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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은퇴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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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대문 김사장 Oct 12. 2022

모범 택시.

뒷좌석이 편해서, 이 차는 무슨 차에요 묻자, 그랜져. 


그 말을 씨앗으로, 기사 아저씨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퇴근 시간이라 차도 막혀서, 응수하며 적절히 질문도 했다. 


아저씨는 월남전에서 다리를 하나 잃었다. 언젠가 베트남에 여행가서, 베트남 군인을 보았을때 심장이 멎는것 같았다고 한다. 상사로 전역했고, 국가 유공자다. 연금이 많고, 택시는 취미인 셈이다. 생업이 아닌, 취미겸 택시는 조급하지 않고, 운전에 여유가 있었다. 30박31일 크루즈 여행을 아내와 다녀왔으며, 일본, 홍콩, 대만, 터키, 폴란드등 나라를 거쳤다고 했다. 


자식이 다섯인데, 십시일반해서 보내주었다. 아저씨는 땅이 120평 있었는데, 그 땅 위에 연립주택들 지었고, 한 채씩 자식에게 나누어주었다. 나머지 두채는 세를 주었고, 1층은 편의점이며, 와이프가 가게를 본다. 


아저씨의 수입원은 연금과 월세가 있으며, 아내의 편의점 수입이 있고, 택시 수입으로 모두 4중 구조다. 여기에 다른 개인 연금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분의 노후는 행복해 보였고, 남은 생의 기대감이 느껴졌다. 영정 사진을 미리 만들어 놓고, 죽는 날만 기다리는 양로원 할머니와 대조적이다. 


아저씨의 취미는 캠핑이다. 택시까지 모두 차가 세 대인데, 그중 한대는 캠핑차로서, 기분 내키는대로 몰고 나가서 내키는 대로 밥도 해먹고, 잠도 잔다. 소형 발전기를 실고 다니는데, 여름에는 에어콘이 빵빵하게 나온다고 한다. 


큰 아들이 초등학생일때, 아버지 학교 오지 마세요라고 했다. 걸을때마다 의족에서 소리가 났다고 한다. 요즘 의족은 탄소섬유 재질이라 가볍고, 소리도 물론 안난다. 달리기는 무리이지만 등산은 한다.


마포에 있는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은 코로나 이후 늘어난 관광객으로 활기가 있었다.아저씨는 덕분에 재미있게 왔다고 했고, 나는 택시값 20,000원을 냈다. 관광버스가 줄지어선 호텔앞. 


 (나만 빼고) 모두 잘 사는 것 같다.



*매일 책을 읽습니다. 냠냠.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74582/?ucode=L-UgSmWEX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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