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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이트 Nov 28. 2016

내 삶을 바꾸는 좋은 습관

1. 끄적대기, 기록하기, 쓰기


일기는 중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쓰고 있고 첫사랑과는 십여 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았으며 딴 남자와 결혼하고부터는 가계부를 썼다. 자투리 돈을 모아 종잣돈 만드는 일도 가계부를 쓰면서 더욱 재미를 들일 수 있었다. 책장에 차곡차곡 쌓이던 가계부는 마침내 집을 지을 수 있을 만큼 돈을 모아주었다. 이제 여윳돈이 없는 신세지만 공사금액을 정산하고 나니 오백만 원 정도가 남아서 남편에게 수고비 명목으로 보내주었다. 감격에 찬 남편으로부터 고맙다며 절절매는 인사를 받았다. 요즘 돈이 부쩍 궁한 남편이다 보니 돈 오백에 사랑한다는 말을 세 번이나 했다.




2. 책 읽기


작년 가을부터 집 근처에 있는 도서관에 책을 본격적으로 빌려 읽기 시작했는데 나의 누적 대출 조회를 보니 74권이었다. 일 년에 백 권을 미처 다 못 읽었지만 책 읽기는 내 삶에 유용한 팁을 주기도 했다.

새 집에 들어갈 식탁을 사러 한샘과 까사미아 같은 가구점을 둘러보았지만 내 마음에 드는 것은 수백 만원을 하고 예산에 맞는 건 부실해 보였다. 그러다가 문득 목수가 쓴 책을 읽은 생각이 났다. 나뭇결을 어루만지며 목수가 직접 대패질하고 오일스테인을 발라 만 식탁을 갖고 싶다는 확신이 들었다. 마침 집 근처에 공방이 있는 걸 눈여겨보았기에 목수를 만나고 상담을 한 뒤 예산에 맞는 식탁과 벤치를 맞춤 주문할 수 있었다.  




3. 음악회 가기


남편의 동료 부부와 얼마 전 이문세 콘서트에 다녀왔다. 내가 대학에 갓 입학했을 때가 이문세의 신곡이 대대적인 판매량을 기록했을 때라 귀에 젖도록 들었던 노래들을 이제는 이문세와 같이 늙어가는 신세로 현장에서 직접 들으니 불확실한 미래에 떨던 청춘 시절이 떠올라 방방 뛰는 노래를 부르면서도 자꾸만 눈을 지그시 감고 이십 대의 나로 돌아가려고만 했다. 패션감각이 좋은 남편 동료의 부인을 의식해서 구두를 신었지만 평소에 신던 운동화였더라면 제대로 기분을 내었을 텐데 아쉬운 공연이었다. 공연이라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즐기는데 무대 위에서 열정적인 공연을 하는 음악가들을 보면 내 속의 감수성과 열정도 함께 깨어나는 것 같아 삶의 영감을 얻고 싶을 때 나는 음악회에 가는 걸 좋아한다.  




4. 정리 정돈하기


브런치에서 읽은 미니멀리즘 글 중에서 주마 수거업체를 소개한 글을 보고 집에 있던 옷과 책을 정리해서 12900원을 받았다. 옷을 커다란 자루로 세 개와 오십 권짜리 전집, 컴퓨터 본체와 여행가방 두 개를 버렸는데 정리하느라 이틀 동안 수고한 보람곤 액수가 너무 적어서 실망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정기적으로 집을 뒤져서 옷과 잡동사니를 버리고 정리하는 편이다. 가구 위치를 자주 바꾸고 묵은 먼지를 닦아내기도 한다. 마룻바닥에 흠집을 내는 불상사가 생기긴 하지만 이사를 하지 않고도 산뜻한 기분을 내고 싶다면 '몽땅 버려 주마'에 신청하면 된다.




 <내 삶을 망치는 나쁜 습관>도 아울러 고백한다.


1. NO라고 거절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습관


2. 쉽게 흥분하는 다혈질에 남의 일에 간섭하는 오지랖


3. 분위기에 휩쓸리는 못 말리는 기분파


4. 미루다가 일을 몰아서 해서 결국 몸져눕는 버릇




나이가 들수록 점점 말수가 많아지는 습관도 정말 경계해야 한다. 주제가 의식주나 가족에 한정되는 대화는 듣는 사 금방 싫증 나게 만드는 일이니 아무리 입담이 좋고 재미있는 사람이라도 계속되는 남편 험담과 자식 자랑, 자잘한 살림 얘기는 정말 듣다가 지친다. 말이 지나치게 많은 사람은 남녀 불문하고 피곤하다. 하지만 내가 안 그런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으니 이것이 문제




내가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나 자신뿐이다. 나 자신을 바꿀 때 세상은 변한다. 세상은 내 안에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그 자체가 중요다. 그 순간에 자신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들어 있다는 신뢰를 갖기만 하면 된다. 그 일이 여러분이 원하지 않는 것이었더라도 거기엔 여러분에게 필요한 것이 언제나, 항상 들어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사는 집>  - 사라 수산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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