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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Sep 20. 2019

우리가 이케아에 갈 수밖에 없는 이유

일상에 담긴 특별한 순간의 비밀은 무엇일까?


얼마 전(2019.6.21) 체인지 그라운드에서 진행하는 독서모임인 <씽큐베이션> 2기 멤버로 선정되었다. 씽큐베이션은 생각(Think)과 인큐베이션(Incubation)을 합친 단어로, 독서를 통해 생각을 키우는 인큐베이션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유튜브와 기타 매체를 통해 나를 꾸준히 성장하게 해 준 <체인지 그라운드>에서 진행하는 독서모임이었기에 더 기대되고 참여하고 싶었다. 씽큐베이션 2기 신청자를 모집할 때는 '지원을 해볼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모집 마지막 날 뭔지 모를 어딘가에 이끌려 급하게 신청을 하게 되었다. 모임 선정자 발표는 2019년 6월 21일. 긴장되는 마음으로 문자를 기다렸는데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축하드립니다! <씽큐베이션> 2기 멤버에 선정되셨습니다!  

라는 문자를 받게 된 것이다. 문자를 받은 순간 마음이 벅차오르면서 들뜨는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이것은 <고양의 순간>과 <긍지의 순간>이 합쳐진 순간이었다. 갑자기 '<고양>과 <긍지>에 대한 이야기라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오늘 이야기해 볼 주제가 칩 히스, 댄 히스의 <순간의 힘>이라는 책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씽큐베이션> 2기에서는 총 16개의 그룹으로 독서모임이 진행되는데, 나는 그중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선>이라는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첫 번째 모임에서 토론해 볼 책이 바로 <순간의 힘>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서평을 쓰게 된 것이다.  



당신의 결정적인 순간은 언제입니까?

<순간의 힘>의 저자는 금세기 최고의 조직행동론 전문가 <칩 히스>와 세계 500대 CEO들의 리더십 멘토 <댄 히스> 형제이다. 저자의 이름을 보고 처음에 왠지 익숙한 느낌이 들었는데 알고 보니 과거 잠시 읽었던 책인 <스틱!>의 저자였던 것이다. 


스틱은 <뇌리에 꽂히는 강력한 메시지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서 흥미롭게 봤었던 책인데 그 책의 저자들이라 뭔가 기대가 되기도 했다. 도서 <스틱!>이 강력한 '메시지'에 집중했다면, <순간의 힘>은 결정적인 '순간'에 대해 집중한 책이다. 


<순간의 힘>은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결정적인 순간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그 순간들이 어떠한 결과물을 가져다주는지, 어떻게 하면 그 순간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주면서 <순간>을 통해 독자들에게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인생을 바꿔줄 '고교통긍'의 순간들

<순간의 힘>은 크게 <고양>, <통찰>, <긍지>, <교감>이라는 4 챕터를 통해서 <순간>에 대한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풀어나간다. 최근에 책을 읽다 보니 분명 한글인데도 단어의 뜻을 모르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당황스러울 만큼...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에 네이버 검색을 통해서 단어의 뜻을 찾아보고는 했다. 


책을 다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라는 단어가 아직 익숙하지 않기도 하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단어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각 챕터별 중요 단어를 잘 외우기 위해서 <고교통긍>이라는 나만의 단어를 만들어냈다. 약간의 눈썰미가 있는 분이라면 충분히 예상했겠지만 <고교통긍>은 <고양>, <교감>, <통찰>, <긍지>의 줄임말이다. 고교(고등학교) + 통금(통긍)의 합성어로 고등학교 시절에 겪어봤을 <통금>이라는 단어를 연결 지어 <고교통긍>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다. 처음에는 잘 외워지지 않았는데 계속 사용하다 보니 잘 떠오르게 되었다.  


그렇다면 고교통긍의 순간들은 과연 어떤 순간들일까? 각각의 순간들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고양의 순간>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현저하게 두드러지는 행복한 경험, <통찰의 순간>은 몇 초 또는 몇 분도 안 되는 찰나의 시간에 오랫동안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칠지도 모르는 무언가를 깨닫는 경험, <긍지의 순간>은 아주 작은 것이라도 스스로 목표를 달성해내는 경험, <교감의 순간>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순간을 공유하며 친밀감을 느끼는 경험이다. 


