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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현 Feb 19. 2024

미래를 바꾸는 하드코어 리더십

[독서기록] 일론 머스크, 윌터 아이작슨


기본적으로 전기(傳記)를 읽지 않는 편이다. 누군가를 미화하기 위해 쓰여진 책만 같고, 그들의 성공 요인이 정답처럼 쓰여져 있어 오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화성에 가겠다는 미래를 그리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너무 궁금했다.


책을 읽고서야 알게됬지만, 일론 머스크를 '괴짜'라고 부르기엔 너무 겉핥기식이다. 그는 알고보니 숨쉬기 위한 작은 에너지까지 모든 걸 쏟아 부어 미래를 바꾸려는 사람이였다.


비정상적인 가정환경이 만든 괴물


어린 시절에 얻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그는 만족에 대한 혐오감을 갖게 되었다.
일론 머스크가 물려받은 유산과 혈통은 그의 뇌 배선과 어우러져 때때로 그를 냉담하게도, 충동적이게도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리스크에 대한 극도로 높은 수준의 내성으로 이어졌다.


책이 굉장히 두꺼운데, 유년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자칫 지루할 수 있지만, 일론 머스크의 기행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살퍄봐야만 한다.


이해할 수 없는 언행으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준 아버지, 부모의 이혼, 안정이라곤 눈꼽만치도 없는 유년 생활이 지금의 광기를 만들었다. 책에서 말하길, 화성에 가겠다는 의지는 단 한순간도 안정되지 못했던 그의 가정 환경을 화성에서나마 실현하고 싶은게 아닐까 싶다고 평한다.


이 글만 읽으면 가정환경이 나빠도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거라고 오해할 수 있다. 근데 책을 읽는 독자들은 정반대로 생각할 것이다. 불우한 가정환경은 자칫 이 사회를 파괴할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나아간다. 일론 머스크는 진짜 이 사회를 자기가 그리는대로 바꾸려고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워라밸을 경멸하는 경영자.


집투와 이후 모든 회사에서 그는 휴가도 없이 하루 종일, 그리고 종종 밤늦게까지 쉴새 없이 자신을 몰아붙였고, 다른 직원도 그런 식으로 일하기를 기대했다.
트위터에서 원격 근무는 더 이상 허용되지 않습니다. 내일부터 모든 직원은 주당 최소 40시간 이상 사무실에서 일해야 합니다.

워라밸이 없는 이유는 자기 '일'에 대한 영역 구분이 없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일론 머스크는 CEO, CTO를 하면서도 생산 공장에 가서 공정 하나 하나를 개입했다. 일론 머스크에게 모든 영역이 본인이 할 일이였고, 다 능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득한 사람이였다.


페이팔을 매각하며 억만장자에 오른 사람이 다시 사업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당연히 적합한 인물을 채용하고, 시장성있는 BM을 골라 적당히 위임하며 시도하지 않을까? 근데 일론머스크는 달랐다. 물론 돈이 있기에 로켓제작도 했겠지만, 그는 마치 돈이 하나도 없는 스타트업을 운영하듯 임했다. 그런 그에게 적당한 워라밸은 애당초 허락되지 않는 것이였다.


불가능한 타임라인 설정이 만든 광적인 긴박감


머스크는 딱히 그럴 필요가 없는 경우에도 비현실적인 일정을 고집했다. "광적인 긴박감이 우리의 운영 원칙입니다" 그는 반복해서 선언했다.
머스크에게 CEO에게 필요한 자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정말 다정한 것"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다. 그의 격언 중 하나는 경영자가 호감을 얻으려고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와 마찬가지로, 그 역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위업을 달성하도록 몰아붙이는 것이라면, 그것이 그들에게 불쾌감이나 위혐감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일론 머스크는 어떤 순간에도 압박과 긴장이 없다면 극도로 심한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이였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불가능한 일정을 요구하였고 결과물에 대해서도 타협하지 않았다.


불가능한 일정을 요구하면 보통은 인원을 더 뽑아달라고 이야기한다. 또는 다른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이며, 결과물은 장담 못한다는 답을 듣는다. 근데 일론 머스크는 다 자기 기준이다. 자신이 직접 미칠듯이 임했을 때 가능한 결과와 타임라인만을 염두한다.


정해진 일정에 결과를 내야 하는 중간 관리자는 인원의 불만이나 이탈을 각오하고 모두를 더 일하게 채찍질 해야한다. 아마 머스크의 관리자들은 머스크의 타협하지 않는 자세와 뚜렷한 비전을 믿고 기꺼이 임무에 임하지 않았을까 싶다.



책 내용이 너무 방대해서 어떤 내용을 써야할까 고심했다. 마음에 남았던 키워드를 기준으로 괴물, 올인, 긴박감이였다. 그가 이룬 부와 명성만 본다면 누구나 부러워하고 그를 동경할 게 분명하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 보이는 하드코어한 그의 삶을 알게 된다면, 부럽기보단 무섭고, 불쌍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The devil is in the detail)는 문제점이나 불가사의한 요소가 세부사항 속에 숨어있다는 의미의 속담이며 어떤 것이 대충 보면 쉬워 보이지만 제대로 해내려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위키백과


조직은 필연적으로 위임해야 운영할 수 있는데, 과연 디테일을 경영자만큼 집착하는 관리자가 있을까? 일론 머스크는 불가능하다고 답을 내리고 모든 걸 광적으로 만들어낸 사람이였다. 악마가 디테일에 있다는데, 다른 성공적인 기업은 어떻게 디테일을 유지해나갈까. 많은 고민거리를 안겨준 책 '일론 머스크'였다. 다소 길지만 지루함 없이 읽을 수 있기에, 일론 머스크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추천하고 싶은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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