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 금요일 즈음 목에 담이 찾아왔다.
자고 일어나니 갑자기 목이 뻐근했다. 요즘은 잠도 푹 자고, 작업실의 모니터도 높게 세팅하여 자세도 훌륭하다고 생각했는데. 갑작스러운 담에 매우 당황스러웠다.
"무엇이 담의 원인일까?"에 대해 생각해보다가,
"베개가 높아서 인가?"라는 결론에 닿게 된다.
그리고 수면 자세가 좋지 않은지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이유가 어찌 됐든, 왼쪽 어깨와 목 사이의 컨디션은 며칠 좋아졌다가 다시 악화되었다. 담에 걸리니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일에 집중을 할 수도 없을뿐더러 일상생활에 있어서도 많은 불편함을 느꼈다.
양말을 신을 때도 목이 불편해서 제대로 아래를 내려다보지도 못하고, 신발을 신을 때도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S를 만나 데이트를 하면서 얼굴을 쳐다보려고 해도 고개가 왼쪽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S의 얼굴을 보려면 내가 왼쪽에 서서 오른쪽을 바라봐야 했다.
- 내 얼굴 보려고 왼쪽으로 오는 거야?ㅋㅋ
- 응.. 서러워죽겠다 진짜ㅠㅠ
소중한 사람 S를 만나는 귀중한 날에도 담에 걸려서 삐거덕 거리는 내 모습을 보니 얼른 회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며칠 전부터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 부항 치료를 받았다. 온기가 가득한 찜질팩으로 찜질을 하기도 했다.
그랬더니 2~3일 만에 목, 어깨의 컨디션이 아주 많이 괜찮아졌다.
아직 담이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지만 지금의 컨디션만으로도 몹시 행복하다.
일주일 담으로 고생을 하고 나니,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진다.
목과 어깨의 상태가 좋지 않은 날에는 새벽에 산책을 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러닝화를 신고 가볍게 산책하는 일이 고맙게 느껴졌다. 며칠 전에는 반찬 가게에서 반찬을 샀는데 점심을 먹다가 문득, 이렇게나 다양한 반찬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어제는 얼마 전 알게 된 식빵 맛집에서 고구마 식빵 하나와 옥수수빵을 구매했다. 식빵 하나를 사는 데 어찌나 기분이 좋은지, 이런 감정이 정말 신기했다. 일주일 넘게 담에 걸린 덕분에 일상의 소중함을 되찾았다.
(생각난 김에 옥수수빵을 하나 들고 와서 먹어야겠다. 이러려고 산 옥수수빵이니까!)
오늘은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창밖을 바라보니 파스텔 톤의 예쁜 노을이 보였다. 보통 새벽 5시간 즈음에는 해가 완전히 떴거나, 어두웠는데! 신기하게도 새벽 시간에 핑크빛 파스텔 톤의 풍경을 만날 수 있었다. 살면서 처음 보는 풍경이라 설레기도 하고, 너무 예뻐서 사진으로도 담아뒀다.
알고 보니 일상 속 곳곳에 소소한 행복들이 가득하다.
소확행이라고도 불리는 소소하고도 확실한 행복들.
단어의 뜻만 알고 있었지 제대로 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반성의 시간 5초)
최근에는 <더 해빙>이라는 책을 읽고 '없음'보다는 '있음'에 집중한다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책을 읽고 감명 받아서 <해빙 노트>도 덥석 구매했다. 그 뒤로 주기적으로 해빙 노트에 내가 가진 것과 느낀 점, 감사함을 기록하고 있다.
매일 루틴으로 긍정확언, 감사일기 쓰기, 소원 3개 3번 쓰기를 하고 있다. 이렇게 감사 일기도 쓰고, 해빙 노트도 썼지만 정작, 일상 곳곳에 있는 숨은 행복들을 찾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이번 일을 계기로 일상 곳곳에서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일들을 많이 발견하게 되었다.
담에 걸린 기간 동안은 매우 고통스러웠지만,
지금은 오히려 담이 찾아온 것이 고맙게 느껴진다.
이러한 경험이 있었기에 일상의 소중함을 더 크게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감사일기와 해빙 노트를 더욱 구체적으로 기록할 수 있게 되었다.
[행복이란 멀리 있지 않다.]
식빵 하나만큼의 행복. 일상 속 소소하지만 확실한 감사함이 모여서 행복이 만들어진다. 오늘 하루 행복하고 싶다면, 지금 바로 눈앞에 보이는 것에 감사함을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눈앞에 있는 옥수수빵에, 옥수수빵을 살 수 있는 돈이 있다는 것에, '더 해빙-해빙 노트-해빗'이라는 훌륭한 책을 읽을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는 것과 같이 말이다. 새벽 시간에 이렇게 온전히 집중하여 글을 쓸 수 있다는 것도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오늘 하루, 여러분의 하루에도 식빵 하나만큼의 행복이 찾아오기를!
(글을 마치면서 옥수수빵을 한 입 먹어본다. …금세 행복해졌다:D)