처음에 해당 순간들에 대한 설명을 보고 "이게 무슨 말이지? 너무 어렵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계속해서 글을 읽어나가다 보니 조금 더 알기 쉽게 설명한 예시가 있었는데 이를 보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각 순간들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고양 :연인에게 고백을 받는 순간, 기타를 배워서 무대에서 첫 공연을 하는 순간, 생일파티, 결혼, 즉흥 여행

통찰 : 세상에 대한 시선을 바꾼 책, 감동적인 명언, 퇴사를 결정했을 때, '이 사람이면 결혼할 수 있겠다'라고 느낀 순간

긍지 : 상장, 성적표, 수료증, 감사 카드, 칭찬 쪽지, 게임 만렙 달성, 다이어트 앱 -5kg 달성 축하 배지

교감 : 결혼사진, 가족사진, 집에 불이 나면 가장 먼저 챙겨서 나갈 물건들, 진솔한 이야기 시간, 전 직원 회합 



우리가 이케아에 갈 수밖에 없는 이유

책의 내용과 스스로 생각한 예시들을 위와 같이 정리해봤다. 책을 읽고 이러한 순간들이 내 삶의 어떠한 부분에 자리 잡고 있을지 고민을 했다. 그러던 차에 얼마 전 가구 및 생활 소품을 판매하는 다국적 기업인 이케아(IKEA)에 방문하게 되었다. 지인과 함께 이케아에 가기로 했는데 지인은 이케아에 가는 것이 처음이라고 했다. 지인은 언젠가 이케아에 꼭 가보고 싶어 했고 지인의 친구가 이케아에 가는 것을 부러워했다. 나도 그랬고. 


그런 것을 보고 '사람들은 왜 이케아에 가고 싶어 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람들이 그토록 이케아에 가고 싶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에서 생산되는 목재 중 1% 이상이 이케아 가구를 만드는데 쓰이는 이유는 무엇일까?(나무 위키-이케아) 이케아에 직접 가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케아에는 <순간의 힘>에 나온 <고교통긍>의 순간이 모두 담겨있었던 것이다!    


직접 방문한 곳은 이케아 광명점이었는데 매장의 2층은 <7세 여자아이의 방>, <40대 사업자의 서재>등의 콘셉트로 소비자들이 집처럼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케아의 콘셉트와 브랜드 스토리를 경험할 수 있는 쇼룸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이케아에 방문한 소비자들은 2층의 쇼룸에서 자신이 구매할 상품들이 각 콘셉트에 따라 인테리어 되어 있는 것을 보고 자신이 해당 상품을 사용하면 어떨지 눈으로 보고 상상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케아에서 느낀 고양과 통찰의 순간

이케와는 무관합니다.

쇼룸을 둘러본 뒤에는 셀프서브에서 직접 상품을 구매하거나 배달 주문을 통해서 구매를 할 수 있는 구조였다. 이케아 매장의 색상도 인상적이었는데 파랑노랑의 배색이 적절하게 섞인 구조였다. <이케아>하면 떠오르는 색상이기도 하다. 이는 스웨덴 국기의 색깔과 동일하다. 이케아가 스웨덴의 기업이라서 그런지 스웨덴 색이 짙다고도 한다.  


이케아에 같이 간 지인은 이케아에 도착하자마자 매장의 외부를 보고 너무 좋아했다. 그리고 쇼룸에 들어가자마자 2번 더 놀랐다. 이케아에 도착한 순간 우리는 <고양의 순간>을 느꼈다. 평소와는 다른 새로운 장소에서 신선한 경험을 하면서 고양의 순간을 느낀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판매 제품만을 보여주고 대형 공간의 한층을 쇼룸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어마어마하게 넓은 공간의 쇼룸이 모두 이케아 제품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는 놀라운 경험이었다. 마치 여러 사람의 집에 방문하는 느낌도 들었다. 이러한 제품을 구경하면서 <통찰의 순간>도 다가왔다. 이케아에 온 목적은 커튼, 소파, 블라인드, 서재 등을 구매하기 위해서였다. 


쇼룸에 예쁘게 잘 전시된 각종 가구들을 보면서 집에 해당 가구를 둔다면 어떨지 상상이 되기도 하고, <거실엔 딱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상상만 해도 예쁠 것 같아서 구매를 했는데 정말 잘 샀다는 생각이 든다. 직접 인테리어 되어있는 상품을 보니 구매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교감의 순간은 이곳에서

Photo by Becca Tapert on Unsplash, 이케와는 무관합니다.

이케아는 보통 가족, 신혼부부, 친구 등이 많이 찾는다. 이케아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인 <스몰란드>도 있으며, 이케아 제품으로 예쁘게 잘 꾸며진 <레스토랑>에서는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꼭 가구를 구매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이케아에 놀러 갈 수도 있고, 식사를 하러 갈 수도 있는 것이다. 


이케아는 단순한 가구 매장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경험 중심의 공간이었다. 소비자들은 이케아의 이러한 <경험>에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케아에 방문하는 그러한 <경험의 순간>은 평범한 다른 매장보다 인생에서 큰 기억으로 자리 잡는다. 


<스몰란드>와 <레스토랑>은 <교감의 순간>을 마련해준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은 스몰란드에서 주말을 여유롭게 즐기며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기도 한다. 쇼룸에서 여러 상품들을 구경하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이러한 경험을 하면서 가족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면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긍정적인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이케아에 도착하자마자 지인과 함께 <레스토랑>에 가서 점심을 먹었는데 그 과정이 너무 재밌었다. 처음 레스토랑에 도착하니 예쁜 인테리어에 놀라서 또 한 번 <고양의 순간>을 느꼈다. 주문하려고 이케아 레스토랑에 들어갔는데 음식 카트를 끌어서 자신이 원하는 음식을 주문하고 모두 고른 뒤에 마지막에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는 구조였다. 


