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게도 감사하면 건강해진다.
몇 달 전 93살 되신 어머님 생신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저녁 식사를 했었다.
그 때 큰 누님이 갑자기 이런 제안을 하였다.
“오늘 저녁 식사비는 내가 쏜다?” 다른 가족들은 박수로 환호하였고 아내가 궁금한 지 “ 형님 뭐 좋은 일이 있으셨나 봐요?”라고 물었다.
정색을 한 누님은 손을 가로지면서
“아니야. 그냥 걸을 수 있다는 자체가 축복이고 감사하기 때문이야”
답변에 수긍이 안가는 지 “그래도 그렇지 분명 좋은 일이 계신 거죠, 말씀해 보세요?”라고 다그쳤다.
사실 나도 극구 부인하는 누님에게 뭔가가 좋은 일이 있었으리라 상상했었다.
생신이 끝내고 며칠 안 되어 어머니를 모시고 있던 동생에게서 급전이 왔다.
“형님 큰 일이 생겼어요. 어머니가 그만 넘어져서 숨이 차고 꼼짝을 못하셔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가셨어요.”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고령에다 약간의 치매기가 있던 어머니가 수술로 인해 더 이상 걷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보통 80이 넘은 분들의 경우 관절 수술을 성공적으로 하여도 재활의지가 없어 평생 누워 계시게 된다고 한다. 이런 사실이 현실로 다가왔다.
어머니의 가장 큰 걱정은 “소변 눌 때 어떻게 하느냐”로 점철된 것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감사하지 못했던 사소한 일들에 대한 후회가 몰아쳤다.
“아 걸을 수만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이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이었는가?”
나 역시 2주 전에 지방 강의하러 운전을 했었다.
늦게 출발하였기에 강의 시간에 늦을까 봐 2시간 넘게 쉬지 않고 똑같은 자세로 운전하였다. 강의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순간 허리에 무리가 왔는지 꼼짝할 수 없었다.
평소 바지를 입거나, 누웠다 일어서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던가?
막상 아프고 보니 걷는다는 것이 예사스런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실천이 아는 것보다 몇 백배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아플 때 허리 운동을 해야겠다는 의지도 며칠 지나면 풍선에 바람 빠지듯이 사라지는 것이 나만의 인생이라 할 수 있을까?
사진: 화타 동상
중국 한나라 말기 죽은 사람도 고친다는 명의 화타를 임금이 불러 어떻게 고치는 지 물어봤다.
화타가 황제에게 말하기를 “저의 의술은 두 형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저야 어쩌다가 죽어가는 환자를 고치다 보니 명의로 소문이 났습니다. 큰 형님은 병이 오기도 전에 고칩니다. 두 번째 형님은 병이 들어 중병으로 되기 전에 고칩니다.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는 형님들이 병이 오기 전에 중병이 되기 전에 고치기에 훌륭하게 보지 않을 뿐입니다.”
건강에 있어 정말 중요한 것은 ‘건강할 때 고친다.’ ‘큰 병이 되기 전에 사전에 고친다’. 는 금과옥조이다.
몇 년 전에 암으로 사망한 친구가 생각난다.
1년 380일 술 먹었고(해장술 포함) 골초인 친구에게 “ 건강조심해아지?” 라고 조언한 적이 있었다.
그 때 친구가 하는 말이 걸작이다. “친구야, 건강하니까 술 먹게 되는 것 아니겠어? 운명은 재천이라고 하는 데 때가 되면 술 담배를 끊겠지” 라고 너스레 떨던 친구가 덜컹 암에 걸려 고생한 것이다.
소식, 폭식, 건강식, 인스턴트, 미소, 걱정
이 모든 것들이 건강을 향해 내딛는 작은 발걸음이다.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혼자 웃는 거울이 없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건강을 마음과 머리에 다음과 같이 진한 연필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