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의 저주 : 데자뷰-3

그때 그곳으로 돌아가리라. 과거의 실수를 반복할 지어다.

by 김조흐

“꿈은 아닌 것 같은데.. 이거 뭐 과거로라도 돌아온 것인가?”


상황 파악을 위해 수현은 일단 방안을 둘러보기로 한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아남을 수 있다 ‘는 어느 명언도 있지 않은가? 스마트폰... 아니 달력부터 찾아보자. 방안 어딘가 걸려있는 익숙한 달력이 눈에 띈다. 그곳에는 2020년과 너무나도 비슷한 2002년이라는 연도가 대문짝만 하게 쓰여 있었다.


“으응?? 2002년?? 2020년?"


잘못 본 것인 건가 싶어서 눈을 비비고 다시 한번 달력을 봐도 분명 ‘2002년’이라고 적혀있다.


“설마 내가 과거로 온 것인가? 죽기 전에 소원이라도 이루어진 것인가?”


기억을 돌이켜보니 한라산에서 분명 마음속으로 하나의 것을 간절히 바랐다. 수현의 아내 지선을 처음 본 그 순간으로 돌아가게만 해달라고. 계속해서 빌고 또 빌었다. 지금의 상황을 보니 그 소원이 이루어진 것 같기도 하다. 수현이 지선을 만났던 해는 바로 2002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수현은 20세의 어느 날 지선을 처음 만났다. 20세에 지선을 만나고 8년의 연애 끝에 결혼을 하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길고,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시간인 8년. 그렇게 긴 연애 끝에 결혼 후에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연남과 바람이라니. 그리고 수현을 세상에서 없애버리려고 했다니. 지금 생각해도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노릇이다.


“젠장... 이 년을 만나면 아주 그냥... 손모가지를 비틀어...”


수현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혼란스러워진다. 2002년으로 돌아온 시점에서 그녀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한 노릇이다. 지금 그녀에게 화풀이를 한다고 해도 38세의 수현에게 배신감을 준 그녀가 아니지 않은가? 수현은 38세의 그녀에게 복수를 하고 싶다. 하지만 복수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른다. 지금의 상황이 실감이 나지도 않는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어떻게 되었든. 이것이 현실이라면 어쩌면 미래를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최소한 38세의 수현을 배신한 그녀. 지선과의 만남을 피해서 결혼을, 아니 연애를 애초부터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그렇게 되면 수현의 인생은 조금 더 빛나는 인생을 살아갈지도 모른다. 그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갈 수도 있을 것이고. 지금까지의 어두웠던 인생과는 다른 황금 같은 또 다른 인생을 살아갈 수도 있다. 그런 생각에 미치자 수현의 표정은 이내 밝아진다.


“좋아! 그러면 지금의 나는 20세라는 말이잖아? 대박!! 젊음을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