뷔페 같기도 하고 레스토랑 같기도 하고 색다른 주문 방식이 새롭기도 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음식이 전부 맛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주문한 음식 중 반 정도는 맛있었다. 인스타 업로드를 위한 사진을 찍기도 했고. 기본적으로 음식의 비주얼이 좋아서 마음에 들었다. 이러한 경험들 하나하나가 이케아에 갈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 이케아에서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경험들은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준다.  



이케아에서 느낀 긍지의 순간

Photo by Jon Tyson on Unsplash

그렇다면 이케아에서 느낀 <긍지의 순간>은 어떠한 것이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히 무엇이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해봤다. 긍지의 순간은 사람들이 이룬 성취를 축하하고 기념하는 순간이다. 또는 자신만의 이정표(어떤 일이나 목표)를 하나하나 달성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큰 목표로 보면 내가 이케아에 간 이유는 <가구를 구매해서 우리 집을 꾸민다.>라는 것이었다. 작은 이정표로 목표를 나누면 <커튼을 구매한다>, <서재를 구매한다>, <벌집 블라인드를 구매한다>, <소파를 구매한다>등이 있었다. 이번 이케아 탐방에서는 <커튼을 구매한다>라는 작은 이정표를 달성했다. 그 순간은 <긍지의 순간>이었던 것이다!! 


이케아에서 구경을 하고 물건을 구매한다는 자체가 자신의 작은 목표를 하나 더 달성한 것 일 수 있다. 그러한 면에서 <긍지의 순간>을 직접 경험하고 왔다. 커튼을 구매해서 집에 직접 설치까지 하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커튼은 배달이 아닌 직접 집으로 들고 갔는데 그 순간이 너무 행복했다. 거실의 창문이 상당히 큰 편인데 작은 틈새가 있어서 밖에서 안을 들여볼 수 있는 구조였다. 그래서 괜히 집에 있지만 바깥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커튼> 하나로 며칠 동안 계속 기분이 좋아졌다.  



특별한 순간들이 담긴 이케아 라이프

Photo by Soragrit Wongsa on Unsplash

이렇게 에서 <고양의 순간>, <교감의 순간>, <통찰의 순간>, <긍지의 순간>을 모두 느꼈다. 이러한 순간들을 모두 경험할 수 있기에 사람들의 기억 속에 <이케아>는 특별한 추억으로 남아있지 않을까? 이케아에 직접 가보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이케아에 가보고 싶은 것은, 이케아에 직접 가본 사람들이 자신이 경험했던 특별한 순간들을 페이스북, 인스타, 유튜브 등으로 공유하여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어서 일 것이다. 


이케아의 사례처럼 여러 가지 사업에서도 <순간의 힘>에 나온 여러 내용들을 적용할 수 있다. 신영준 박사님이 유튜브를 통해 했던 말이 기억이 난다. 이 책은 독자들이 책의 내용을 자신의 인생에 바로 활용할 수 있어서 좋은 책이라고 했다. 자영업자 분들이라면 더더욱!  


이번 글쓰기는 <고영성 작가가 말하는 서평을 쓰는 10가지 팁>을 참고하여 써봤다. 평소였다면 그냥 생각나는 대로 글을 막 썼을 것인데 팁에 따라서 글을 쓰는 게 아직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글이 어색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씽큐베이션을 통해서 꾸준히 책을 읽고 서평을 쓴다면 글쓰기 실력도 많이 성장하지 않을까? 


씽큐베이션 2기의 주제인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선>처럼 양서의 책을 많이 읽어서 세상을 보는 시선이 한 단계, 두 단계 계속 성장해 나가기를 바란다. 오늘의 서평은 여기까지 하겠다. 요즘 들어 인생이 심심하고 재미없는 사람, 예전보다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러간다고 느끼는 사람,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모임의 리더, 지금보다 더 성장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추가글) 2019.9.18 이틀 전 수요일. 세새시 마지막 모임이 마무리되었다. 그동안 세새시를 통해서 고교통긍의 순간을 많이 경험했다. 정말 값진 경험이었고 또한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 처음 모임을 시작할 때는 "400페이지의 책을 어떻게 1주일 만에 읽지?"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이제는 그것이 너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800페이지 책도 거뜬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순간의 힘은 인생의 많은 부분에 도움을 주는 책이기 때문에 두고두고 볼 것이다. 인생에서 소중한 순간들을 많이 만들고 싶다면 <순간의 힘>을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강추! +세새시 사랑해요♥


▼코스트코에 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https://brunch.co.kr/@geulbab/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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