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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단하는 킴제이 May 15. 2023

디지털 노마드 부부 3년차 이제야 깨달은 3가지



우리 여행하면서 살아보자. 우리가 갈 곳이 없다는건 어디는 갈 수 있다는 거니까 한번 살아보자. 어느 나라, 어떤 도시가 우리에게 맞는지 여행하면서 살자.
돈과 일이 우리를 도울 수 있게 살아보는게 어때?



제리가 아버지의 죽음에 무너지고 마음이 목메어가는걸 옆에서 볼 수 없었다. 같이 살자고 한국에서 지내면서 밤 10시가 되서야 만나고 일에 절어 사는게 당연할 수 없었다. 이게 결혼생활이고 아이가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묶여 살고 싶지 않았다.


21년 6월 한국을 떠나 미국, 발리, 태국, 네팔, 멕시코까지 벌써 3년차가 되어간다. 

1년만 여행하면서 살아보자고 했던게 벌써 3년이 되었다. 잠깐 한국에 들어가 사업도 진행하고 남편과 떨어져서 여행을 하기도 했다. 지금은 3개월 만에 만나서 뉴욕에서 지내다가 멕시코로 넘어왔다. 너무나 행복하다.

불안해 하며 떠난  노마드의 삶에서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고 행복을 일구어 간다.

제리는 여행 시작하고 10개월 뒤즘 되었을 때 회사에 취직을 했다. 원격으로 하는 일이었고 이력서를 냈던 곳중에 가장 가고 싶은 자동차 회사에 들어갔다. 유럽과 미국에 팀이 있어서 언젠가 유럽으로 갈 수 있게 한다는 재미난 목표를 세웠었는데 진짜 됐다. 회사의 원격근무 취지는 재택근무다. 하지만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집이 없고..제리의 전략대로 포퍼먼스를 보여주면서 해외에서 일할 기회를 꾸준히 만들어갔다. 나는 미국에서 지내면서 언어도 부족하고 비자도 없는데 무슨 일을 할 수 있나 고민하면서도 계속 친구들에게 포트폴리오를 보냈다. 인스타그램에서 사람들을 모아 강의도 하고 마케터 준비하는 분들 컨설팅도 해드렸다. 그러다 한인 이커머스 회사와 협업하게 되었고 자신감이 붙어서 사업하도 하고 온라인 강의도 이것저것 해보았다. 


오늘은 멕시코에서 일을 하며 살아본다. 제리는 오늘 수영 2300m를 했다고 신나한다. 좀있다 저녁에는 둘이 같이 살사 댄스도 갈거야. 오늘 이 순간, 지금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본다. 과거를 탓하고 미래를 걱정했던 내가 디지털 노마드 3년차가 되며 배운 것들. 


워케이션 가이드북! 책에 우리의 이야기도 실렸다!
1. 원하는건 이야기하면 된다.


심플하다. 재택근무 조건으로 계약한 회사가 제리가 태국, 발리 한국 그리고 멕시코에서 일할 수 있게 조율해준 이유는 원하는 걸 이야기 했기 때문이다. 제리는 입사 후 3개월 동안을 빠르게 회사 일을 파악했다. 그리고 지금 와이프와 미국에 오랫동안 있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해외에서 일을 하고싶다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다. 회사 팀장님이 오케이 해주셨고 정기적으로 제리는 지금 다른 시간대에 지내면서 일하는게 어떤지 피드백도 주고 받았다. 나중엔 회사에서 제리가 있는 나라 시간에대 맞춰 미팅 시간도 조율해주고 회사 매니저들도 우리처럼 일하고 싶다며 어떻게 하냐고 물어본다. 제리는 정말 진솔하고 솔직하다. 


그런 제리를 보면서 솔직함은 가장 큰 비지니스 실력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다.  원하는걸 말했는데 상대가 안된다고 했다면 어떻게 하면 그 조건을 맞출 수 있는지 물어보면 된다. 나도 풀타임 업무 제안이 들어왔을 때 눈 질끔 감고 지금은 모든 기회가 내게 오고 있기에 하나의 일만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근로계약이 필요하면 쓰지만 겸업을 하고 사업도 진행할거라고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그렇게 클라이언트 중 한 곳과는 근로계약을 유지하며 일을 하고 있다. 이전에 일로 만났던 분들에게도 톡으로 요즘은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도 정리해서 보냈다. 포폴도 보내고 나에 대한 기사나 콘텐츠가 나오면 틈틈히 보내드리면서 내가 필요하다 느끼는 프로젝트에는 언제든 연락달라고 했다. 유튜브 채널에 나가고 싶은 곳도 연락드렸고 만나고 싶은 분들에게도 메세지를 보내서 지금 내가 어떻게 해야 사업을 잘 할 수 있는지도 물었다. 워케이션 참여하고 싶어서 여기저기 연락했다가 MBC와 연결되서 집도 지원받고 제주도에서 다큐멘터리를 찍을 기회도 생겼었다.


