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단하는 킴제이 Apr 28. 2023

노마드 비지니스맨 '온드라' 인터뷰를 했어요

절망의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레퍼런스가 된다

태국에서 영어 강연을 마치고 온드라에게 고맙다고 연락을 했다.

오픈 마이크쇼는 온드라의 이야기와 함께 시작되었다.


"두려움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못하는 이들을 위한 자리입니다."


https://brunch.co.kr/@kimikimj/58


온드라는 어릴 때 키도 작고 공부를 잘하는 너드라 항상 친구들의 타겟이 되어 괴롭힘을 당했다고 했다. 어린 나이에 이렇게 지내면 안 되겠다 싶어서 구글에서 '행복하고 자신감 있게 사는 방법' '말 잘하는 방법' '친구 사귀는 방법' 검색을 했더란다. 도통 방법을 모르겠으니까 이렇게라도 유튜브 따라 해보고 친구도 하나씩 사귀어보는 게 가능해졌다. 하루는 길을 걷는데 마음에 다는 여학생이 있어서 또 구글에서 검색하고 연습해서 몇 번 서로 더 눈여겨보게 된 타이밍에 말을 건넸다.


"Hey!"

"Nope!"


"전 그냥 Hey 했을 뿐인데 바로 놉! 하더라고요. 아니 뭘 노라는건가? 뭐가 그렇게 단호한가? 아무 말도 못 하고 돌아섰는데 진짜 이상한 게 너무 기분이 좋고 흥분이 되는 거예요. 내가 도전을 했다니. 호감 있는 친구한테 가서 말을 걸었더니 반응이 왔다는 게 신기하고 신나서 소리를 질렀어요. 제가 진짜 이상하죠? 그런데 저는 제가 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웠어요."


체크에서 온 온드라는 하나씩 이겨내고 이제는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두려움으로 시작을 못 하는 사람들을 위한 마인드 코칭을 해주고 있다. 시작을 미루기 마련이라 계기를 만들어주고 환경을 만들면 된다는 생각으로 오픈 마이크쇼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22년 1월에 온드라가 시작하고 2월에 그가 떠나고 나서도 4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치앙마이의 대표 노마드 행사가 되었다.) 


온드라의 경험담 덕분에 나도 결국 내 순서에 도망가지 않고 사람들의 눈빛들을 마주 할 수 있었다.

며칠이 지나도 오래가는 설렘이 좋았고 온드라가 더 궁금해졌다.

"온드라. 다음 주 화요일이면 태국을 떠난다는 걸 아는데 혹시 시간이 되면 1시간 정도 인터뷰 할 수 있을까? 네가 여행을 하면서 사업을 하고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어"


"Alright. 일요일이면 시간이 되는데.. 내가 저녁에는 프리허그를 하러 가야 해"


"그럼 6시에 잠깐 만나서 이야기 나누면 어때?"


"Sounds Cool"


두려움은 생각으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 행동해야 한다고 하는 온드라 덕분에 나도 대뜸 그에게 인터뷰를 요청할 수 있었다. 몇 가지 질문을 미리 보내두고 코워킹 플레이스 정원에서 만났다. 어떤 형식으로 담아야 할지 몰라서 카메라를 켜고 4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 뭐 녹음된걸 글로 쓸 수도 있겠고 언젠가의 유튜브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40분 동안 우리는 물도 안 마시고 신명 나게 이야기를 나눴다. 깜깜해져서 어쩔 수 없이 마무리를 했는데 온드라에게 얻었던 핵심내용들을 정리해 본다.



HOW는 나에게 묻지 않고 남에게 묻는 게 더 빠르다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앞으로 어떻게 할지 방법을 찾곤 한다. 그럴 때 본인에게 묻지 말고 이미 해본 사람들, 잘하는 사람들에 에 묻는 게 빠르다. 스스로에게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되면 시작할 용기가 줄어들게 된다. 당연히 해본 적이 없으니까 아는 선에서 방법을 찾는 것도 세상이 좁아지는 거고 그럴 때는 경험가에 물어보면 된다. 이미 성공하고 실패해 본 사람들이니까 그들만의 방법이 이미 있다. 내게 맞는지 아닌지는 하면서 알면 된다. 그럼 시작점부터 다르다. 간단한 방법을 알기 위해서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지치지 않고 이미 어느 정도 기반이 있는 시작선을 가져가는 거다. 그들의 책을 본다거나 강의 영상도 언제든 쉽게 접할 수 있다. 생각이 많아지면 용기가 줄어든다. 호기심이 시작될 때 나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을 바로 찾아라.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시작이 된다


