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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혁 Sep 03. 2017

왕보다 더 행복한 사람

나의 일을 의미있고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

왕보다 더 행복한 사람 ‘난 바쁜 사람이야’

     

장난감 갖고 놀고 있는 손자에게 어쩌다 말을 붙이면  “난 바쁜 사람이야~” 라고 떠듬거리는 말을 한다. 어디서 이런 말을 배웠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추적해 본 결과 재밌는 사실을 깨달았다.

제 엄마는 동생을 늘 엎고 집안일을 한다.

손자가 “ 엄마 심심해 놀아줘요?”라고 때를 쓰면 습관적으로 하는 말이 “엄마 바빠! 나중에 놀아줄 게?” 가 말의 씨앗인 것이다.

     

사람들은 통상 바쁜 사람일수록 유능하고 돈 많이 버는 존재라고 인정한다.

앞만 보고 바쁘게 살면서 창의적 사고, 지혜로운 삶, 유연한 생각은 제쳐놓는다.

그 결과 기존 지배 계층이 짜놓은 성공의 환상과 출세의 프레임에 갇혀 허덕이게 된다.

 



자영업자들은 생존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먹고 살기 위해 바쁘게 주위를 살피고 일한다.

직장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새벽에 출근하여 가족들 모두 잠자는 시간에 도둑처럼 퇴근해야만 한다. 업무에 치이고 아내로부터 집안일 도와주지 않는다는 핀잔을 받으면서 말이다.

중고생들은 부모들의 ‘좋은 대학 입학’이란 한을 풀기 위한 대리전으로 자기 생각은 없고 하루 종일 학원과 공부에 매달린다.

대학생들은 스펙을 쌓고 등록금 마련하기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노인들은 조작된 콘텐츠와 종편방송에 눈을 박고 산다.

    

 


누구나 한 번쯤은

“금 수저로 태어났다면 이런 고생은 안 할 텐데”라는 탄식을 했을 뻔하다.

왕이 되고픈 적도 있었다.

 


    

                   사진: 왕의 남자 광해 영화 장면


왕, 국가에서 최고의 통치자, 국가를 다스리고 죽고 사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왕은 과연 행복하기만 했을까?

사극에서 보는 놀고먹으면서 주색잡기에만 능했을까? 답은  ‘그렇지 않다.’

     

왕의 생활은 상상하는 것처럼 사치와 편하고 재미있는 것이 아니다.

왕은 백성의 어른이자 가장 모범을 보여야 하는 공인이기에 사생활이 없다.

처리해야 하는 업무도 하루에 만 가지가 되어 왕의 집무를 만기(萬機)라고 부를 정도로 바빴다.

     

보통 왕의 하루 일과는 아침, 낮, 저녁, 밤의 네 단계(四時)로 구분된다.

아침에는 신료들로부터 정치를 듣고, 낮에는 왕을 찾아오는 방문객을 만나며, 저녁에는 조정의 일들을 검토하고, 밤에는 자신의 몸을 닦아야 했다.

     

왕의 기상시간은 해가 뜨기 전으로 일어나면 글을 읽고 왕대비에게 문안인사를 하고 자신도 아랫사람으로부터 문안인사를 접견한다.

해가 뜨면 학문토론과 정치토론을 위해 경연에 참석한다.

의정부의 세 정승과 육조의 판서 그리고 사간원까지 합석하는 정식 시무를 해야 한다.

정오가 되면 주강에 참여해서 학문을 익힌다.

그 후 다시 관료들을 만나 업무보고를 듣고 저녁 식사 후에는 늦도록 독서했었다.

     

[세종실록]에 의하면 세종은 재위 중 매일 새벽 3시 전후에 기상하였고 해가 뜨는 평명(平明)에는 조회를 받았다.

이어서 시사(視事), 윤대(輪對), 경연(經筵)을 수행하였는데 조금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세종의 하루 일과는 크게 보아 일출 후의 조회와 시사, 오전의 윤대, 오후의 경연 그리고 밤의 개인 일정으로 이루어졌다.

공식적으로 왕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인경 밤 10시쯤으로 통행금지를 알리기 위해 치는 28번의 종소리가 되어야 일과를 마칠 수 있었다. 이런 빡빡한 일정은 세종 개인만의 일과가 아니라 조선시대 왕의 일상적인 일과라고 한다.

