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요가.

by 동대문 김사장

요가의 미덕은 과격하지 않아서, 중년에게 맞는 운동이다. 사교댄스나 골프도 좋지만, 파트너가 있어야 하고 시간이 많이 든다. 요가는 콤팩트하게 딱 일상에 필요할 정도의 근육을 발달시켜준다.


요가 시작한 이후로 마음의 평정을 찾았고, 가끔 딸아이가 신경을 긁어도 하나도 화가 나지 않는다. 그냥 바라볼 뿐이다. 우리 직원들 일하기 전에 이 운동을 하면 생산력이 향상되리라 상상했다. 우선 아내와 시작했다.


선생님은 부부가 함께 운동하는 모습이 부럽다며, 부부다운 동작을 준비해주셨다.마주 앉아서 서로 다리를 찢거나, 나란히 허리를 부여잡고 한 다리로 서는 자세, 특히 제삼자가 보는 앞에서 아내와 눈을 마주치라고 하니까, 무척이나 부끄러웠다. 선생님은 그 모습을 살짝 즐기는 것 같기도.


나는 아내가 크리스천으로서 인도의 다신교에서 비롯된 요가에 거부 반응이 있지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이제 그런 것을 따질 몸상태가 아닌지라 별로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운동을 거의 안한 몸일텐데, 마시멜로처럼 이리저리 굽혀지고 늘어지는 모습이 신기했다. 청년이 된 아들을 떠올리며, 잉태를 하는 여자의 몸이란 상상이상으로 유연성이 뛰어나다.


선생님은 아내의 몸상태를 진단해주셨고, 어깨가 말려들어가 있다고 했다. 아내는 깊이 수긍했다. 특히 그 나이때는 어깨와 목부분에 알수 없는 통증이 있다. 그건 일종의 신호다. 근육이 퇴화하면 행동반경이 좁아지고, 들어오는 정보가 적으면 생각도 협소해진다. 생각이 좁아지면, 성질 고약한 노인네가 된다. 나이들수록 더 많이 움직이고, 돌아다니고, 만나야 하는 이유다.


수업 끝에 명상을 하고자 눈을 감았다. 눈을 감자 오만가지 번뇌가 엄습해왔다. 선생님은 '두분 다 미간 펴세요'라고 한다. 그리고 아로마 오일로 어깨와 경추를 눌러주었다. 너무 시원해서 현실감각을 잃었다.


1층 편의점에서 두개 들이 바나나를 하나씩 나누어 먹고, 을지로 지하도를 따라 매장으로 걸어왔다. 요가는 함께 운동하기에 좋고, 함께 하기에 오래 할 수 있고, 동작에 부담이 없다. 아무리 좋은 운동도 오래 해야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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