어렸을 때 친구들에게 놀림받고 어둡게 지내다가 이렇게 어른이 될 수 없다는 생각에 친구를 만드는 방법, 두려움을 이겨내는 방법들을 알아보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생각보다 자신처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자기가 해봤던 노하우들을 공유하기 시작했고 그게 1:1 상담이 되더니 이제는 비즈니스까지 되었다는 거다. 그래서 지금은 인스타에 모든 순간들을 녹화해서 바로바로 올린다. 무조건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조깅을 하고 바이크로 베트남 여행을 가고 줌 미팅 전에 떨리는 순간을 기록하고 업로드한다. 나의 기록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용기를 줄 수 있음을 믿는다.  다른 사람들의 도전의 순간들이 자기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기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할 수 있다는 설렘을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냥 시작해라


시작하고 싶지만 두려운 사람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냐는 질문에 그냥 하라고 했다. 다른 방법이 없다.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일단 해봐야지. 가만히 있는다고 변할 게 하나도 없다고 했다. 그래 맞지. 당연한 말을 온드라가 반짝이는 눈으로 말하니 힘이 담긴다. 본인에게도 사람들이 컨설팅 문의가 왔을 때 이게 내가 사업을 해도 되나 고민했다가 160만 원짜리 비즈니스 수업을 결제했다고 했다. 600만 원짜리 수업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의 경험과 노하우를 샀고 거기서부터의 시작점을 만들어 버리는 거다. 빠르게 수업을 들으며 바로바로 실행해 갔고 무료로 컨설팅을 해가며 피드백을 받았다고 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사업을 테스트로 함께 해볼 사람들을 찾는 다며 그룹을 모으기도 했다. 


지금은 1년간 전 세계를 여행하며 여행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고 싶다고 했다. Comport zone을 벗어나기 위해 자기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자신 또한 매번 도전하는 것. 온드라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얻은 건 마음이 빛나는 사람은 주변도 밝게 비춘다는 거다. 온드라의 말투와 눈빛과 에너지에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나도 해볼 수 있을 거 같고 해보고 싶다. 그리고 여행을 한다는 자체가 더 그의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만든다. 

22년 11월 엄마가 저녁을 먹다가 엄마가 해준 말이 있다. 결혼파티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너무 떨렸었다며 이 말을 했어야 멋있었는데 하고 활짝 웃었다

"정은아,  너만의 길을 걸어가라. 너의 그 행복함이 꽃이 되고 사람들은 그 꽃을 보면 그저 행복해진단다."


나도 그저 내 길을 신나고 행복하게 걸어가면 되지 않을까. 스스로 빛날 때 또 누군가에게는 작은 조명이 되어 위로가 되지 않을까. 온드라는 치앙마이에 있는 동안 5-6번을 밋업에서 마주쳤다 그때마다 반짝이는 눈으로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꿈도 꼭 말했다. 저렇게 말하고 다니니까 진짜 저렇게 사람이 되는구나 싶다. 인터뷰를 하는 코워킹 플레이스에서 카페도 문 닫고 시간을 쪼개서 만나준 온드라가 고마워서 프리허그 하러 가는 길에 야시장에서 내가 간단히 먹을 걸 사주겠다고 했다. 돼지고기 볶음이랑 코코넛 음료를 먹고 시간을 더 잡아먹는 건 미안해서 나도 일하러 가야 한다며 헤어지려는데 온드라가 팔짝팔짝 뛰면서 너무 떨린다는 거다.


"아니... 너 원래 이런 거 잘하는 사람 아니야?"

"킴제이! 아니야! 나 지금 너무 떨려! 아 그런데 잠깐만 심호흡하고 1.. 2.. 3! 오케이 해보자! 할 수 있다! 한다!"


하고 양손을 번쩍 들어 올려 FREE HUG라고 적힌 종이를 들어 올린다. 발을 총총거리며 입술을 꽉 깨물고 있는 온드라에게 7살 정도 된 꼬마가 와서 와락 안긴다. 오! 시작한 지 3분 만에 안겼어! 그러더니 지나가던 커플들이 다시 돌아보고 슬금슬금 오더니 안긴다. 뭐지? 뭐야? 이게 뭐지?! 프리허기 해보고 싶다고 도전하는 온드라에게 사람들이 모인다. 포웅으로 따스하게 서로를 위로해 주는 모습이 감동이다.

"온드라! 나도 해보고 싶어! 나 10분만 해볼까?!"


"와!!! 나는 너무 좋지!! 같이 하자!!!!"


-


그리고 우리는 엄청난 사건을 마주하게 되는..데..



작가의 이전글 태국에서 내가 강연을? 2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