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이래 국민소득 향상, 의학발달, 보건위생의 개선 등으로 평균수명이 연장되면서 노인인구가 크게 증가하였다. 1960년 52.4세였던 평균수명은 1988년에는 66.1세에 이르렀고, 오늘날은 82.7세가 되어 100세 시대를 열었다.
조선시대 왕의 평균수명 46.1세에 비하면 엄청 늘어난 것이다.
이와 같은 노인인구의 증가 외에도 도시의 핵가족화(核家族化), 익명성(匿名性) 및 실업(失業), 신체적 학대 등으로 노인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한 때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별칭을 받았던 우리나라도 이제는 더 이상 동방예의지국이 아닌가 보다. 노인들에 대해 ‘틀딱(틀니 딱딱 거리는 노인들)’, ‘노인충(노인+벌레)’라는 노인비하가 인터넷상에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 노인과 젊은 세대 간의 대화는 점점 더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세대갈등’의 골은 점점 더 깊어진다.
노년의 문제는 모든 시대의 공통된 문제다.
로마의 정치가이자 철학자인 키케로는 62세의 나이에 <노년에 관하여>라는 짧은 수필을 썼다.
84세의 정치가 카토가 삼십대 중반의 두 청년 라일리우스와 소스키피오와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키케로는 카토의 입을 빌어 왜 노년이 불행하게 보이는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첫째, 노년에는 일을 할 수 없게 되고
둘째, 육체가 점점 더 약해지고
셋째, 거의 모든 쾌락을 빼앗기고
넷째, 죽음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그러나 키케로는 네 가지 불행요인을 하나씩 반박한다.
첫째, 노년에는 청년과 같이 힘쓰는 일을 할 수 없지만 정신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큰일은 육체의 힘이나 재빠름이나 기민함이 아니라, 사려 깊음과 영향력과 판단력에 의해 행해지며 노년이 더 잘할 수 있다.
둘째, 노년에는 육체는 약해지지만 정신은 더욱 원숙해지니 불행해지지 않으며
셋째, 노년에는 육체의 쾌락은 사라지지만 욕망으로부터 해방되어 평화로운 상태가 된다. 연구나 배움의 의지만 있다면 어떠한 쾌락도 정신적인 쾌락보다 더 클 수가 없다.
넷째, 죽음에 관하여 키케로는 내세(來世)를 인정하고 세상에서 덕스럽게 살았다면 죽는 날은 두려움이 아니라, 정화된 영혼이 하늘로 되돌아 갈 수 있는 영광의 날이라고 한다.
노년은 가증스러운 특정 시기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 자신 속에 고결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한 방법이 있느냐 없느냐의 존재의 문제다.
까다롭지도 않고 친절하면서도 자제력이 있는 노인들은 노년을 수월하게 보내지만 거만하고 무례한 노인들은 스스로 어렵게 보낸다고 말한다.
과연 어떻게 늙는 것이 바람직 한 것인가? 에 대해 키케로는 말한다.
"노년에는 스스로 싸우고, 권리를 지키며, 누구든 의지하려 하지 않고, 마지막 숨을 거두기까지 스스로를 통제하려 할 때만 존중받을 것이다."
플라톤의 <국가론> 첫머리에서 소크라테스가 늙은 케팔로스를 만나서 늙는 것이 어떤 것인지 묻는다.
“노년은 인생에서 힘든 시기입니까, 아니면 그렇지 않습니까?”
케팔로스가 이렇게 대답한다.
“어떤 노인들은 가족들이 자신의 나이에 대해 존경심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며 노년이 초래하는 불행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오. 그러나 소크라테스여, 내 견해로는 그들의 불평은 번지수를 잘못 찾고 있다오. 만약 노령에 책임이 있다면 내 경험도 그들과 똑같고, 그래서 다른 모든 노인과 똑같을 것이오. 그러나 이 모든 것에서, 그리고 가족들이 그들에게 보여주는 존경의 결핍에서 책임을 물을 것은 단 한 가지뿐이오. 그건 그들의 노령이 아니라 그들의 성격이라오. 왜냐하면 분별력이 있고 좋은 성격이라면, 노년은 견뎌내기 쉽기 때문이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노년뿐 아니라 청춘도 고생보따리라오.”
과거에 늙어간다는 사실만으로 존중받는 시기는 지났다. 노인들의 성품과 행동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노인이 품위 있고 존경받기 위해서는 다음의 지혜를 갖추어야 한다.
첫째, 건강이다.
건강의 기본은 ‘삼쾌(三快)-쾌식, 쾌변, 쾌면’이다. 이는 튼튼한 체력에서 비롯되므로 건강을 챙겨야 한다. 소식하되 잘 씹어 먹어야 하고, 고른 영양섭취를 위해 편식은 금물이다. 식사 시간을 조절해 생활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둘째, 운동의 습관화다.
‘죽기 싫거든 걸어라’는 말이 있다. 일주일에 3일 30분씩 걷자. 정기적인 검진도 받아 노환을 예방한다.
셋째, 노인으로서의 매너다.
중요한 가정사에 적극 참여해 의견을 제시하되 자녀들의 의견을 존중한다, 입은 닫고 지갑은 연다. 불청객인 치매와 건망증을 예방하기 위해 독서하고 메모하는 습관을 기르자. 용의 단정은 필수다.
넷째, 노욕(老慾)은 버린다.
과거사를 되풀이 하지 말고 자기 잣대로 생각하는 아집은 버린다. 유아독존 사고에서 벗어날 때 심신이 편하고 인격적으로 존경을 받게 된다.
다섯째, 재물에 연연치 말고 진정한 사랑을 베푸는 삶을 솔선수범한다.
그밖에 성욕도 조절하고 자녀들과 공감과 대화, 너그러운 마음, 배려 등을 갖춰야 한다. 어른으로서 사는 것이 결코 녹녹치 않다.
노인이 아닌 어르신으로 살기
하늘을 날고 바다를 가르는 것만이 기적이 아니다.
자신을 통제하고 다른 이를 칭찬하고 세상을 향해 희망을 노래하는 것이 평범하지만 최선의 기적이다.
나이가 들면서 노인이 아닌 어르신이 되자.
노인이란 단지 늙은 사람, 대가없이 받기만 좋아하는 사람, 게으른 사람의 대명사라면 어르신은 존경받는 사람, 베풀기를 좋아하는 사람, 부지런한 사람의 애칭이다.
노인은 날이 갈수록 후패해지지만 어르신은 골동품과 같아 세월이 지날수록 값이 더 나간다.
노력하지 않은 사람은 날이 갈수록 후패해지는 것을 실감 하지만 생명과 영혼을 믿는 자의 속사람은 더욱 새로워짐을 느낀다.
보이지 것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
겉으로 알 수 없는 불행을 이겨내고도 남을 만큼의 축복을 발견하는 것, 보이지 않는 진리, 사랑, 화평 등의 옷을 입는다.
병마가 오더라도 원망하는 대신 용납과 수용하고, 사랑해주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기적이다.
외모나 명예, 사회적 지위 등에 붙잡혀 사는 것은 썩은 동아줄로 인명 구조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