끝자락을 미간으로 힘겹게 잡고 있는데 오늘의 기특함을 꼭 글로 새겨 내 눈으로 보고 싶다. 모든 경험이 나를 스쳐 지나갈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야지.





작가의 이전글 프랑스 남자의 키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