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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리 Dec 01. 2023

완벽하게 외로워졌을 때

2023년 12월 1일

 크게 다를 것 없는 일상 같아보이지만 스몰토크 주제가 바뀌었다. 한 해가 한달 남은 오늘이 작은 경종이 된다.


12만원짜리 공연을 봐도 재미가 하나도 없었다. 환호성을 지르는 사람들 틈에서 멍하니 서있었다. 다들 같이 모여서 봤다는데 어느 순간 혼자 남은 나는 공연이 끝난 뒤에 모두를 기다리게하는 얼뜨기였다.



출근길에는 외로워서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하다가 끊을 때 사랑한다고 말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엄마가 먼저 사랑한다고 말해줬다. 오늘은 내 얼굴이 제법 귀여워 보였다. 낮잠시간에 품에 파고들던 따듯하고 완벽한 생명들을 떠올린다. 지하철에 키 크고 쌍커풀없이 머리숱이 많아 보이는 훈훈한 남자에게 말 한마디 걸어보고 싶다. 여전히 나는 누군가를 좋아할 줄도 모르지만 아주 조금씩 나아가고



완벽하게 외로워서 안심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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