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9일
거리에 활엽수가 뒹굴고 나무는 팔다리가 따로 노는 몸치처럼 나뭇잎이 출렁인다. 고민이 생기면 걷는다. 차비가 아까워도 걷는다. 요거트아이스크림이나 닭발을 사 먹을 때는 망설이지 않고 돈을 쓰면서 자질구레하거나 필요한 순간 아끼게 된다. 라브리에 다녀온 후 검소한 생활을 하고 싶은 열망이 생긴 덕분에 배달을 덜 시킨다고… 합리화를 한다.
어린 시절부터 질문이 많았다. 파도는 왜 치는지. 알쏭달쏭 질문책에서 남극이 녹는다고 하던데 정말인지. 왜 우리 아빠는 누워있고 엄마는 하루종일 볼 수 없는 건지. 조광조는 옳은 사람인데 왜 죽어야만 했는지. 위인전에 여자는 신사임당뿐이라 여자가 할 수 있는 최고 직업이 현모양처인 줄 알던 시절까지는. 현모양처가 무슨 뜻인지도 몰랐는데. 질문이 많다는 건 호기심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가야 할 길을 물어볼 때는 도움이 필요하거나 책임지고 싶지 않아서였다. 입시생시절 붙은 학교 중 어디를 가야 할지 엄마에게 물었을 때처럼. 조언을 구할 수 있지만 스스로 서야 하는 때가 온다. 사람, 사회, 하나님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