이 정도라면 왕이 되지 못한 것이 다행이라고 본다.

     

왕도 부러워할 일과 삶 그리고 소명의 중요성을 알아본다.

     


소명이란 “어디로 가라는 또는 무엇을 하라는 명령, 요청, 초대”이다.

브라이언 & 라이언이 쓴 ‘나의 일을 의미 있게 만드는 방법’에서 소명의 개념을 정의한다.

“자기를 넘어선 어딘가에 원천을 두고 있는 추월적인 부름으로 경험되는 현상, 동기의 근본적인 기반으로서 타인을 고려하는 가치와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그 목적과 의미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치와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그 목적과 의미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특정한 인생의 역할을 수행하는 태도” 라는 것이다.

 

루터는 직업은 하나님이 부르셔서 직무를 명령하며 주신 일자리이다. 하나님이 각 개인에게 주신 일종의 positioning이다.  자기에게 맡겨진 직업엔 목적이 있기에 자기 생계를 위한 것뿐만 아니라 이웃을 먹여 살리고 직업을 통해 이웃과 사랑을 실천하기를 원했다.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소명의 첫 번째 요소는 부르는 자 즉 소명(calling)의 원천을 아는 것이다.

 여기에는 신념도 포함한다.


미국 성인 중 92%가 신이나 우주적인 존재를 믿는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소명이란 사회의 요구, 운명, 가족의 우산과 같은 다른 원천으로부터 오는 것‘으로 생각 한다.

     

두 번째 소명의 요소는 일과 인생에서 목적과 의미를 경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자신의 일로부터 인생의 의미를 경험하는 목적의식을 찾아내는 것이다.

     

세 번째 요소로 역사적으로 소명이란 “일이 다른 사람들의 웰빙과 전체적인 공통의 선을 지원해야 한다” 는 생각이다.

     

내용을 요약해 보자.

일의 소명을 갖는다는 것이 엄청나게 거창한 통찰이 아니다.

자신의 내부에 있는 숨겨져 있는 열정과 동기를 찾아내서 자신에게 완벽하게 맞는 일을 하는 즐거움에 빠지면 된다.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가진 직업을 얻을수록 의미를 경험하게 된다.

     

1. 자율성: 당신 자신의 아이디어를 시도해 본다.

2. 기술 시도: 당신이 아닌 다양한 기술을 사용하는 기회를 갖는다.

3.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 가시적으로 확인되면 더욱 효과적이다.

4. 사회 기여: 서비스가 사회에 얼마나 중요한 지를 인식한다.

5. 자기 일을 즐기고 가치 있게 여기는 동료 만남.

6. 당신의 비전을 분명히 전달할 수 있다.

7. 당신의 목적과 가치에 일치하는 조직의 미션이 있을 때

.

 


모든 사람들은 소명을 갖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기본적인 생계를 꾸려나가는 데에 정신없이 바쁜 사람들에게는 예외가 있을 수 있지만 어떤 분야든지 정직하고 합법적인 일이라면 소명을 발견할 기회를 찾았으면 한다.

     

돈에 맞춰 일하면 직업이고 돈을 넘어 일하면 소명이다.

직업은 일하면 돈을 받지만 정신이 고달프고, 소명으로 일하면 몸과 마음이 기쁘다.

남의 눈치로 보면서 일하면 노예이고 취미로 일하면 행복한 주인이다.

  

   


문제는 어떤 일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어진 일을 어떻게 하느냐이다.

지옥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바쁘게 일하면서 가까이 있는 사람을 미워하면 된다.

천국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즐겁게 일하면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면 된다.

일의 의미를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가 천국과 지옥을 만든다.


     

개인적으로 뒤돌아볼 때

은퇴를 한 후에도 책과 가족을 가깝게 하고 글쓰기를 즐기다 보니 '내 생애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행복의 기준이 외부로부터가 아닌 자신에게서 나온다.

독자 여러분들도 더 이상 왕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금수저로 태어나지 못한 것에 아쉬워 할 필요가 없습니다.

   " 먹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살기 위해 일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정말로 일을 즐긴다면

자신이 수행한 일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는다면

삶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온전하고 성숙한 일을 실천한다면 

진정한 주인공이십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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