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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 Ji Youn Apr 05. 2019

나 자신도 모르면서 평균을 탓하다니

먼저 준비가 되어 있으면 좋겠다

일기 쓰기를 통해 매일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그 어느 때보다 점점 커지고 있는 요즘이다. 이런 상황에서 <평균의 종말>을 읽게 된 것은 ‘나를 알아가는 것’에 대해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된 감사한 기회였다. 이미 한 번 <평균의 종말>을 읽고 서평을 올린 적이 있다. ( 지금이라도 다행이다 ) 독서모임의 첫 번째 선정 책이었기에, 토론 모임 전까지 서평 업데이트가 의무였기 때문이다. 서평을 쓰며 나름대로 한 번 생각을 정리한 상태였지만, 난생처음 참석한 독서모임을 통해 이런저런 의견들이 오가는 과정 속에서 문득 든 생각에 이런 말을 꺼냈다. 


“막상 나 자신을 평가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누군가를 평가하려고 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그 방법을 몰라 방황하다가 기대게 된 것이 평균은 아닌지. 그래서 평균에 집착하게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생각을 다시 하고 싶어 졌다.


평소 지금까지 획일적인 교육을 받았음에 억울한 마음을 품고 있었고, 게다가 아이 역시 획일적인 교육 시스템에 노출될 것이 분명하다는 확신에 대안을 찾느라 분주한 마음이었다. 문제의 ‘획일적 시스템’은 평균을 기준으로 우열과 열등을 나눈다. 안 그래도 평균에 대해 악감정이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평균의 단점을 논리적으로 알게 되었으니, 평균을 제대로 혼내주고 싶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모두가 개개인성의 중요함을 진지하게 인식하게 되었고, 개개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가 당장 내일부터 펼쳐진다고 가정해 보자. 새로운 세계라는 문의 손잡이를 잡았고, 이제 힘을 주어 밀기만 하면 된다. 그 문이 열렸을 때, 모두가 아니 대부분이 아니 몇 명이나 자신 있게 개개인성을 발휘할 수 있을까?


우리 모두가, 자신을 잘 알고 있고 자신이 잘하는 나만의 특징을 알고 있는데, 평균이라는 기준에 맞추다 보니 그 재능을 살리지 못해서 억울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물론 이러한 케이스가 이미 너무 많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이들을 진심으로 도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사회적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적극적으로’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그렇지 않은 케이스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은 아닌가 싶었다. 변화의 시대가 눈 앞에 펼쳐진다 하더라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기 때문은 아닌가 싶었다. 


지금 이 평균의 사회가 문제점을 많이 안고 있으니 개개인성의 사회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개개인성의 사회가 왔을 때 신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평소 나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내 개개인성을 내가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나를 들여다볼 시간을 하루 중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지 돌아보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평균의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전혀 이견이 없다. 대신, 준비가 된 상태에서 변화의 분위기에 동참했으면 좋겠다. 나 자신도 모르면서 평균을 탓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나부터 평균을 그만 탓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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