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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Dec 30. 2019

밥은 식었지만 기분은 좋았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에 담긴 의미(feat.배민 라이더)

점심을 먹으려고 배달 음식을 주문했다. 오늘은 또 뭘 먹을까 하다가 돼지고기 야채 비빔밥을 먹기로 했다. 평소에는 돼지불고기 가정식 백반을 주문해서 먹는 가게였는데 오늘은 조금 다른 메뉴를 먹고 싶었기에 비빔밥을 선택했다. 주문을 하니 약 42분 정도 뒤에 도착할 예정이라는 배달의 민족 알림톡이 왔다. 알림톡을 받은 뒤에 이것저것 집 정리도 하고 할 일을 했다.


잠시 후 "(픽업 완료) 고객님이 주문하신 배달이 시작되었습니다. 약 20분 후 도착할 예정이니 잠시만 기다려주세요."라는 알림톡이 도착했다. 요즘은 음식을 주문 후에 픽업이 언제 되었는지도 알려주기 때문에 언제쯤 집에 도착할지와 음식을 받을 준비를 해야 할지를 알 수 있어서 좋다.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데 새로운 문자가 하나 도착했다.


"(배달지연) 고객님, 기상상황이 좋지 않아 안내드린 시간보다 20분~25분 정도 지연이 될 것 같아 안내 문자 드립니다. 배민 라이더가 최대한 안전히 배달하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불편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비도 오고 날씨가 좋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 하고 기다렸다. 평소보다 조금 더 늦게 도착한다는 느낌이었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했다. 잠시 후 현관문 벨소리가 울리고. 배달이 도착했다. 별생각 없이 문을 열어서 음식을 받는데 갑자기 배민 라이더분께서 예상치 못한 말을 하셨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순간 당황했지만 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ㅎㅎ"라고 답했다.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연말이기도 하고. 새해가 다가오기도 전에 행운의 말을 전해 듣다니. 그것도 예상치 못한 순간에!


과거에는 집 앞에 찾아온 예상치 못한 불청객 때문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오늘은 배민 라이더님 덕분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졌다. 비록 기상상황이 좋지 않아 배달이 조금 늦게 도착해서인지 밥이 조금 식기는 했다. 평소보다 냉기가 느껴지기도 하고. 하지만 앞서 들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 덕분에 기분이 좋아져서인지 차가운 밥 따위는 아무렴 어때였다. 한 마디로 밥은 식었지만 기분은 좋았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말이지만 이것을 잘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오늘은 누군가의 기분 좋은 말 한마디 덕분에 행복한 하루가 되었다. 남은 시간도 행복할 것이고. 사려 깊은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하루를,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 그만큼 '말'에 담긴 의미는 상당하다. 매년 찾아오는 새해이지만. 말 한마디 건네는 것이 부끄러울 수도 있겠지만. 조금은 용기를 내서 말 한마디를 먼저 건네 보는 것은 어떨까? 상대방도 기분 좋아지고, 스스로도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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