거절 당해도 괜찮다. 내 존재가 거절 당한게 아니라 순간의 나의 아이디어와 상황이 서로 안맞았던 거니까. 그리고 거절 당하면서 쌓인 노하루가 성공활율을 높히는 한방이 된다고 절대적으로 믿는다. 한번에 오케이 되는 것도 이상해.


도전횟수 X 전환율 = 성공확율


처음부터 하고자 하는 일이 성공할 수 있는 전환율은 낮다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건 일단 도전해보는 것 도전 횟수라도 넓히면 성공환율에 조금은 가까워질 수 있다. 안된고 망하는 것들이 쌓이면 경력과 경험이 되서 나중엔 전환율도 오른다. 강의 하고 싶어서 100곳에 전화하면 1곳에서 받아줄까 말까였는데 코엑스 하나를 해보고 킨텍스 찾아가서 하고 싶다고 하면 받아준다. 그러니까 원하는걸 계속 하고 말하고 다니면 될 수 밖에 없어 안되고 결국 되는 길로 가는 과정이니까 더 좋다. 

떨렸지만 혼자서 치앙마이에서 노마드 모임도 나갔다. 같이 만난 유럽마케터와 프로젝트 시작!  영어 강의도 도전했다! 일단해 !해해해! 
2. 내 인생은 부모도 살아 줄 수 없다


회사를 다니면서 일이 막히면 업체탓을 했다. 일에 괴로워 회식 핑계로 술 한잔을 하며 상사 탓을 했다. 지금 여행을 가고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회사에서 돈을 벌어야하는게 아니냐는 망상을 가지며 원하는 일을 요리조리 피해다녔다. 다른 회사 도전 하고 싶다는 친구도 현실적으로는 디자인만 계속 했기 때문에 옮길 수 없다고 했다. 현실적으로라는 말 뒤로 우리는 잘도 숨는다. 현실적이라는 단어의 뜻도 모른 채 그저 이렇게 남들이 사니까 맞는 형태인 것이라고 착각하고 그것이 현실이며 진짜이며 그렇게 해야하는 의무라고 착각한다. 뭐가 현실인가? 내가 행복하고 잘살아야하는게 현재 일어냐야 할 일이 아닌가? 예전에 도전해봤는데 안되었다고 그때 팀장님 때문에 지금도 힘들다고 탓해야하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도 아닌데 머릿속 상상에 빠져서 도피할 때가 많다.전 남친때문에 사람을 믿을 수 없다고 피해자로 살기엔 우리는 너무 멋지고 귀여운 존재. 


20대에 대학교를 가고 취업준비를 하고 월 300을 받지 못해 괴로워한다. 결혼의 때를 놓치면 안되고 빨리 아이도 낳고 집도 구해야한다. 남들이 말하는 그 잣대에 맞춰살다가는 남이 죽을 때도 나도 죽는다. 

죽음을 목격하고 연구했던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상실수업' '죽음과 죽어감' 등 책에서는 죽음을 앞둔 이들이 무엇을 후회하는지에 대해서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고 싶은걸 할걸, 남들 눈치 보지 말걸. 더 사랑한다고 말할걸. 가족들이랑 더 좋은 시간을 보낼걸 후회한다고 했다. 


내 삶은 오롯이 내것이다 . 내가 감독인 영화이며 책이다. 남들 인생의 대리1. 차장 2 조연으로 묻혀가고 싶지 않다. 지나가는 행인이 놀라서 감탄한다 라고 적힌 한줄의 행인1이 될 순 없다. 그래서 뭐든 될 수 있다. 오늘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람이 되고 요가를 하면 나는 요가 수행자가 된다. 물론 이래도 될까 내가 할 수 있을까 걱정되고 멈칫하게 될 때도 많지만 그 생각을 벗어내는게 연습이다. 피아노를 꾸준히 치면 피아니스트가 바로 되진 않아도 한 달 한 달 나아지는걸 느낄 수 있듯이 내 인생도 연습할 수 있지않을까? 내가 원하는 과감한 삶은 아무렇지 않은 일상의 아이스크림처럼 먹고 행복해 할 수 있지 않을까? 


