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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ric Kim Feb 21. 2020

낚시하지 마세요.

누가 알았나 이렇게 될 줄..

하지만 미워하지 말아 줬으면 좋겠다.

여러분이 별 내용이 없는 나의 글에 당황스러운 만큼 나도 지금 많이 당황스러우니까.




살면서 내 이름으로 된 ‘책’ 하나 만들어 보는 것이 수많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글을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서 그저 언젠가는 내 이야기를 담은 책을 한 권이라도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브런치를 시작하였다.

       

오늘 평소와 똑같이 유튜브를 보며 집에 오고 있는데 알람이 울렸다.


‘나는 오늘도 BMW로 출퇴근을 한다. 글의 조회수가 1000을 돌파했습니다!’


처음 보는 알람이었다.

평소 누군가 가끔 좋아요나 구독 알람을 눌러주면 알람이 떴기 때문에 별생각 없이 보던 영상에 집중했다.


‘나는 오늘도 BMW로 출퇴근을 한다. 글의 조회수가 5000을 돌파했습니다!’


‘이런 알람이 있었나..?’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만족을 위해서라지만 그래도 글이라는 게 재밌게는 읽힐 수 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가벼우며 재밌게 보이려 썼던 글이 갑자기 인기글에 올라간 것이었다.

정말 자기만족을 위해서 쓴 글이었고, 내 글이 인기글에 올라갈 것이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을 안 하였기 때문에 너무 당황스러웠다. 사실 너무 가볍게 쓴 글이 계속 노출된다는 부끄러움도 한몫했다.


그렇게 얼떨떨하며 있는데 알람이 하나 더 올라왔다.


‘xx님이 댓글을 남겼습니다.’


내용은 이러했다.


‘낚시하지 마쇼’


아, 내 글의 제목 때문에 이 사태가 벌어졌구나.

너무 부끄럽고 놀라서 그 댓글을 후다닥 삭제해 버렸다.

글도 삭제할까 하다가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그냥 놔두기로 하였다.


최근 읽었던 양원근(제임쓰양)의 ‘책 쓰기가 이렇게 쉬울 줄이야 ‘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책은 제목이 팔 할이다.’ ‘사람들이 궁금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런 말은 나도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넘겼었는데 의도치 않게 그런 제목을 내가 뽑았나 보다.     


오늘 의도하지 않았지만 나는 많은 사람들을 낚았다.

호기심을 일으킨 것 치고 내용이 없는 글이라 죄송하다.

하지만 미워하지 말아 줬으면 좋겠다.

여러분이 별 내용이 없는 나의 글에 당황스러운 만큼 나도 지금 많이 당황스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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