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스리가는 위험하다.
고질병이 있다. '발목 불안정증'이다. 단순 발목 염좌 와는 달리 지속적으로 발목이 삐끗하는 증상이다. 군 시절로 돌아간다. 군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했을 즈음(상병 3호봉?) 한창 혈기 왕성하던 시절. 오후 과업으로 병영 축구를 했다. 그런데 경기 시작 5분도 되지 않아 내 왼쪽 발목은 아작이 나버린다. 어휴 역시 군대스리가는 거칠고 위험하다. 근무도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고 선임들 눈치 보면서 시계추처럼 사단 의무대만 왔다 갔다 했다. 역시나 해결은 안 되었고 급기야 지속적인 고통을 호소했다. 중대장님은 외출증을 끊어주며 민간병원에 다닐 수 있도록 조치를 해주었다. 지금 생각해도 고마운 분이다. 부대 앞 한의원에 다녔던 걸로 기억하는데 휴가도 아닌 때에 막사 밖으로 나오면서 묘한 해방감을 만끽했다. 가까스로 외출증을 얻었는데 어찌 치료만 받고 복귀할 수 있을까. 당시 김밥천국 이모가 끓여주는 라면 맛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꽤 짜릿한 추억이다.
벌써 10년도 지난 이야기다. 그렇지만 내 왼쪽 발목은 여전히 작은 돌멩이나 울퉁불퉁한 길을 무의식적으로 만나면 종종 돌아가버린다. 그럼 나는 그 근처에 앉을자리를 찾아 발목을 이리저리 돌려주며 진정시킨다. 그러다 보면 또 어느 정도 괜찮아진다. 일전에 용하다는 정형외과에서 진료도 받았다. 발목의 각도를 논하면서 다짜고짜 수술을 권하는 것이 아닌가. 일단 뭔가 칼을 대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꼈고, 당시에 오래 입원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수술을 잠정 보류했다.
지금도 걸으면서 속으로 되뇐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왼발' '왼발' 하면서 말이다. 흡사 군대 훈련병 시절이 떠오르긴 하지만. 그래야 의식적으로 왼발에 집중하게 되고, 스텝이 꼬이지 않아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나만의 방법이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이럴 수는 없기 때문에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 때문에 변칙적으로 움직이는 농구나 축구는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한다. 운동을 좋아함에도 말이다. 그래서 별로 움직임이 없는 족구를 선호한다. 큰 움직임 없이 약간의 발재간만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으니까.
나와 같은 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환우들이 꽤 많을 것이다. 고통은 고통을 느껴본 사람만이 온전히 공감할 수 있다 했던가. 발목이 내 발목을 잡지 않도록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해 해결책을 찾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