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조흐 Dec 28. 2019

행동하려면 일단 예약부터 하라

머리 자르는 것을 미루다 드디어 미용실에 가다

머리가 많이 길어서 미용실에 가야 할 때가 되었다. 마음속으로는 "얼른 잘라야지.", "오늘 자를까?"라고 되뇌었지만 막상 행동하지는 않았다. 이것저것 할 일도 많았고 행동하려는 의지가 없었다. 그렇게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과거에도 이런 적이 있었다. 머리를 잘라야지 하면서도 막상 하루를 보내다 보면 기억 속에서 잊혔다. 하루가 너무 빠르게 흘러갔기에 머리자를 시간을 내기 쉽지 않았다. 이번에도 그랬다. 그래서 오늘은 미용실에 바로 전화를 걸었다. 토요일이고 주말이기도 해서 당일에 자를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지만 그래도 전화를 했다. 점심 즈음에 전화를 하니 저녁 6시 이후에 가능하다고 했다. 그 시간대에는 약속이 있었기에 조금 더 빠르게 자를 수는 없는지 여쭤봤다.


그랬더니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시더니 오후 3시 30분에 가능하다고 하셔서 바로 승낙했다. 일단 미용실을 예약하니 거기에 맞춰서 행동하기 시작했다. 우선 나갈 준비를 하려고 머리를 감기도 하고, 씻은 뒤에 주섬주섬 옷을 입었다. 점심을 아직 먹지 않아서 밥을 먼저 먹으려 했다. 그랬는데 갑자기 전화가 와서 오후 2시에 예약 손님이 취소를 했다면서 잠시 후 바로 올 수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 아닌가? 전화가 온 시간은 오후 1시 34분 정도. 미용실은 집 근처에 있었기에 좋은 기회를 바로 낚아챘다.


이미 외출할 준비는 되어있었기에 간단하게 아몬드 초코를 먹고 집 환기를 시킨 뒤 미용실로 향했다. 그렇게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잘랐다.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앞머리가 눈을 찌르지도 않았으며 머리가 가벼워져서 기분이 좋았다. 깔끔해 보이기도 하고. 오늘도 미용실에 미리 예약 전화를 안 했으면 머리를 잘라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렸거나 내일 잘라야지 하고 미루었을 것이다.


행동하려면 일단 예약부터 하라. 머리를 자르기 위해서는 미용실에 예약부터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 머리를 잘라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수도 있으며, 귀차니즘이 발동하여 집안에서 뒹굴거리다가 내일로 미룰지도 모른다.


예약은 행동을 부른다. 미리 잡은 일정이 있으면 거기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혹시라도 위와 같은 사례처럼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잘라야 하지만 계속 미루고 있다면 일단 예약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일단 예약하면 발길은 미용실로 향하게 될 것이다. 일상 속 미룸과 게으름의 사투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꼰대는 꼰대인걸 모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