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30일
길거리에 반팔반바지부터 패딩이 공존하는 계절, 가을이다. 에어팟 반쪽과 줄이어폰이 있던 시절에는 노래를 들을 때도 있었지만 아빠가 준 헤드셋만 남은 지금은 가볍게 뛰고 싶어서 휴대폰과 열쇠만 바람막이 주머니에 넣고 운동을 한다.
노래 없이 뛰면 거리를 보게 된다. 서울대 근처를 뛸 때면 움직이는 등산객 무리와 흔들리는 나뭇잎, 먹지는 않지만 구수하게 느껴지는 번데기 냄새까지 세상이 다채롭다.
노래를 듣는 몰입되는 기쁨은 없지만 시각과 후각이 만족스럽달까. 특히나 가을에만 볼 수 있는 아름다움이 좋다. 참기름 바른듯한 나뭇잎과 빨갛고 노란 가을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