예전에 회사를 그만 둘 때 아빠가 전화가 오셨었다. 

"정은아 나는 지금 너의 선택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편하고 좋은 삶을 포기할까 이걸 포기하면 다른 것도 쉽게 그만두지 않을까 솔직히 걱정이다. 하지만 정은아 이건 내가 너의 아빠니까 걱정을 하는 것 뿐이다. 이거 내 생각이니까 정은아 너는 꼭 너가 원하는걸 해야한다. 너와 나는 다르니까"


내가 신명나도록 멋들어지게 행복하게 사는 것이 엄마아빠에게도 큰 자산이다. 부모님은 나를 이 세상에 낳아주었다는 것 사실 만으로도 축복의 의무를 다 한 것. 어떻게 살지는 나의 몫이다. 내 삶은 그 누구도 대신 써주고 살아주지 못해!  내가 오늘 행복하면 우주도 춤춘다.




직급이 나를 증명하진 않는다

막상 한국에서 회사를 그만두려고 하니 불안과 핑계가 스믈스믈 마음을 좀 먹었다. 그래도 팀장인데 이렇게 일하면 마케팅 강의도 하면서 대외적으로 경험을 더 넓힐 수 있지 않을까? 한국에서 한국말로 일해야 실력도 더 표출할거고... 2배 정도 더 벌면 마음이 더 편해지지 않을까? 회사 나가면 나를 찾아주는 사람이 있을까?


엄마가 그 회사 다니니까 너를 찾아주는거지 회사 나오면 너를 찾아주겠니 걱정을 하셨는데 그게 거머리가 되어 들러붙어 마음을 땅바닥으로 끌고 다녔다. 심지어 지금 내가 나가면 팀원들은 어쩌나 회사 매출은 어쩌지 남 걱정까지 해주었다. 시간 지나고 보니 정말 쓸데 없는 생각이었다. 회사의 이름과 직책으로 나를 증명하려고 했다. 월급 몇십만원 더 받는다고 누군가의 매니저가 되어 방향을 잡아주고 같이 고생하고 모든 짐을 어깨에 실었다. 괴롭고 몸에 두드러기가 났고 피부는 건조했다. 퇴근하고 나서 침대에 누워서도 남편에게 남걱정을 털어놓았다. 


명함에 적힌 그 타이틀을 마지막에 놓기 어려울지 몰랐다. 혼자서 시작한다는게 다시 처음부터 돌아가서 일해야하는 것 같아서 두려웠었다. 하지막 막상 해보니 그 망상과 고민은 나만이 쥐고 있는거지 놓아보니 별게 아니기도 했다. 다시 돌아가서 홀로서기 하는게 아니라 지금까지 누적된 경험을 다시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살펴보는 거다.

00회사 누구입니다. 라고 설명 할 수 없고 나를 이해 시킬 수 있는 단어를 찾기 어려웠지만 그만큼 나를 더 살펴보게 되었다. 마인드 코칭을 받고 지인 33명에게 킴제이를 보면 생각나는 형용사와 동사가 무엇인지 물어보며 키워드를 찾아갔다. 강점 코칭을 받으며 내세울 수 있는 강점 전략을 찾아보기도 했다.


태국에서 만났던 마케터의 자기소개가 인상깊었다

"저는 사람들이 고민이 있을 때 같이 브레인 스토밍을 잘 합니다. 호기심이 많아요"

재능이 명함이다! 직급과 직책으로 나를 표현하지 않고 내가 잘 하는 것 자체가 나다. 어색해서 그렇지 찾아보면 귀여운 재능이 얼마나 많은데! 나를 나타낼 위대한 회사나 프로젝트를 불안해 하며 찾는 것보다 남들에게 내가 어떤 칭찬을 받았는지 적어보고 인생에서 무기는 무엇인지 하나하나 적어보는게 더 행복하고 생산적인 짓이다.


직책이나 지식보다는 경험의 밀도가 높은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 여행하면서 일하며 매번 낯선 경험에 살아본다. 나를 알아가는게 직업!

직책! 직업의 책임은 스스로 칭찬하고 모든 상황에서 배우려고 집중한 것!


https://brunch.co.kr/@kimikimj/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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