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
혼자 커피빙수를 뽀개고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다가 급 만남을 가졌다. 일주일에 두어 번은 오는 공원이지만 매일 하늘이 다른 색이듯 이곳 풍경도 시시각각 변한다. 떨어지는 노란 은행잎, 바닥을 뒹구는 손바닥만 한 활엽수를 밟을 때 나는 건조한 소리. 숨을 들이쉴 때 들어오는 찬 바람까지. 함께 걸으며 감탄했다. 공원벤치에 앉아 디저트를 냠냠뇸뇸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었다. 김창옥 선생님 강연 속에서 잘 살고 있는 사람 특징 중 하나는 계절이 변하는 걸 깨닫고 유머가 있는 사람이라던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는 말과 우아해 보이는 까치는 사실은 익조가 아니라던지. 좋아하는 마음은 기질을 이길 거라는 어쩌구 저쩌구 말하다가 다음 목적지를 정하고 일어섰다.
날이 차다. 겨울이 오고 있다. 시베리아에서 온 찬 공기가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느낌이다. 아직 달릴 수 있는 날씨인데 괜히 움츠려든다. 겨울에 유산소 운동을 하면 효과가 더 좋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애써 체중을 유지하려는 사람처럼 단 음식을 많이 먹어 씁쓸한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